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골마을 돌담길, 토담과 돌담이 있는 아름다운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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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골마을 돌담길, 토담과 돌담이 있는 아름다운 마을
  • 취재·글=한관우/사진·자료=한지윤·이정아 기자
  • 승인 2019.11.1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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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돌담길의 재발견-21
400여 년간 경주최씨의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대구광역시 옻골마을의 2.5km에 이르는 돌담길은 전통형식의 토석담으로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다.
400여 년간 경주최씨의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대구광역시 옻골마을의 2.5km에 이르는 돌담길은 전통형식의 토석담으로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다.

옻골마을 가옥 대부분 전통 한옥, 조선시대 양반 가옥과 생활상 보여
흙다짐에 돌을 박은 토석담 형태, 안길과 샛길 합하면 2.5km 돌담길
고택과, 옛길, 전통 양식 돌담 옛 양반가 생활상 둘러보기에 손색없어


돌담길은 추억이다. 한적한 산골 풍경과 어우러진 돌담길 한편으로 물동이를 이고 나르는 아낙네, 마실가는 촌로, 자치기를 하는 아이들의 정감어린 옛 모습이 아련하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시멘트와 벽돌에 밀려 이제는 그 흔적만이 옛 자취를 증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네 삶의 흔적을 송두리째 지울 수는 없는 법이다. 고택과 감나무, 담쟁이 넝쿨이 어우러져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돌담길이 ‘추억의 명소’로 되살아나고 있다. 문화재청도 돌담길을 문화재로 등록하고 있다. 옛 선조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돌담이 이제서나마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로 등록된 돌담길, 오랜 세월 풍화로 깎이고 패였건만 보는 것만으로도 잊혀진 고향을 떠올리게 만든다. 문화재로 등록된 마을 담장들은 대부분 자연석을 이용한 돌담이나 토석담이다. 짧게는 700m에서 길게는 10㎞에 이르기까지 길이와 모양새도 지역마다 마을마다 제각각이다. 마을의 오랜 역사와 함께 우리네 삶을 고스란히 안고 고택과 함께 어우러진 돌담길은 한 가닥 옛 추억을 떠올리기에 더없이 좋다.

■ 400여 년간 경주최씨 집성촌 이뤄
옻골마을 옛 담장은 대구광역시 동구 둔산동 344-1번지 일원에 있다. 지난 2006년 6월 19일 문화재청에 등록된 등록문화재 제266호이다. 옻골마을은 마을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의 지형이 남쪽을 제외한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오목하다고 옻골이라고 불리었다는 이야기와 주변 산과 들에 옻나무가 많아서 옻골이라고 불리었다는 두 가지 유래를 가지고 있다. ‘옻칠’자 ‘시내 계’자를 쓰는 ‘칠계’라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후자가 맞을 듯하다. 1616년(광해 8년) 조선 중기의 학자 대암 최동집이 이곳에 들어와 살면서 400여 년간 경주최씨의 집성촌을 이루게 됐다. 마을로 향하는 길에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350여 년 수령의 느티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마을의 터가 주변보다 높아 금호강 지류가 훤히 보이므로 나쁜 기운이 마을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마을 앞에 숲을 조성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거의 흔적만 남아 있는 듯하다. 연못과, 나무그늘아래 꾸며진 쉼터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마을의 시작이다. 마을어귀에 들어서면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면서 심었다고 하는 높이가 무려 12m에 이르는 회화나무 뒤쪽으로는 옻골마을을 알리는 입간판이 서있다. 현재 경주최씨 20여 가구 이외에도 타 성을 가진 10여 가구가 거주하는 옻골마을에는 60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마을 뒤의 주산인 능천산(357m)이 병풍처럼 둘러싼 옻골마을은 마을 남쪽에 옻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 맞는 듯싶다. 마을의 오른편에는 정려각이 있는데, 돌담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옻골은 상징적으로 숲 안과 숲 밖의 두 공간으로 분할된다. 숲 안은 동계와 서계의 합류지점 밖에 조성된 숲을 경계로 그 안을 말한다고 한다. 마을의 가옥은 대부분 전통한옥이다. 대구광역시라는 대도시에 속해 있으면서도 시골냄새를 물씬 풍길 정도로 예스러움을 잘 간직하고 있어 전통마을로 손색이 없다.

