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역사문화를 담은 땅, 지역정체성과 미래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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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역사문화를 담은 땅, 지역정체성과 미래비전?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0.11.1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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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역사를 담은 땅, 지역의 정체성과 미래를 묻다 〈10〉
천년의 역사문화도시 홍성읍 전경.
천년의 역사문화도시 홍성읍 전경.

삶이 역사문화가 되는 도시, 주민들의 삶의 질을 최우선하는 도시
문화도시의 정체성, 유무형의 문화와 공공디자인 요소 어우러져야
역사·문화·관광자원의 기능을 극대화해 지역의 활성화에도 기여해
역사문화도시, 다양한 문화시설과 역사문화공간을 갖추고 있어야

 

현대사회에서 역사문화도시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오늘날 역사적 가치와 특히 역사문화요소의 면밀한 분석을 통한 종합적인 가치를 사고(思考)하고, 가치제고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필요하다. 우선 이론적인 검토를 통해서 역사도시와 역사적, 문화적 환경요소 등 각각의 요소에 대한 가치문제를 이론적 고찰과 함께 실제 답사를 통한 분석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역사문화도시의 가치기준은 각각의 대상이 가지고 있는 특성 분석을 통해 접근이 가능하다.

특히 역사적 요소, 문화적 요소, 환경적 요소 등의 세 가지 타입으로 분류가 가능할 것이다. 이들 요소는 각각 보존과 가치제고를 위한 전략적 접근과 관리, 인지, 활용정도 등의 측면에서 가치제고를 위한 세부적인 분석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역사문화도시 홍주의 역사문화적 요소가 보존과 관리의 양상이 개별적인 일부 요소에 치우쳐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도시적 관점에서 접근했을 때, 구도심을 중심으로 산개해 위치하는 특성으로 인해 종합적인 보존과 관리방안 수립에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도 따른다. 이에 다양한 선진사례의 검토를 통해 합리적인 관리방안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 도시발전의 중심 개념은 역사와 문화
역사문화도시는 다양한 출현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의미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유럽의 문화도시처럼 문화를 주제로 선포한 도시를 의미하기도 하며, 문화시설이 잘 갖춰지고, 문화예술에 관한 정책지원이 풍부한 도시를 뜻하기도 한다.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살기 좋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를 의미하기도 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삶이 역사문화가 되는 도시, 나아가 주민들의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도시를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현대사회와 현대도시의 당면 과제로 대두된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해결의 방안으로서 제시되기도 한다. 이는 도시의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여건 속에서 만들어진 문화적 기반과 환경을 토대로 도시와 도시민의 삶을 스스로 성장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문화도시의 기본속성으로 보는 견해에서 비롯된다. 문화도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요소로는 정책을 비롯한 합리성, 공공성, 장소성, 상징성, 경제성 등을 들 수 있다. 문화도시의 유형을 도시상징중심, 역사전통중심, 문화산업중심, 친환경중심, 스마트중심으로 나눠 볼 수 있으며, 문화도시의 정체성 형성을 위해서는 이러한 유형과 공공디자인 지원 요소들이 적절히 어우러져 조화를 이룰 때 가장 바람직한 문화도시의 정체성이 형성 된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흔히 말하는데, 이는 현대사회의 문화자원 활용 요구가 점차 증대돼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동시에 문화적 부가가치의 경제적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음을 예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역사·문화자원을 비롯한 경관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과 재정비를 통해 문화재적 가치를 높임으로써 역사·문화·생활환경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기능을 극대화해 지역의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즉, 최근에는 역사 환경에 대한 보전을 미래의 창조적 도시 창출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인식하면서 도시경관의 다양성 부여, 도시의 역사성 부여를 통한 도시생활의 풍부함, 도시 활성화 자원으로의 활용성 측면에서 역사·문화·환경이 논의되기도 한다.

이번에 본지에서 기획으로 다룬 천년의 역사문화도시로 홍주를 비롯해 전주, 남원, 익산, 담양, 나주, 경주, 진주, 상주 등이 보여주는 공통점은 도시발전의 중심 개념으로 역사와 문화를 꼽고 있다는 실상에 대한 확인이다.
 

