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붓 들고 살아온 삶 행복… 서예로 고향에 기여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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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붓 들고 살아온 삶 행복… 서예로 고향에 기여하고파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4.09.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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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도협회 대전충남지회장 중산 조태수 선생

“서예로 고향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라도 글을 써서 도울 생각입니다”
중산(重山) 조태수(70) 선생은 금마면 용흥리 출신으로 한국서도협회 부회장 겸 대전충남 지회장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견서예가다. 선생이 서예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어릴적 할아버지로부터 천자문을 배웠던 것이 계기다.

“서실을 5번이나 옳기면서도 버리지 않고 꼭 챙기는 것이 있어요. 이제는 손때가 뭍어서 누렇게 변했는데 어릴 때 조부님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 배웠던 천자문 책입니다. 5살 무렵인가부터 조부님이 천자문을 가르쳐 주셨는데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평생 지필묵과 함께 살아왔고 또 붓을 들고 살아온 삶은 행복했기에 지금도 감사드립니다”

 

 

 

 


중견 서예가로 평생을 지필묵을 벗 삼아 살았지만 한 때는 미술가를 꿈꾸기도 했다. 홍성고등학교 재학 당시에는 그림을 잘 그려 상을 타오곤 했다. “고등학교 당시에는 잘 그린다고 선생님들로부터 칭찬도 받고 미술대회 나가서 상도 타오곤 해서 지금도 동기들을 만나면 그림 그리는 것이 아니냐며 미술가로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지금도 종종 그림을 그리긴 하는데 준비하는 것도 번잡하고 해서 역시 서예가 내 천직이구나 싶습니다”

선생은 서예에 뜻을 두고 80년대 대전 선화동에 자리를 잡고 30여년간 작품 활동과 후진 양성에 매진해 왔다. 선생은 1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한국서도협회 대전충남 지회장으로 11년째 일하며 신인 서예가 발굴을 비롯해 각종 서예 지식과 정보 등을 회원들에게 제공해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돕는데 힘쓰고 있다. 또 초대작가들의 모임인 충청서도 초대작가 사랑방을 선생의 서실에서 운영하며 중국 남경과도 서예교류를 하며 다양한 작가들과 활발한 교류를 벌이고 있다.

“신인을 발굴하고 작가의 창작 욕구를 높이기 위해 서도협회대전충남 지회장으로 활동하며 충청서도대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매년 1000여개가 넘는 작품이 응모되는 충청권 최대의 서예전입니다. 앞으로도 회원들의 활동을 돕기 위해 노력할 것 입니다” 선생은 서예 외에도 지난 2011년 신인문학 작품상을 수상하며 수필가로 등단해 대전문인협회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특히 지금 젊은 세대들이 경험하지 못한 과거의 풍경과 추억들을 주제로 구수하게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전문적인 작가는 아니지만 요즘 세대들이 겪어 보지 못했던 보릿고개며 춘궁기며 빈곤하고 힘들었던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글을 썼는데 의외로 좋게 평가를 받았는지 뒤늦게 수필가로 등단했습니다. 덕분에 문인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그 인연으로 매번 등단하는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서예로 써서 선물하는데 다들 고마워해 보람을 느낍니다”

서여기인(書如其人) 글씨는 곧 사람이다. 즉 글씨는 그 사람이라는 표현이다. 여기서 기인의 의미는 그 사람의 외모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품, 교양 등을 뜻한다. 글을 쓰는 사람의 됨됨이가 되어 있지 못한다면 아무리 글씨를 잘 써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안중근 의사와 김구 선생과 같은 분들이 쓰신 글을 보면 글 자체가 갖는 조형미나 예술성은 높다고 하기 어렵겠지요. 하지만 그분들의 글 속에서 고고한 인품과 기상을 느낄 수 있기에 그 어떤 글보다 가치 있게 평하는 것입니다. 반면 이완용의 글은 매우 아름답고 명필이라 부를 수 있지만 찾는 이들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서예가는 글을 쓰는 기술과 예술성만 갈고 닦아서는 안 되고 사람 됨됨이를 갖춰야 합니다”

그렇기에 서예에 대한 선생의 태도는 완고하다. 글씨를 쓰다가 마음에 차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면 가차 없이 버린다. 한 점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선생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자세를 바르게 세우고 한 점, 한 획, 한 글자씩 심혼을 기울여 써내려 간다.

“서예는 다른 예술과 달리 붓과 먹, 종이만 있으면 할 수 있어 언듯 보면 준비과정이 짧습니다. 하지만 먹과 종이가 이뤄내는 조형미와 글이 품고 있는 뜻으로 보는 이를 감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많은 수련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서예는 과거부터 양반가의 품격 있는 예술로 전해왔습니다. 서예가는 기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한자 한자에 온정신을 다해야 합니다”

선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홍성을 떠났다. 4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는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친구들도 거의 없지만 고향에 대한 선생의 애정은 변함없다. 선생은 지난 5월 27일 홍성문화원에서 서예전을 가졌다. 서예전에서 선생은 한 획 한 획 심혼을 기울인 작품 70여점을 선보였고 고향의 후진양성을 위해 작품 판매 수익을 군에 기부했다.

 

 

 

 

 

 


“고향을 떠난지 40여년이 흘렀는데 어떻게 아셨는지 홍성에서 서예전을 개최한다니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크게 가진 것은 없지만 글로써 고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글씨를 쓸 수 있을 때까지는 언제라도 재능을 기부해 도울 생각입니다”

선생은 김좌진 장군의 공적을 재조명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장군에 대한 글과 시를 작품화 할 것을 고민하고 있다. “최영 장군이나 성삼문 선생, 한용운 선사, 김좌진 장군 등 홍성은 많은 위인을 배출한 고장입니다. 그런데 김좌진 장군과 관련된 글이나 시는 별로 없어요. 김좌진 장군과 관련된 사료들을 찾아보고 언젠가 장군을 주제로한 글과 시를 써보고 싶습니다”

●조태수는 누구?
△금마면 용흥리 출신 △금마면, 홍성중, 홍성고(19회) 졸업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우수상 △한국서도 문화상 수상 △한국서도협회 초대작가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 △한국서도협회 부회장 겸 대전충남 지회장 △대전광역시 예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 △중산서예연구실 운영 <끝>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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