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충남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마을 소멸지수를 활용한 결과 충남 전체 4394개 행정리 중 소멸위기 마을이 1408개(총 32%)로 나왔다. 기존 지방소멸위험지수가 읍·면·동 중심의 지표라면 마을 소멸지수는 농촌 마을(행정리)을 대상으로 한 지표라는 점이다.
충남연구원은 지방소멸위험지수를 충남지역의 농촌 마을에 적용할 경우 거의 모든 마을이 ‘소멸위험지역(91%)’으로 분류되면서 관련 정책을 마련하는데 변별력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고 밝힌바 있다.
마을 소멸지수는 고위기, 위기, 진입, 보통, 낮음, 매우 낮음 등 총 6개 단계로 세분화해 마을 소멸을 구분했다. 마을 소멸지수를 적용한 결과 충남 15개 시·군의 소멸위기 마을(마을소멸 고위기+위기)은 총 4394개 중 1408개로 32%를 차지했다. 마을 소멸 진입단계까지 포함하면 62.1%로 나타났다. 이는 행정리 마을이 없는 같은 지역은 분석에서 제외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시·군별로는 서천군이 63.5%로 소멸위기 마을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부여군 56.4%, 홍성군 45.7% 등 순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본지는 충남지역에서 홍성군과 예산군을 포함해 소멸위기 비중이 높은 서천군과 부여군, 청양군, 보령시, 도시지역인 천안시 동면을 취재대상으로 했고, 충북지역에서도 소멸위기가 심각한 보은군, 옥천군, 영동군, 제천시 등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자연마을(행정리)을 취재대상지로 했다.
충청남북도지역의 취재대상지는 우선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면 단위 인구가 2000명이 무너진 면과 1000명이 붕괴된 면을 대상으로 해당 면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자연마을(행정리)을 중심으로 마을 인구가 50명 이하이면서 65세 이상이 50% 이상인 인구절벽에 처한 ‘한계마을’을 우선 취재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은 르포 형식을 계획했으나 대부분 농촌 마을이고, 특히 농사(철) 관계로 다양한 연령층의 취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마을의 내력을 중심으로 현재 상황을 살펴보는 형태의 취재를 결정했다. 하지만 관계자나 주민들을 통해 현재 가장 인구가 적은 마을의 상황과 실상 등 다양한 의견을 듣는 데는 한계가 따랐다. 마을 주민들의 고령화로 인해 낮에는 관계자 이외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취재원이 마땅치 않은 점도 작용했다.
■ 부여 내산면 율암1리마을 4가구 8명
홍성군의 경우 2023년 말 인구 1992명으로 2000명이 무너진 결성면은 지난 5월 기준 인구는 1918명(1123세대)이며, 지난 7월 말 홍성군에서 두 번째로 은하면도 인구 1991명으로 2000명 선이 무너졌다. 홍성군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결성면 성호리 후청동마을은 19가구에 35명이 거주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부터 결성면에서 인구수가 적은 마을로 손꼽히는 4개 마을이 있는데, 용호리 평산마을과 덕우마을, 교항리 용동마을, 성호리 후청동마을이다. 결성면은 2025년 9월 30일 기준 1899명으로 지난 5월 대비 19명이 줄었다. 2023년 말 기준 93명이 감소했다. 홍성의 옛 결성현 고을과 예산의 옛 대흥현 고을이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이 됐다.
예산군은 옛 대흥현 고을인 대흥면의 인구가 2023년 말 기준 1683명으로 인구 1700명이 무너진 상황에서 지난 4월 말 기준 1662명으로 21명이 감소했다. 대흥면은 9월 말 1648명으로 4월 말에 비해 14명이 줄었다. 대흥면 지곡리는 20가구에 30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예산군에서 가장 작은 마을이다.
청양군의 경우 2023년 말 기준 목면이 1485명으로 1500명이 붕괴됐고, 청남면도 1815명으로 2000명 선이 무너졌다. 지난 5월 말 기준 목면이 1428명, 청남면이 1733명이며, 또 운곡면 (1974명)과 화성면(1987명)도 인구 2000명 선이 무너졌다. 10개 읍면 중 4개 면의 인구 2000명이 무너진 것이다. 목면 신흥2리마을은 18세대에 26명이 살고 있어 청양군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마을이다. 청남면 내직1리마을(19가구 35명)도 청양에서 인구가 적은 마을로 꼽힌다.
서천군은 올해(2025년) 6월 30일 기준 총인구수 4만 7705명에서 9월 말 4만 7444명으로 석달 새 261명이 줄었다. 서천 인구 5만 명이 붕괴됐으며, 13개 읍·면 중 6개면 인구가 2000명 선이 무너졌다.
종천면의 인구가 지난 2023년 말 기준 1998명으로 인구 2000명이 붕괴됐으며 판교면 1959명(가장 적은 후동리마을 53명), 기산면 1518명(가장 적은 수출리마을 27명), 마산면 1397명(가장 적은 소야리마을 28명), 시초면 1196명(가장 적은 태성2리마을 26명), 문산면 1192명(가장 적은 수암2리마을 27명)으로 이들 6개 면의 인구가 각각 2000명이 무너지면서 1000명대의 면이 됐다.
