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예산·충남지역 빈집 현황 “정확한 조사통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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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예산·충남지역 빈집 현황 “정확한 조사통계 없다”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0.06.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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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빈집·폐건물, 공유경제 가치를 담다 〈2〉

농산어촌지역 미관 해치는 빈집과 폐교, 버려진 건물의 다양한 활용가치
마을과 지역공동체 붕괴, 지방자치의 안정성을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해
홍성의 농촌마을 빈집과 폐교, 폐창고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돼 운영
예산군 빈집정비사업, 철거비 지원·리모델링해 취약계층에게 무상 임대

 

농촌지역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빈집과 폐교 등 폐건물이 버려지고 방치된 유휴공간을 지자체와 주민들이 함께 새로운 생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긴 안목에서 빈집과 폐교, 폐건물은 정비사업의 지속성과 안전성을 담보해야 하는 과제도 남겨진다. 

빈집은 사유재산이면서 지역주민들이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지역사회의 문제라는 측면에서다. 하지만 농산어촌지역의 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취급되던 농어촌의 빈집과 폐교, 버려진 건물 등은 최근 축사나 가공공장, 마을경로당 등 지역의 농어업인들이 직접 활용하기도 하지만 전원주택, 수련시설, 문화예술 활동 공간 등 다양한 활용가치가 있다. 특히 생활문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일기 시작한 도시탈출 현상에 따라 전원주택이나 자연과 어우러진 휴식공간을 찾는 도시민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폐교와 버려진 건물 등은 수련장, 연수시설, 연구소, 미술작품 제작실, 게이트볼장, 가공공장, 자재창고, 주민복리시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버려진 공간, 폐건물,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는 작업은 도시 미관을 되살릴 뿐 아니라 예술과 문화 공간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새로운 에너지를 창출하기도 한다. 우리가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공간을 잘 활용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살리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지방은 위기’다. 최근 부쩍 더 많이 눈에 보이고 들려오는 현실적인 얘기다. 청년 인구의 수도권(대도시)으로의 이탈,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 되면서 ‘지방 소멸위기론’까지 부상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노인만 남은 농산어촌지역의 마을은 소멸 위기를 현실로 마주하고 있다. 결국 마을, 나아가 지역공동체의 붕괴는 지방자치의 안정성을 흔들고, 나라의 근간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엄중한 위기의식을 갖고 적합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홍성군, 빈집·폐건물 문화재생사업 추진
영화관도, 갤러리도, 이웃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조차 없던 마을에 신나는 일이 벌어진다. 낡고 오래된 목욕탕이 공연장이 되고, 노후한 모텔은 갤러리로 거듭난다. 더 이상 아이들이 뛰어놀지 않는 농촌마을의 학교는 마을 사랑방으로 변신한다. 

쌀·보리를 보관하던 기능을 잃고 흉물로 방치되던 양곡창고, 제품 생산이 멈춰선 공장과 창고는 텅 빈 채 먼지만 쌓여가던 곳이 최근 들어 원래의 것을 활용·보존하는 것이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새 생명을 얻으며 변신, 재탄생하고 있다. 

홍성군의 경우도 농촌마을 곳곳의 빈집과 폐교를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미는 등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광천농협 소유의 폐창고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돼 ‘잇슈 창고’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갤러리, 작은 콘서트, 공연, 지역음식만찬회(소셜 다이닝), 영화상영회, 작은 결혼식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실내 자연 놀이터도 조성해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동육아, 스터디, 아동·부모들의 북카페나 스터디 룸 등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지역의 맞벌이부부, 한 부모 가정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유료 야간 돌봄 놀이 서비스도 지원한다. 또한 홍성을 찾는 청년들이 쉬어갈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와 홍성청년들의 지역착근형 창업 공간으로 쉐어하우스도 운영한다.

또한 광천읍의 대평초등학교총동문회는 폐교된 모교를 지역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코스모스 축제와 작품전시회 등을 열기도 한다. 장곡초등학교 반계분교의 경우, 충남도교육청과 홍성교육청 주관으로 ‘학교역사박물관’으로 조성해 박물관에는 충남도내 폐교에서 가져온 각종 물건들을 보관·전시한다.

한편 이응노기념관으로 잘 알려진 홍북의 홍천마을도 예술창작공간으로 거듭났으며, 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마을 창고를 도서관으로, 빈집을 공방 등으로 조성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버려진 한옥과 축사를 개조해 만든 이응노 생가기념관 창작 스튜디오도 문화재생의 한 예이다. 창작 스튜디오에서는 3명의 작가가 입주해 창작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예산군, 빈집 철거비와 리모델링비 지원
예산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빈집의 주거환경 개선과 안전사고와 범죄를 예방하고자 빈집 재생(활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빈집 재생(활용) 사업은 농촌 빈집정비사업과 별개로 추진되는 시범사업으로 ‘함께 써유’와 ‘더 행복한 공유주택’ 사업으로 진행된다. ‘함께 써유’ 사업은 도시지역(예산읍과 삽교읍)의 방치된 빈집이 철거된 공공용지 활용(주차장, 쉼터 등) 동의자(3년 이상)에게 1개 동당 최대 1500만 원의 철거비를 지원한다. 또한 ‘더 행복한 공유주택’사업은 빈집을 리모델링해 주거 취약계층에게 무상 임대(4년) 동의자에게 1개 동당 최대 2000만 원의 리모델링비를 지원한다.

예산군은 빈집의 위치나 적합성, 주민의 편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후 취약계층을 우선순위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도시미관을 개선하고 취약계층의 주거안정화에 기여하는 빈집 활용 시범사업은 빈집 소유자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성·예산군을 비롯해 충남도는 현재 정확한 빈집에 대한 통계나 현황자료는 없는 실정이다. 다만, 이번에 국토부의 지침에 따라 한국감정원과 협약을 통해 오는 7월말 예정으로 충남의 각 시·군의 빈집실태조사를 실시하거 있는 만큼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빈집에 대한 현황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인구주택 총 조사에서 2010년 기준 충남 소재 빈집은 6만 6170호로 조사돼 전국(83만 9859호)의 7.9%에 해당하며, 2005년 5만 1401호에서 28.7% 증가한 수치다.

충남도는 지난 2월 빈집실태조사와 빈집재생사업과 관련 충남연구원에서 시·군 담당공무원을 대상으로 빈집정비, 슬레이트 철거, 빈집재생사업, 빈집실태조사 및 빈집정보시스템 구축 방안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각 시·군에서 업무를 추진하면서 개정된 지침과 빈집 재생사업 등에 대한 이해를 돕고, 업무 공유를 통해 올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마련됐다. 또한 각 시·군 건의사항을 수렴,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려운 문제점 등을 함께 고민하고 개선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충청남도의 2020년도 빈집재생 사업 목표는 △슬레이트 철거·처리 2444동 △빈집정비 974동 △농어촌주택개량 1089동 △빈집재생사업 30동 △빈집실태조사와 약 2만 7000호에 대한 빈집정보시스템 구축 등이다.

충남도청 빈집관련 담당 관계자는 “국토부의 지침에 따라 한국감정원과 협약을 통해 오는 7월 말까지 충남의 각 시·군을 대상으로 빈집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빈집에 대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하고 “충남 시·군에 방치된 빈집에 대한 철거 등을 통해 경관과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빈집을 취약계층과 귀촌자 등에게 임대 제공할 계획”이라며 “빈집정보시스템이 충남 농촌지역 활성화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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