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산 기슭아래 떡 빚고 술 담그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마을
상태바
봉수산 기슭아래 떡 빚고 술 담그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마을
  • 이은성 기자
  • 승인 2010.09.10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마면 월암리-1 봉암마을


월암리 봉암마을은 봉황머리를 닮았다 하여 이름붙여진 봉수산에서 뻗어 나온 노적봉 아래의 작은 마을들로 형성되어 있다. 봉수산은 해발 484m로 백제의 부흥운동 거점지로 알려져 있는 임존성이 남아 있다. 봉수산성이라고도 불리며 660년 나당연합군에 의해 사비성을 함락당한 백제가 최후까지 항쟁한 곳이다. 현재 임존성은 사적 제9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현재 성문ㆍ수구문과 우물터, 건물지 등이 남아 있다. 마을 남쪽에는 마사마을이 있고 서쪽으로는 덕정리가 있으며 북쪽으로는 봉서리와 각각 인접해 있다.

봉암마을의 지명유래는 두 가지가 전해져 온다. 하나는 예전에 큰 바위가 있었는데 그곳에 부엉이가 살았다고 하여 마을 이름이 비롯되었다고 전해져 온다. 또 다른 유래는 어느날 한 스님이 마을을 지나가고 있는데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스님은 시주도 받지 않고 봉암바위를 가리키며 " 바위가 없어야 마을이 잘 된다" 하였다. 마을이 잘되기만을 염원하던 사람들은 결국 바위를 깨트렸는데 갑자기 그 속에서 큰 새가 날아갔는데 그 뒤로 큰 새가 날아간 바위라 하여 봉암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봉암마을에는 재밌는 지명들이 많은데 새에 대해서 얽힌 지명유래가 또 있다.

장승동 노인회 총무

장승동(64ㆍ노인회 총무)씨는 "봉암마을은 강구대라고 예전에 채씨들이 9대를 살고 나간 뒤 강씨들이 9대까지 살았다고 하여 강구대라 붙여진 지명이 있는데 이 강구대 아래에 슬은새라는 지명이 있다"며 "슬은새는 강씨들이 9대까지 살고 마을을 떠날 때 새들이 찾아와 서럽게 울었던 곳이라 하여 슬은새라고 불리었다"고 말했다.

'농촌건강장수마을 봉암마을'

봉암은 3개 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반은 위뜸이라 하고 2반은 중뜸, 3반은 아래뜸으로 부르고 있다. 현재 60여가구로 160여명이 살고 있으며 평균연령대로는 65세이상 어르신이 60명이고 50대 미만이 10명채 안된다. 대부분의 농가는 벼농사에 종사 하고 있으며 예전에는 주로 벼와 보리를 많이 심었다. 주요 특산물로는 오리농쌀, 고추, 콩, 참깨, 버섯등이 있으며 특산품으로는 전통떡, 흑두부, 죽염된장, 봉암꿀벌등이 있다. 마을정화사업에 솔선수범으로 나선 마을사람들의 노력으로 마을입구에서부터 시골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꽃길이 조성되어 있으며 2005년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선정되어 농촌건강장수마을 사업이 추진됐다.

마을회관



마을중심에는 마을회관을 비롯해 농촌문화체험관과 참새방앗간 및 황토 쑥찜질방등 편의시설과 공원이 위치해 있다.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라 61년동안 마을을 떠난적 없는 본토박이인 오건석(61) 봉암마을이장은 "우리 마을은 봉수산 기슭에 친환경 농업을 이끌어가며 화목하고 순수하게 살아가는 부락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봉수산에 다양한 등산로가 개설되어 마을 발전과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참새방앗간


'마을의 보물 참새방앗간'


이오섭 노인회장
이오섭(77) 노인회장은 "마을회관 옆에 우리마을 보물창고인 참새방앗간이 있다"며 "마을부녀회원들이 방앗간을 운영하면서 바쁜 와중에도 항상 노인회원들에게 마음써줘 받기만하고 별다른 보답을 못해줘 미안하다"며 부녀회원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했다. 마을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참새방앗간은 KBS 6시내고향(백년가약)에 봉암마을이 소개되면서 이를 계기로 신축됐으며 홍성군농업기술센터(소장 강영희)의 지원사업으로 각종 방앗간 운영에 필요한 설비기계들이 갖춰졌다.

참새방앗간은 장수마을 생활개선회 주축으로 운영되고 생활개선회 소속 13명의 부녀회원들이 전통방식으로 쑥개떡, 웰빙가래떡, 송편, 인절미 등을 수작업으로 생산하며 바쁘게 운영하고 있다. 주진자(62) 부녀회장은 "우리 회원들이 다들 화합ㆍ단결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같이 힘쓰는 모습에 정말 고맙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주진자 부녀회장

참새방앗간에서는 각종 떡을 비롯해 검은콩으로 만든 흑두부, 야간문주등을 생산하며 수작업으로 생산되는 전통떡은 입소문을 통해 맛이 알려져 연간 매출액도 3000여 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전통떡뿐만 아니라 2009년 농업기술센터에서 주최한 신활력대학을 통해 만들게 된 야간문주도 입소문을 타고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야간문주는 야간문을 재료로 만들며 야간문은 다른 말로 비수리라고 불리는데 저수지 주변이나 황폐한 땅에 많이 분포돼 있다. 야간문의 효능으로는 옛날부터 정력을 좋게 하는 약으로 쓰였고 폐와 간, 신장 등에 좋으며 시력을 밝게 한다. 양주와 비슷하게 독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이 일품이라며 주진자 부녀회장은 "야간문이란 이름이 밤일을 잘하게 한다고 해서 붙여졌다. 약으로 먹으면 쓰지만 술로 만드니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며 '남자들의 정력강화와 혈액순환이 잘되는 것이 효능'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작년 내포축제 때 선보이려고 만든 술인데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취소돼 여러 사람이 맛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말했다. 하지만 이번 내포축제에는 쑥개떡을 안주삼아 야간문주를 맛볼 수 있다.

'지속적인 마을 발전 다같이 힘쓰자'

오건석 이장
오건석 이장은 "농촌건강장수마을 사업이 미래지향적인 농촌생활환경 조성과 더불어 선도적 장수마을 육성에 봉암마을이 계속해서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길 바란다"며 "군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마을과 힘합쳐 발전해 나가자"는 바람을 전했다.

오건석 이장을 도와 마을의 대소사에 발벗고 나서는 장승동 노인회 총무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데 우리 모두 한마을에 산다는것은 정말 큰 인연이다"며 "힘들고 고통스러운 문제도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다같이 마을을 꾸려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봉암마을은 태풍 '곤파스'로 인해 별다른 큰 피해는 입지 않아 마을사람들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