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마을 옛 담장, 돌담·흙돌담·기와지붕 어우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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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마을 옛 담장, 돌담·흙돌담·기와지붕 어우러져
  • 취재·글=한관우/사진·자료=한지윤·이정아 기자
  • 승인 2019.11.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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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돌담길의 재발견-23
황산마을은 부농층의 양반마을로 건물이 모두 한옥 기와집과 돌담으로 쌓은 것이 특징적이다.
황산마을은 부농층의 양반마을로 건물이 모두 한옥 기와집과 돌담으로 쌓은 것이 특징적이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선정, 빼어난 자연풍광 간직한 마을
황산마을의 고전적인 향취는 돌과 흙으로 쌓은 담장에서부터 묻어나
담 아래 2~3척 제법 큰 네모꼴 돌, 윗부분 작은 돌과 흙 섞어 쌓아


경남 거창군 위천면 황산마을은 지난 2013년 (사)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마을연합회로부터 인증서를 받아 경남 산청군 남사예담촌(1호)에 이어 경남에서는 두 번째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7호에 선정됐다. 황산마을은 덕유산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마을 가운데 개울이 흘러 빼어난 자연풍광을 간직한 마을로, 거창에서도 살고 싶은 마을로 손꼽히는 곳이다. 또한 고풍스런 돌담과 전통한옥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계절 운치 있는 한옥 민박체험이 가능하며,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리는 명승 수승대가 위치하고 있어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황산마을을 찾고 있다. 황산마을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문화유산을 지속 보존하고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지역 문화알림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황산(黃山) 마을은 덕유산 남쪽 원학동에 자리 잡은 유서 깊은 마을이다. 그 품이 넓어 넉넉한 덕을 지녔다는 덕유산은 이르는 곳마다 비경을 만들어 냈거니와, 옛 사람들은 덕유산 자락이 남쪽으로 이어지면서 빚어 낸 아름다운 계곡을 ‘안의 삼동’이라고 불렀다. 안의현에 있는 세 골짜기라는 뜻이다. 산수가 좋은 곳에는 항상 멋들어진 정자가 있는 법, 안의 삼동에도 계곡마다 빼어난 정자들이 있었으니 화림동의 농월정, 심진동의 심원정, 원학동의 요수정이 이를 대표한다. 황산 마을은 요수정의 주인인 거창 신씨(居昌愼氏) 요수(樂水) 신권(愼權)의 후손들이 수백 년 동안 세거하고 있는 동성 마을이다.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의 호음산 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호음산은 ‘포효하는 호랑이가 개를 쫓는 형상’이라는 뜻으로 마을 앞에 있는 개밥말산은 호랑이에게 쫓기는 개의 모습이다. 마을 앞에는 비옥한 문전옥답이 꽤 넓게 펼쳐져 있고, 그 들판은 덕유산에서 발원한 거창 위천(渭川)까지 이어진다. 호음산을 등지고 서서 들판과 시냇물, 그리고 그 건너편 덕유산에서 내리뻗은 1353m의 금원산, 기백산 능선을 바라보노라면 황산 마을이 명당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 한옥 기와집 100여 채 양반마을 모습
황산마을은 경남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호음산 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호음산은 ‘포효하는 호랑이가 개를 쫓는 형상’이라는 뜻으로 마을 앞에 있는 개밥말산은 호랑이에게 쫓기는 개의 모습이다. 마을 앞에는 비옥한 문전옥답이 꽤 넓게 펼쳐져 있고, 그 들판은 덕유산에서 발원한 거창 위천(渭川)까지 이어진다. 호음산을 등지고 서서 들판과 시냇물, 그리고 그 건너편 덕유산에서 내리뻗은 1353m의 금원산, 기백산 능선을 바라보노라면 황산 마을이 명당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원래 황산마을은 지형이 노루의 목처럼 생겨서 노루목으로 불렸다가 조선시대에 황토 백산(黃土白山)의 이름을 따서 황산이라고 했다. 일제강점기 때는 큰 정자나무가 많다고 해서 대정으로 불리다가 1995년부터 다시 원래 이름을 되찾았다. 황산마을은 호음산에서 흘러내리는 호음천을 중심으로 두 구역으로 나뉘는데, 개울의 동쪽을 동촌, 서쪽을 큰땀이라고 부른다. 현재 두 마을은 각각 70여 세대, 13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어서 비슷한 규모이지만 조선시대에는 동녘은 민촌, 큰땀은 반촌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그 외형적 차이는 분명해 보인다.

