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의 원도심재생, 역사문화의 르네상스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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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원도심재생, 역사문화의 르네상스를 꿈꾸다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0.05.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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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역사도시, 홍성도심재생 젊은 문화도시가 답이다 〈1〉

 도시재생사업, 공동화 된 낡은 도시특성 최대한 살려 새로운 생명력 넣어야
도심쇠퇴로 사람들 떠나간 역사 공간, 문화예술로 리모델링한 공간 주목받아
홍성의 원도심 재생, 천년역사의 옛 도시 홍주의 역사문화적 정체성 살려야 

 

산업의 변화와 도심쇠퇴로 사람들이 떠나간 원도심의 공간을 문화예술로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이 주목받고 있다. 폐공장과 구도심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은 기존건물의 외형과 내부를 최대한 보존하고, 공간이 가진 역사와 문화적 이야기를 개성 있게 표현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분석이다. 최근 예술가와 문화기획자들의 문화예술 행사 장소이자 시민들의 문화아지트로 사랑받는 공간 등이 바로 그곳이다. 이렇듯 재개발사업이 마을공동체를 모두 밀어버리고 새로 건물을 신축하는 것이라면, 도시재생사업은 공동화 된 낡은 도시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가운데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는 개발사업이다. 

도시재생은 기존 도시의 틀을 유지한 채 리모델링 등의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들 간의 협업과 소통이 필수적이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한 도시의 변화도 또한 느리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다. 그러나 성공을 거둔다면 지역주민들의 자부심도 커지고 도시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충남도청 등 충남의 행정기관이 이전한 충남도청소재지로 변모한 홍성의 경우도 원도심공동화 문제와 함께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도시재생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선진사례를 통해 홍성의 원도심공동화 방지뿐만 아니라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주민들은 바라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선진사례를 취재해 홍성의 도시재생사업의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오래된 도시는 그 도시가 갖추고 있는 문화적 자산이 도시 발전과 변화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지만, 변화 의지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바로 역사적 장소의 보존과 문화적 개발이라는 양면성의 갈등은 오랜 도시일수록 겪을 수밖에 없는 도시현상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인공환경보다 자연환경의 변화는 더욱 신중한 결정을 요하는 도시재생의 문제이다. 그래서 오랜 시간의 흔적을 중히 여기는 유럽에서는 그 장소가 지닌 자연환경의 요소와 전혀 다른 새로운 인공환경이 조성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인 도시재생의 접근을 보여주는 사례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 홍성 원도심재생, 사람 중심의 역사문화재생
홍성 원도심의 도시재생은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을 추진하면서 그 속에 문화예술은 물론 천년 역사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젊은이들을 끌어 들이는 젊은 역사문화도시로의 도심재생이 관건이다. 충남도청 등 충남의 행정기관 등이 홍성으로 이전해 온 이후 원도심공동화에 시달려 온 홍성은 천년의 역사문화도시라는 상징성을 살려 젊은이들이 몰리는 문화예술의 광장을 겨냥한 역사와 문화예술, 관광 콘텐츠의 정책에 있어서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도시의 공간을 어떻게 문화 콘텐츠로 채워야 하느냐 하는 것은 문화와 경제가 연계된 창의 도시를 꿈꾸는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며, 실현되면 될수록 다른 지역과는 분명히 차별화된 도시 공간으로서의 강한 장점이 될 것이다.

홍성의 원도심 지역재생 이미지는 천년역사의 옛 도시인 홍주의 역사문화적 상징성과 정체성을 살려 역사와 문화예술 콘텐츠를 연계시키는 일이 우선이라 하겠다. 여기에 홍성의 외곽으로 이전이 결정된 홍성군청이 이전하면 원도심공동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홍성군청이 빠져 나가면 현재의 군청 본관건물은 철거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나머지 건물을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홍주성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활성화의 관건이 핵심 사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홍성의 원도심 활성화 문제는 홍주성 복원과 맞물려 천주교순교성지 등 역사·관광자원을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정책으로 지속발전 가능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할 것이다. 천년 역사의 도시, 홍주라는 고유의 지명을 되찾는 일도 원도심 활성화와 도시의 정체성을 되찾는데 있어서는 급선무다. 지역의 역사·문화적 재생의 핵심 키워드는 도시의 기억 속에 묻혀있던 옛 자원들을 어떻게 끄집어 내 역사와 문화예술의 힘으로 되살려 낼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가 핵심 사안이기 때문이다.