특히 둔산동 경주최씨 종가와 보본당 사당은 꼭 들러봄직하다. 종가로 이르는 안길은 정려각을 지나 두 번 직각으로 꺾인 후 두 번 더 방향을 튼다. 때문에 안길에서는 대문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곳의 모든 가옥이 다 그렇다. 옻골마을에 자리한 가옥은 대부분 전통 한옥이다. 일부 가옥은 현대식으로 개축됐지만, 여전히 조선시대 양반 가옥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들이 남아 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마을 북단에 자리한 ‘백불고택’(百弗古宅)이다. 400여 년 전 이곳에 처음 터를 잡은 경주최씨 종가다. 종가는 크게 안채와 사랑채, 보본당(報本堂), 대묘(大廟), 별묘(別廟), 행랑채 등으로 이뤄져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남향으로 세워져 있는 사랑채와 안채를 만난다. 안채는 ‘ㄷ’자 모양으로 예전 가옥의 형태를 오늘날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구에 있는 조선시대 가옥 중에서는 가장 오래 됐다고 한다. 사랑채는 ‘ㅡ’자형으로 두 건물의 지붕은 모두 맞배지붕 형태다. 한편, 고택의 오른쪽으로는 보본당이 자리 잡고 있다.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세운 것으로 1753년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도 그 전통이 당시 풍습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옻골마을이 수백 년 동안 걸어온 빗장을 푼 것은 최근의 일이다. 관광객과 어린이들이 숙박을 하거나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일반에 개방했다. 옻골마을은 근처 용전초등학교 학생들이 체험을 위해 방문하기도 한다고 한다. 옻골마을에서는 한복 입기, 절하는 법, 다도체험, 떡메치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으며, 투호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윷놀이 등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 2.5km에 이르는 토담길과 돌담길
대구 옻골마을의 가옥은 전통 한옥으로, 대도시에 속해 있으면서도 시골냄새를 물씬 풍길 정도로 예스러움을 잘 간직하고 있어 전통마을로서 손색이 없다. 특히 옻골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바로 마을 골목 굽이마다 펼쳐지는 돌담길이다. 흙다짐에 돌을 박은 토석담 형태로, 종택으로 이어지는 안길과 샛길을 합하면 2.5km에 이른다고 한다. 이 돌담길은 우리 전통 담장의 형식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원형을 간직한 마을이다.

한옥에 기와를 얹은 전통가옥들과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동선을 만들어 내는 돌담길은 전형적인 반촌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채로우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잘 연출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세대를 이어가며 만들고 덧붙인 우리 민족의 미적 감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옻골마을은 우리나라에서 몇 곳밖에 남아있지 않은 토담길과 돌담이 남아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기와를 이고 선 돌담길과 담장 너머로 언뜻 보이는 고풍스러운 한옥이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돌담이 지날 곳에 나무가 있으면 나무를 베기보다는 나무 밑에서 담장의 높이를 낮추는 것이 순리로 알았던 조상들의 지혜를 바라 볼 수 있다. 옻골마을 옛 담장의 특징 중 하나는 흙다짐에 돌을 박은 형식인 토석담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마을 안길의 돌담길이 대부분 직선으로 구성돼 있으며, 곳곳에 ‘T’자형으로 구성돼 질서 정연한 느낌을 주는 점도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전통 가옥들과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동선을 만들어 내는 돌담길은 전형적인 반촌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담장은 대부분 돌과 흙이 섞인 토석담으로 가지런히 쌓고 기와를 얹은 것이 특징적이다. 전통 가옥들과 어울려 자연스런 동선을 만들어 내고 있는 돌담길은 전형적인 반촌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열십자형으로 만나는 길은 찾아볼 수 없고, 모두 ‘T’자형으로 조성된 길이 눈길을 끈다. 대구 도심에서 가까운 탓에 일부 주택들은 현대식으로 개축됐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고택과, 옛길, 전통 양식의 돌담은 옛 양반가의 생활상을 가까이에서 둘러보기에 손색이 없는 듯하다.

옻골마을의 또 다른 자랑거리이자 볼거리는 분명 옛 정취가 그대로 묻어나는 돌담길이다. 이 돌담길은 우리나라의 ‘10대 아름다운 돌담길’ 중 대구에서는 유일하게 지정된 곳이다. 돌담 너머로 보이는 초가집은 옛 조상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웃과 마주하기 위해 높지 않은 담장으로 소통하며 정이 넘치던 예전을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 조상들의 삶을 느낄 수 있고 도심을 벗어나 자연이 뿜어내는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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