부여군은 1964년 19만 5843명이었으나 1997년 10만 명 선이 무너지면서 계속 내리막길이다. 지난해 8월 인구수 6만 명 선이 무너진 이래 올해 6월 말 기준 5만 8874명이다. 현재 부여군 16읍·면 중 6개면 인구 2000명이 붕괴됐다. 충화면과 옥산면, 내산면의 인구가 1500명이 무너졌고, 양화면과 남면은 2000명이 무너졌으며, 초촌면의 경우도 지난해 2월 말 기준 2004명에서 3월 말 기준 1993명으로 2000명이 무너지면서 6개 면에 이르고 있다.
초촌면은 지난해 3월 2000명이 붕괴된 이후 올해 10월 말 기준 총인구수는 1881명이다. 올해 10월 말 기준 충화면 1044명(인구 가장 적은 복금2리마을 23명), 옥산면 1323명(인구 가장 적은 수암2리마을 29명), 내산면 1429명(인구 가장 적은 율암1리마을 4가구 8명), 양화면 1532명(인구 가장 적은 원당2리마을 23명), 남면 1688명(인구 가장 적은 마정5리마을 18명) 등이다.
천안시 동면의 경우 지난 5월 말 기준 1914명으로 유일하게 인구 2000명이 무너졌으며, 보령시도 지난 5월 말 기준 인구가 9만 2837명으로 10만명 대가 무너진 가운데, 성주면 1999명과 미산면 1660명, 주포면 1574명으로 2000명이 무너졌다. 보령시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마을은 미산면 평라리마을로 20세대에 31명이 살고 있다.
■ 충북 제천 한수면 649명 ‘충청 최저’
충북에서 읍·면의 인구 2000명이 무너진 면은 19개 면이고, 이 중 보은 장안면, 옥천 안남면, 제천 청풍면 3곳은 인구 1500명이 무너졌으며, 인구 1000명이 붕괴된 곳이 3개 면(영동 용화면, 보은 회남면, 제천 한수면)이다.
충북 보은군(올 10월 말 3만 256명)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면은 회남면으로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인구가 704명이다. 회남면은 18개 행정리 중에서 4개 리(송포리·서탄리·어성리·산탄리)가 ‘인구 0명’으로 기록되고 있다. 회남면 매산리마을은 인구가 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추리 25명, 산수리 26명을 비롯해 용호리와 은운리가 각각 31명, 광포리 36명, 법수리 42명이다. 충북 옥천군(올 10월 말 4만 8340명) 안남면(올 10월 말 1285명) 종미리 미산마을 20명, 영동군(올 10월 말 기준 4만 2796명) 용화면(올 10월 말 880명)의 7개 법정리 중에서도 용강리가 60명, 여의리가 67명으로 인구가 가장 적은 마을이다.
제천시 인구는 올해 10월 말 기준 12만 1285명이며, 한수면의 인구는 올해 10월 기준 649명으로 이는 1998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제천시의 읍·면·동 중에서 인구 1000명이 무너진 면이 됐다. 한수면 10개 리 중에 2개 마을이 ‘인구 0명’으로 사실 마을이 없어진 셈이고, 복평리의 경우도 한 가구에 2명이 살고 있으며, 한천리의 경우도 3가구에 4명이 살고 있다. 한수면은 전국 1172개(충북 127개) 면(面) 중 1162위로 인구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충청남북도의 소멸위기 마을, 인구가 가장 적은 마을을 취재하면서 마을과 학교에도 빈집과 교실이 남아돌고, 폐교에, 학교별 통폐합도 잇따르는 상황이며, 마을의 인구도 계속 줄어들며 저출생·고령화 문제가 큰 변수로 등장·심화되면서 마을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는 현실과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귀농·귀촌 등 마을 유입 인구도 10여 년 전을 마지막으로 뚝 끊긴 상황이고, 마을 반경 5~10km 안에는 학교를 비롯해 병원이나 약국, 식당 등 생활 기반 시설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었다.
더구나 40~50년 동안 출생아가 한 명도 없는 마을이 대부분이었고, 따라서 면 지역에 하나뿐인 초등학교는 신입생 감소로 분교 위기에 처했거나 폐교됐고, 유일한 치안 기구인 파출소는 치안센터로 축소된데 이어, 이제는 폐쇄를 검토 중이거나 폐쇄된 현실이기도 했다. 또, 지역경제의 구심점이었던 상가도 텅텅 비어 있고, 농협도 인근 지역에 흡수 통합됐거나 있어야 분소 정도다.
결과적으로 저출생·고령화로 인해 인구가 줄어들면서 마을은 있는데, 사람이 한 명도 살지 않는 등 사회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 충청도 농촌 마을의 소멸위기 현실이며, 안타까운 현장이었다. <끝>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미디어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