홍성의 중심거리, 명동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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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중심거리, 명동골목
  • 전상진 기자
  • 승인 2010.01.18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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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명동 상가 골목 (1)

차를 타고 지나가며 보는 풍경과 발걸음을 직접 내딛어 바라보는 풍경은 너무나 다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공간에서 우리는 어쩌면 현재의 소중한 모습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골목길을 통해 우리네 이웃의 소중한 삶의 향기를 맡아보고 싶다. <편집자 주>

'서울'하면 명동거리가 떠오른다. 서울의 가장 한복판에 자리하면서 화려하고 번화했던 명동거리는 우리 나라 상권의 표본이듯이 모든 면에서 첨단을 자랑한 추억의 거리였고 멋과 맛, 지독한 화려로 채워진 골목이었다. 지금은 그 명성을 강남에 내줬지만 아직 명동거리는 그 이름만으로도 넘치고 다채롭다.

이 명동거리가 홍성 한복판에도 있다. 서울의 명동거리만큼이나 홍성에서는 가장 화려하고 사람들이 가득 넘쳐나던 홍성의 명동거리. 홍성의 명동거리도 여전히 지역 내 가장 중심이 되는 상권이며 모든 것을 갖춘 홍성의 대표 골목이다.

홍성의 명동거리 상가는 언제 태어났나.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초 옛 버스터미널과 홍성 상설시장을 가까이 두고 두 곳을 연결하는 다리목이 되어 자연스레 형성, 오늘의 세월을 건너왔다. 거기에다 관청이 다섯 곳이 있다해서 생겨난 지명 오관리(五官里)에 홍성군청, 법원, 검찰청, 세무서, 홍성읍사무소 등 관공서가 이웃하고 있으니 홍성의 중심지로 발전과 성장을 거듭한 것이다.

명동거리 상가는 홍성의 가장 중심거리로 아직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지만 최근 몇 년간 오가는 사람들이 현저하게 줄어간다고 상인들은 말한다. 홍성 인구가 줄어든 것도 한 이유가 될 수 있지만, 홈쇼핑, 인터넷쇼핑 등이 늘어나는 것도 그 중 큰 이유일 것이다. 이홍범 명동상가 상인번영회장은 "명동상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객들을 위한 편의공간이 없다는 것"이라며 "주차 공간, 공중화장실, 공용휴지통, 벤치, 쉼터, 문화 공간, 문화이벤트 등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2006년 10월부터 산업자원부 중소기업청 산하 시장경영지원센터와 홍성군청의 시장 활성화 지원 대책으로 '명동상가현대화사업'이 시작됐다. 전선지중화 사업, 38개의 가로등 설치, 9개의 CCTV설치, 컬러도로포장, 명동상가방송시설 보강, 상가거리 미화작업 및 편익시설 설치, 테마거리 조성 등 현대화사업은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이며 다소 지연된 진행 상태를 보이고 있는 상태이다. 빠른 현대화사업을 통해 대형마트 입점, 인구 감소, 소비형태 변화 등의 온갖 악재를 딛고 홍성의 중심 명동거리 상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기틀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문화예술이 지역 상권과 조화롭게 어울려 아름다운 화음을 낼 수 있는 문화예술의 명동거리, 사람들이 와글와글 모여 보고 듣고 즐기고 쇼핑하는 최고의 상권으로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명동골목 사람들>

이홍범 명동상가 상인번영회 회장(오! 해피데이)

"서울 인사동이나 부산 광복동처럼 홍성군민, 외지인들이 명동상가는 꼭 와봐야 하는 전국 최고의 상가로 만들어야 한다"며 "명동상가를 물건(상품)만 파는 상가골목이 아닌 문화적 명품을 파는 곳,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힘줘 말하는 이홍범(57) 명동상가 상인번영회장.

이 번영회장은 "차 없는 보행자 중심의 쇼핑 천국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하며 일본에서는 차 한 대가 보행 쇼핑고객 40명을 쫓아낸다는 통계자료가 있다는 것을 인용하며 차를 상가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마트 사장이 자기 마트 안으로 차를 끌고 들어오는 격"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번영회장은 차량통행제한시간을 12시 정오부터 밤 10시까지로 제한해 명동상가 전체가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또 "전국 처음으로 현대화사업을 신청해 지원을 받은 곳인데 사업은 가장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빠른 시일 안에 사업이 진행돼 최고의 특화상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뤄졌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한다.

이종석 씨 (무궁화사진관)

명동거리 상가에서 25년 넘게 사진관을 운영하는 이종석(52) 씨. 디지털 시대에 사진관이 사양길을 걷고 있지만 아직 아날로그 사진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사진관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사진관을 변모시키고 옛 정서도 듬뿍 담고 있는 이종석 씨는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사진관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오늘도 필름 속에 마음을 담는다"며 사진 한장 한장을 정성스레 뽑아 펼친다. 홍성사진동우회 회원으로도 활동 중인 이종석 씨는 명동거리의 25년을 담아 셔터를 누른다.

홍재훈 씨 (코오롱스포츠 홍성점)

명동거리 상가에서 코오롱스포츠 홍성점을 운영하는 홍재훈(36) 씨. 가족들이 함께 상가를 운영하면서 명동거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홍재훈 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넘쳐났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러다보니 장사도 잘 안 된다"며 "상가들도 예전에는 가족 같은 분위기로 서로 정겹게 지냈지만 지금은 자기 장사만 하고 들어가 가족적인 분위기가 많이 사라져 아쉽다"고 말한다. 또 "상가 전체가 협조해 명동거리가 다시 활기찬 상권으로 회복되길 바란다"며 희망을 얘기한다.

김동규 씨 (신발전문점 조랑말)

"요즘 눈이 많이 와 장사하기 힘들다"며 "대형마트 입점이 걱정스럽다"고 말하는 신발전문점 조랑말 김동규(39) 씨. "우리 같은 중저가 신발상가는 세금처리나 현금영수증처리가 큰 문제"라며 "세금처리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장사가 잘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김은경 씨(무궁화미용실)

스무 살 때 미용학원을 졸업하고 명동거리 상가에 무궁화미용실을 내고 17~8년간 미용실을 운영해 온 김은경(39) 씨. "요즘은 머리 하는 손님들이 별로 없어 걱정"이라며 "미용실도 많고 학교에서 두발자율화가 되면서 더 손님이 없다"고 한숨을 쉰다. 김은경 씨는 "내 성격을 닮은 단골손님만이 찾아온다. 오래전부터 찾아온 단골손님들은 미용실에 와서 시댁 얘기도 하고 아이 키우는 얘기도 하며 수다를 떤다"며 "아무쪼록 장사가 잘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오명환 씨(마에스트로․닥스 LG패션 홍성점)

"장사하기 참 어렵다"며 "최근 군청 비리 등이 상가에도 적잖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전하는 오명환(55) 씨. 명동거리 상가에서 마에스트로․닥스 LG패션 홍성점을 운영하는 오명환 씨는 상가번영회 일도 적극적으로 맡아 할 정도로 명동상권이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형마트 입점에 대해서 오명환 씨는 "어쩔 수 없지만 돈이 외지로 빠져나가는 것이 걱정"이라며 "상가들이 자생력을 키워 대형마트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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