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전국 제일의 광천전통시장으로 거듭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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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국 제일의 광천전통시장으로 거듭나길"
  • 전상진 기자
  • 승인 2010.04.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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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전통시장 4


광천전통시장은 지난 60년대부터 매월 4일과 9일 날 충남 서해안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광천장을 보려하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왁자지껄했다. 그렇게 번성했던 과거의 광천시장은 30여 년 간의 좋았던 시절만큼이나 지금은 오랜 시간 동안에 걸쳐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지금 광천시장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초라한 시골장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광천읍 버스터미널에서 시장 입구로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과일전과 채소전의 노점상 할머니, 아주머니들의 모습과 표정은 안쓰럽다 못해 차라리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그나마 어물전(수산상가)에 간혹 타 지역 관광객들이 눈에 띄는 게 전부다. 그것도 큰 수산상가에만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규모가 작은 어물전에는 사람그림자도 밟히질 않는다.

광천전통시장 상인들은 예전의 그 좋았던 시절만을 생각하며 변화와 발전을 두려워하고 있다. 시장이야기를 듣고 싶어도, 시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이야기 한 자락을 꺼내보아도 한사코 거절하는 폼이 여전히 <장사하기 힘들다>는 넋두리만 들린다. 사실 상인들의 반응은 그럴 만도 하다. 하루 종일 시장 안에서 장사를 해보았자 평일에는 열 명 남짓이나 다녀갈까, 말까이고 4일, 9일 장날이나 돼야 그럭저럭 겨우 장사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특히 최근 홍성군의 <광천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을 통해 이뤄진 시장 내 환경개선(비가림막 설치 등)사업 지역은 예전에는 시장 내에서도 가장 시끌벅적한 중심가였다. 오죽했으면 당시 상인들은 그때의 시장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어 이 시장골목을 <명동거리>라고 이름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번성했던 당시의 시장골목은 시장에 모여든 사람들을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고, 시장을 찾아 장보러 온 손님들이 너무 많아 사람이 치이고 <너무 바빠서 죽을 지경>이었다니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러나 지금은 시장 내에서도 가장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시장골목이 되었고, 화재 이후 새 건물을 올리고 비가림막 천장을 올린 옆 시장골목과 함께 시장 내에서도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골목으로 전락했다.


이름을 밝히거나 사진 찍기를 꺼려하며 이곳에서 30여 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부얼상회> 어머니와 아들은 시장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시장이 지금처럼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광천 인구가 점점 줄어들어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며 "사실 지금같이 광천에 인구가 유입되지 않는 한 시장은 시설 환경개선사업과는 관계없이 힘들 것"이라고 푸념을 한다. 한양순대 성경희(65) 씨는 "그나마 장날에는 좀 낫지, 평일에는 오고 가는 사람이 없어 한산하다"며 "현대 시설을 갖춰 이미지는 나아졌지만 시장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어 장사하기가 어려운 것이 가장 큰 일"이라고 말하며 무엇보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시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망을 말한다.

광천전통시장 내에서도 먹을거리와 공산품 판매가 주로 이뤄지는 서너 곳의 시장골목은 토굴새우젓 상가나 재래맛김 상가보다도 더욱 깊은 침체를 겪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농협이나 마트, 시장 밖의 상가에서 대부분 공산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사실상 시장에까지 가서 공산품을 구입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러다보니 옷이나 이불·신발·화장품 등 일용잡화를 팔던 시장의 상가들이 상당수 토굴새우젓이나 재래맛김 상가로 전업한 것은 살아남기 위한 절실한 자구책이었다. 이 시장골목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렴하고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제품, 시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전통적인 제품, 전통 떡류나 광천이 자랑하는 젓갈백반 식당 조성 등 전통성이 돋보이고 부담 없는 쇼핑거리 조성이나 먹자거리 조성 등으로 채워 넣어야 할 필요가 있다.

▲ 어물전 장옥의 자리다툼으로 쌓여있는 빈 박스와 드럼통.


광천시장의 골칫거리, 어물전

며칠 전, 한 시장 상인으로부터 어물전 장옥과 관련된 제보를 받은 적이 있다. 어물전 장옥은 2006~ 2007년 경 지어진 것으로 당시 시설 설계대로 본다면 이 장옥 내에 20여개 점포가 들어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6개의 점포만 사용하고 있다는 것. 그나마 1개 점포는 1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지 않아 빈 점포로 방치되어 있다. 또 5개 점포에서 비어있는 곳에 빈 박스나 빈 드럼통을 쌓아놓아 거의 5개 점포가 장옥을 독점하고 있다는 주장. 이에 대해 직접 시장 어물전을 살펴본 결과 5개 점포의 독점이 확실해보였다.

또한 군이나 군 의회에서 한 번도 현장에 나와 보지 않고 정리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거기에다가 소방도로를 점용해 물건을 내놓아 소방도로 구실을 하기 어렵다는 것. 이런 이유로 전통시장 활성화의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군 경제과 담당자는 군 담당자가 현장에 나오지 않았고, 장옥 정리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며, 어물전 장옥정리가 광천시장에서 가장 골칫거리라고 말한다. 군 담당자는 "장옥 현대화사업 이전에 이미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상인들이 지금까지 여전히 자신의 자리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자리다툼이 벌어진 것"이라며 "자리다툼에서 밀려나거나 외진 자리에 들어간 상인들이 장옥 밖으로 나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결국 상인들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아직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우선 시장상인회나 상인들 간의 중재 노력을 통해 해결할 것이며,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강제력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장옥정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방도로 문제도 시장상인회 등의 계도를 통해 자율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광천시장, 다시 충남 3대 시장으로 거듭나길

그동안 광천전통시장 곳곳을 다니며 시장 사람들을 만나보고 시장의 여러 문제도 살펴보았다.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광천인구의 감소에 따라 시장을 찾는 유동인구가 줄고 있다는 것.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돼 갈수록 광천인구는 점점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특성화시키는 게 시급하다. 토굴새우젓·젓갈류 상가, 재래맛김 상가, 전통제품 판매상가, 먹자거리 상가 등의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통통통 뮤직카페 트레인> 같은 관광홍보의 확대와 광천의 명산 오서산 등 주변 관광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타 지역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시장 활성화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점이다.

또한 가장 경쟁력 있는 광천의 특산물인 토굴새우젓 수명이 앞으로 10여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위기감 역시 토굴새우젓 상가들로부터 나오는 만큼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토굴새우젓을 활용한 음식이나 제품개발이 절실하다는 것. 재래맛김 상가들도 예외는 아니다. 토굴새우젓이나 재래맛김이 아직 품질 면에서 전국 최고라는 것을 자부하지만 저렴한 타 지역 새우젓·김이 쏟아져 나온다면 경쟁력을 언제까지나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친절과 서비스, 최상의 품질만이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시장의 활성화는 사람만이 희망이다. 광천전통시장상인회, 토굴새우젓․재래맛김 상인조합, 시장의 모든 상인들이 이기심을 버리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때만이 시장을 살릴 수 있다. 옛날 광천 독배 뱃길 열리는 날, 충남 3대 시장으로 번성했듯이 장항선 철도에 열차가 도착했을 때 광천전통시장은 다시 전국 제일의 시장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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