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새 청사, 무엇을 어떻게 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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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새 청사, 무엇을 어떻게 담아야 하는가?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0.06.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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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청사이전, 균형발전 기회인가? 위기인가? 〈4〉
홍성군청과 홍성군의회 전경.
홍성군청과 홍성군의회 전경.

홍성군청사 이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895년 홍주군으로 승격되고 1914년 3월 1일 일제의 전국 지방제도 개편과 함께 홍주군과 결성군을 합쳐서 홍성군으로 이름 붙였다. 홍성군청은 1968년 화재로 불탄 그 자리에 시멘트 슬라브 3층 건물로 신축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후 증축을 거듭해 현재 본청 6개동(의회동 포함) 1816평에서 군정을 집행하고 있다. 홍성읍사무소가 이전하면서 4개동 315평을 추가해 군청 3개과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2019년 12월 30일 홍성군청사입지선정위원회의 최종 후보지 결정으로 52년 만에 홍성읍 옥암택지개발지구로 새 청사를 신축해 홍성군청을 이전하게 될 예정으로 있다. 전문가 자문을 통해 홍성군청 새 청사에는 무엇을 어떻게 담아야 할지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충남도청 수부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야”

과거의 홍주천년을 뒤로하고 새로운 미래 천년을 선도할 ‘홍성군 신청사 건립사업’이 입지선정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닻을 올리며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 1967년 현 청사 본관의 건축 이후 현재에 이르는 동안 건물 노후화에 따른 근무환경 개선과 행정 기능의 효율성을 위해 새로운 청사 건립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2005년 본격적인 청사  이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2015년 11월 청사 입지 선정을 위한 관련 조례가 만들어졌으며, 2016년 6월 청사 이전을 위한 공론의 장이 마련되는 등 성과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후, 10여 곳이 청사 이전을 위한 후보지로 선정되었고,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최종 예비후보지 5곳을 심의해 2019년 12월 30일 옥암택지개발지구(12필지 4만5542㎡)가 청사이전 최종 후보지로 결정됐다. 철저히 준비하고, 그동안 35여 차례의 청사입지선정위원회 회의와 주민선호도조사, 전문가 평가를 거친 결과물이 아니라 할 수 없다. 말 그대로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야말로 청사 신축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었음에 기쁨을 감출 수 없다.

“신청사 건립은 홍성군의 백년대계를 위한 초석이 될 만큼 중요한 사업”이라며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는 김석환 홍성군수의 언론 인터뷰와 같이 초지일관 잘 이끌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에 부합해서인가, 홍성군 행정지원과에서는 건축시공, 공공디자인, 도시계획, 공원녹지, 문화재관리, 장애인복지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군청 신청사 건립을 위한 T/F팀이 출범했으니, 홍성군민들의 원하는 방향을 잘 파악하고, 이해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잘 해야만 할 것이다.

이에 ‘홍성군지역발전협의회’에서는 회원들과 함께 홍성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손색이 없는 신청사의 건립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이어나가려 한다.

첫 번째는 홍성군의 역사성과 전통성, 그리고 미래성이 어우러지는 건축물이 건립됐으면 한다. 홍주천년의 역사성과, 선열들의 위대한 업적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홍보와 교육을 연계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두 번째는 홍성군이 2회 연속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된 만큼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 더 행복한 홍성’의 비전에 발맞춰, 직장 내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이라든가, 돌봄교실 운영 등에 힘을 기울였으면 한다. 이러한 복지·휴식공간이 마련되는 청사로 건립됐으면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딱딱한 콘크리트 구조물보다는 자연녹지, 산책로 등의 마련으로 군민들이 자주 이용할 수 있는 휴식지가 됐으면 한다. 민원업무를 위해서만이 아닌 군민들의 만남과 대화, 소통과 휴식의 장소 등 머물 수 있는 장소로 활용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예산군청사의 여름철 물놀이시설 등을 벤치마킹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네 번째로는 저탄소, 제로에너지에 부합하는 친환경적인 건축물이었으면 한다, 세 번째와 연계해서 생각하면 요즘의 공공기관은 신재생에너지를(태양광, 지열 등) 적극 활용한 주변 학생들의 견학의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번에 새로 건립될 홍성군 청사신축은 단순히 건물하나를 신축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열거한 네 가지를 비롯한 여러 특색의 조화를 얼마만큼 조화롭게 반영할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지난 4월 10일 개최된 ‘신청사 건립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조사 용역’ 착수보고회 등의 회의 내용을 공유하고, 설문조사 등을 통하여 군민들이 제안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한 반영 또한 필요할 것이다.

이제는 홍성군 신청사의 건립 위치가 확정되고, 건립을 위한 진행과 준비가 시작된 만큼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충남도청 수부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나갈 수 있는 적극적인 홍보 활동과 보다 더 투명한 행정으로 홍성군민의 신뢰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청사의 신축에 비해 다소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는 현 청사의 활용방안에 대하여도 심사숙고하여, 다수의 군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최종적인 결과물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때가 아니가 하는 생각을 하며, 이 글을 마치려한다.