■ 전통적 공동체의 역사문화적 도시재생
옛적에 큰 고을에는 성(城)이 있었다. 외부의 침입이나 공격에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성을 쌓고 그 안에서 살았다. 바로 읍성(邑城)이 그런 곳이다. 조선시대 이전만 하더라도 곳곳에는 읍성(邑城)이 있었다. 홍주읍성도 그중의 하나다. 읍성은 지방 군·현(郡·縣)의 중심에 쌓은 성이다. 군사·행정·생활을 목적으로 설계된 공간이다. 생활공간을 외부세력으로부터 방어하기 쌓은 성을 읍성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산성(山城)은 외부세력의 대대적인 공격이 이뤄질 경우 목숨을 지키기 위해 피신했던 군사적 방어성격의 성이다. 읍성은 평지에 위치해 있는 반면 산성은 험준한 산 능선과 계곡을 따라 축조됐다. 현존하는 읍성의 대부분은 석성(石城)이다. 평지에 쌓은 평지성 혹은 평지와 일부 낮은 산을 뒤로하고 쌓은 평산성(平山城) 형태가 많은 이유다. 읍성은 고을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성벽의 높이와 성의 둘레, 형태가 각자 다르다. 대부분의 읍성은 성문과 성벽, 관아건물 등에는 조상의 숨결과 역사문화적 사건이 담겨 있다. 역사문화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주읍성도 마찬가지다. 홍주읍성의 복원과 홍성의 원도심 재생에 있어 주목할 곳이 바로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이라 하겠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 낙안읍성 성곽 안에는 ‘낙안민속마을’이라는 민속촌이 위치하고 있는데, 단순한 전시용 민속촌이 아니라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홍주성 복원에 참고할 사항이 바로 이 대목이다.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등과 함께 전통적인 촌락 형태가 온전하게 남아있는 몇 안 되는 마을이다. 다만 집에 보일러 등의 기계를 설치하는 데 제한이 있고 관광객들에 의한 사생활 침해 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기도 한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순천도호부와 별개의 고을이었던 낙안군(樂安郡)의 관아가 소재했던 곳이었지만, 어떠한 이유로 인해 1908년 낙안군을 폐군하고 둘로 나눠 현재의 벌교읍에 해당하는 지역을 보성으로, 읍성을 포함한 나머지 지역은 순천으로 편입해 지금에 이른다. 따라서 낙안은 지역의 중심지 기능을 잃고 그저 순천의 변두리에 위치한 전형적인 촌이 돼버렸으나, 읍성 주변이 개발되지 않고 오히려 본래의 모습을 더 잘 보존해 시간이 지나면서 전국의 남녀노소가 찾는 관광지로 가치를 얻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홍주읍성의 복원과 홍성의 원도심 재생에 있어 참고할 사항들을 낙안읍성은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도시의 재생에 있어서 역사와 문화는 수단이자 방법인 동시에 그 자체로 결과가 되고 추구해야 할 목적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역사문화적인 사람과 공간, 프로그램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도시의 역사문화적인 재생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쉽게 말해 ‘역사문화적 도시재생’은 특화된 역사문화도시를 육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충남도청소재지로 변모한 홍성 원도심의 도시재생사업은 홍주읍성 복원과 맞물린 도심재생에 대한 공동체의 삶의 장이 전제되는 역사문화적 도심재생에 대한 방안, 정책방향의 제시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홍성의 원도심재생과 홍주성 복원을 통해, 천년홍주 역사문화의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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