황산 1구인 큰땀은 하늘에서 보면 거북 형상을 하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마을의 위에서는 부(富)가 나고 아래에서는 귀(貴)가 난다고 하는데, 마을이 시작된 아랫담에서 많은 대과 합격자를 냈던 반면, 윗담에서는 부자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마을에 빼곡히 들어앉은 20여 호의 가옥, 110여 채의 건물은 모두 한옥 기와집이며, 대부분 안채와 사랑채를 갖춘 양반 집으로 조선시대 부농층의 양반마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조선시대 유교 전통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점이 마을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 담장 길이 1200m, 자연석 메쌓기방식
황산마을의 고전적인 향취는 돌과 흙으로 쌓은 담장에서부터 묻어난다. 원래 담장이란 집과 집을 구분하는 가름막이지만 이 마을의 담장은 마을의 분위기를 그윽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길과 집터의 경계를 따라 때로는 곧고 때로는 활처럼 굽어지는 담장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조선시대 반촌의 흥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마을은 대체로 평탄하며 마을 동측에 흐르는 호음천을 중심으로 큰땀과 동촌으로 구분돼 있다. 마을의 주택들은 대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건립된 것으로 한말과 일제강점기 지방 반가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며 규모와 형식면에서 월등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도민속자료 제17호로 지정된 ‘거창 황산마을 신씨고가’ 등의 지정문화재는 전통마을로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이 마을 전체는 50여 호로 거의 안채와 사랑채를 갖추고 있으며, 이렇게 한 마을 전체가 모두 기와집으로 무리지어 있는 것은 이른바 씨족부농촌으로 소작마을을 별도로 두었기 때문이다.

이 마을의 담장은 길이가 대략 1200m에 이르는 돌담으로 대개 토석담으로 쌓았다. 담 하부 2~3척 정도는 방형에 가까운 제법 큰 자연석을 사용해 진흙을 사춤하지 않고 대부분 메쌓기 방식으로 쌓았다. 이는 도로보다 높은 대지 내 우수(雨水)를 담 밖으로 자연스럽게 배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자연석으로 메쌓기 한 위에는 하부의 자연석보다 작은 20㎝ 내외의 돌을 담 안팎에 사용해 진흙과 교대로 쌓아 올렸고, 대부분 담장 상부에는 한식기와를 이었다. 또한 최근에 쌓은 담장은 기존 담장과 달리 엇쌓기를 했다. 마을의 시한당 앞 연못은 일반적인 한국 전통의 연못양식인 방지원도형(方池圓島形)이 아닌 원지방도형(圓池方島形)으로 구성돼 있어 독특하다. 전반적으로 전통고가와 어우러진 활처럼 휘어진 전통 담장길은 매우 고즈넉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고 있다. 황산마을 옛 담장은 1994년 등록 문화재 제259호로 지정됐다.

이처럼 황산마을의 담장의 특징은 돌과 흙을 섞어 쌓은 토석담인데, 자세히 보면 그 구조가 흥미롭다. 담의 아래 부분은 2~3척 정도로 제법 큰 네모꼴 돌로 쌓았고, 윗부분은 작은 돌과 흙을 섞어 쌓았다. 담장 위는 전통 기와로 이었다. 담의 아래 부분을 돌로만 쌓은 이유는 집 안의 물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도록 하기 위해서였겠지만, 미적으로 보자면 돌담, 흙돌담, 기와지붕이 어우러져 멋진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자연석을 잘 이겨 낸 황토로 메워가면서 쌓은 돌담은 벌써 100여 년의 세월을 훌쩍 건너뛰게 한다. 담장 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덧 솟을대문이 나온다. 열려 있는 대문 안으로 조선 시대 한옥의 속살이 보인다.

황산마을은 한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담장 길도, 마을도, 한옥도 아름답고, 마을을 둘러싼 산수도 아름답다. 실제로 이 마을은 2015년 농수산부 소관 사단법인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마을추진본부’에서 선정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됐다. 우리가 지금 이 고운 마을의 골목길과 한옥을 직접 둘러볼 수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마을의 모든 집은 대문을 열어 놓고 있으므로 담장이 고운 집, 사랑채가 운치 있는 집, 안마당이 예쁜 집을 둘러볼 수 있다. 또한 마을의 18개 고택에서 민박을 할 수 있고, 마을 가운데 있는 고가에서 전통 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덤으로 안 땀에서 다리를 건너 동녘으로 가면 담장에 그려진 벽화가 옛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누구나 살다보면 잠시나마 한가로움이 간절할 때가 있을 것이니, 그때 경남 거창의 황산마을은 우리 마음의 여유 공간이 될 것이다.

경남 거창 황산마을 전경.
경남 거창 황산마을 전경.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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