최승천 <홍성군지역발전협의회 회장>

 



“홍주목의 위엄과 권위를 형상화는 청사가 돼야”

40년 이상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자리를 지켜왔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1931년 높이 381m, 102층으로 지어진 이래 오랫동안 뉴욕의 상징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건축계에서는 이 빌딩을 ‘미국의 국보’라고 평한다. 뉴욕의 상징 건물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는 이렇게 건물로 상징화한다. 상징화된 건축물이나 구조물은 당연히 랜드마크가 된다. 랜드마크는 물리적이고 가시적인 건물이나 시설물만을 말하지 않는다. 개념적인 이미지나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 추상적 특이성을 가진 공간도 포함된다.

홍성은 ‘천년 홍주’로 불리듯 역사성이 매우 뛰어난 도시이다. 홍성이 천년이 넘는 도시의 시간을 가지면서 그 속에 랜드마크가 만들어지지 않을 수는 없다. 그 역사성을 가시적이며 개념적인 이미지로 담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 홍주목 관아라고 할 수 있다. 홍성의 랜드마크는 홍주목을 개념화하고 이미지화하는 관아와 그 권위를 외부에 발산하는 조양문, 그리고 이들을 에워싸고 보호하며 권위를 확장시키는 홍주성이다.

그런 측면에서 현대의 홍성 랜드마크도 여전히 홍성군청이다. 유구한 역사성과 권위를 나타내는 홍주목 관아를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홍성군청은 장소성뿐 아니라 개념화된 랜드마크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계승하고 있다. 그런 홍성군청을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는 것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 스스로 천년 홍주를 부정하는 일이며, 자기 정체성을 내팽개치는 일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차기 군정책임자는 이전 신축을 백지화하고 현재의 자리에 군청을 짓겠다는 공약을 내건 후보가 당선되길 희망한다. 

‘미국의 국보’라고 찬사를 받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자본주의의 발전이나 막대한 자본의 축적 때문에 지어진 것이 아니다. 사람과 물자를 고층으로 직각 이동시킬 수 있는 엘리베이터(승강기)의 발명에 기인했다. 그리고 건축사가인 빈센트 스컬리가 말했듯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파르테논 신전이 그러했듯 (뉴욕의)영광을 내보이기 위하여 건축되었다.” 

홍성은 충남도청 소재지가 됐고, 도청 입주는 홍성에 발전과 성장을 위한 엘리베이터를 안겨준 것과 같다. 이 때문에 홍성 중심지는 엘리베이터를 선사한 충남도청의 내포신시가지와 경쟁하듯 동반성장할 수 있게 됐다. 홍성은 홍주성 구역의 도심과 내포의 신시가지, 두 축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앞으로 나간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천년 홍주의 상징이고 홍성 도심의 중심인 홍성군청을 다른 곳으로 옮긴다면 주어진 엘리베이터를 내치는 것과 같다. 

군청 없는 홍성 도심은 구심력을 상실하고, 그간 홍성이 축적한 모든 기능과 역량은 신도심으로 쏠릴 것이다. 신도심 쏠림현상은 홍성을 구도심으로 전락시켜 피폐화시킨다. 둔산신도시를 건설해 시청 등을 옮긴 대전시 사례를 보면,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은 필연적이다. 대전시는 지난 30년간 구도심 공동화 방지를 위해 대략 1조2000억 원을 들였지만 나아지는 게 거의 없다. 요즘과 같은 인구변이 추세로는 내포신도심으로 빠져나가는 구도심의 인구와 각종 기능을 보완하기가 매우 어렵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뉴욕의 영광을 위해 건축되었듯 홍성군청사는 17개 군·현을 관장한 홍주목의 위엄과 권위를 계승하는 일이 돼야 한다. 천년 홍주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옥암택지개발지구로의 이전 신축을 강행한다면 홍주목 관아의 개념과 위엄을 형상화하는 랜드마크 건물로 지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시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설계가 중요하다. 천년 홍주를 통찰하고 그 영광의 재현을 위한 콘셉트를 찾아낼 수 있는 설계의 안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개념 위에서 현재의 자리에 청사를 짓는다면 청사 자체가 문화재가 되고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옥암택지개발지구에 신축한다면 이런 유발효과는 많이 반감될 것이다. 옥암지구 군청사가 홍주목의 형상화가 제대로 반영될 수 없다면 우리 고장이 배출한 세계적인 화가인 고암 이응로 화백의 그림 콘셉트를 활용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이 화백 생가와의 연계로 군청사의 관광자원화가 가능하고, 도시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상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규성 <‘도시를 만드는 사람, 사람을 키우는 도시’의 저자>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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