■ 다양한 문화시설, 역사문화공간 갖춰야
역사문화도시란 주민들의 일상의 삶과 도시의 공간이 어떻게 구조화돼 있는가를 말해 주는 척도인 것이다. 우리나라에 역사문화도시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개정된 도시계획법(현 국토법)이 역사문화도시를 시범도시로 지정할 수 있도록 개정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는 문화산업의 육성과 관광 마케팅, 장소 마케팅으로 명명된 다양한 도시판촉운동에 기인한 것으로, 우선 개념부터가 주민들의 일상과 삶의 질로서의 문화가 아니라 역사와 예술, 산업적 필요에 의해 제기됐다. 다시 말해 특정 도시가 어떤 경로를 통해 발전한 결과로가 아니라, 목표로써 역사문화도시를 조성토록 한 것이다. 역사적 정체성 면에서 일정한 시간을 경과해 하나의 틀이 정체화 돼 특성화된 도시가 역사문화도시인 것이다. 그것은 단지 특징적인 역사문화유산을 보존하거나 유지하는 것뿐 아니라 가치 있는 역사적 문화가 아니라 하더라도 오랜 시간을 통해 도시의 공간에 정체화 돼 있을 때, 그리고 그것이 현재적 삶에 체화되고 규정돼 있을 때 역사문화도시라 할 수 있다. 역사문화도시는 예술을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공공 인프라를 지니고 있어야 하며, 다양한 문화시설과 역사문화공간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을 갖추기 위한 정책방향은 결국 공공영역의 강화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 인문학적 환경을 갖춘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공영역이 강화돼야 한다. 과거 우리 도시가 실상 공공영역의 파괴 속에 도시를 채우는 방식으로 도시를 건설해 왔다면 이제는 공공성을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도시민의 주거를 안정시켜, 현재의 주거지에 대한 공동체 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천년고도 전주는 도시의 기억과 정체성 그리고 생태계 재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구도심 전역에 전통문화의 계승과 창조를 지원하는 도시재생 활성화계획과 도시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아시아문화심장터 사업’으로 연계되고 있다. 감영지역은 전북도청이전으로 급속히 공동화하고 있는 구도심 일대의 활성화를 위한 330만㎡의 재생을 통한 아시아문화심장터의 중심공간으로 단장, 도시정체성을 찾고 있다.

천년고도 목사고을 나주(羅州)는 전주와 함께 조선시대 전라도 도백이 상주하던 소재지로의 역사성을 가지고 있어 역사문화적 의미가 큰 고장이다. 1929년 10월 30일 나주역에서 발생한 조선여학생 희롱사건이 불씨가 됐던 광주학생독립운동 시발지로, 전국 최대 규모의 향교가 있는 인문학도시로 나주(羅州)를 상징하는 나주읍성 복원 등 구도심을 중심으로 활발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역사적 정체성 회복에 나서고 있다. 천년고도 남원은 올해(2020년)로 1335년이 됐다. 통일신라 때 남원소경(南原小京 685년)이었고, 조선시대 남원도호부(南原都護府, 1413년)였으며, 1896년에는 남원관찰부(전남 최초의 관찰부)였다. 옛 도성과 찬란한 남원 고유의 역사문화유산이 남아있는 곳이다. 

전북 익산은 왕도의 상징인 미륵사지석탑을 최장기간 동안 체계적인 연구와 수리를 진행했다. 국제적 기준에 따라 보수정비 과정을 이행함으로써 석조문화재 수리의 선도적 사례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준공된 국립익산박물관은 국보와 보물 11점을 비롯해 3000여점이 전시돼 백제왕도 익산의 위용을 드높이는데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주는 역사문화로 원도심 도시재생을 통한 새로운 인문학 명소와 문화예술 공간이 곳곳에 들어섰다. 또, 젊은 세대와 가족여행의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여행명소를 조성함으로써 과거의 전통과 문화유적을 현대의 문화콘텐츠와 접목한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주가 가진 인문학적 자산을 통해 새로운 문화관광 명소로 조성한 ‘황리단길’은 여행명소로 탈바꿈 했다.

경남 진주를 진주답게 만든 것은 바로 진주의 역사와 정신문화다. 고려시대에 발생한 노비의 난, 임진왜란의 진주성 싸움, 논개의 투신, 조선말의 농민전쟁 그리고 형평운동 등 이러한 사건 그리고 운동과 함께 흐르는 남명정신이 진주를 진주답게 만들 것이다. 천년의 역사와 문화 속에 흐르는 불의와 외세에 대한 저항정신, 인간에 대한 권리를 지키려는 인권 존중 정신이 도도히 흘렀기 때문이다. 상주는 1018년 상주목 설치이후 200여 년간 경상감영이 있었던 경상도의 중심도시로 고려시대 목은 중앙기관과 직결되는 최상위의 지위를 가진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 감영이 설치되기까지 영남지역의 중심지로 역사적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이다. 상주 상징문은 2015년 수립된 상주 문화융성 기본계획을 토대로 상주의 정체성 확립과 고도로서의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는 시민들과 각계각층의 요구로 추진하게 됐다.

지금까지 천년의 역사문화를 담은 도시들을 통해 문화재 등 훌륭한 역사문화적 자원을 잘 활용하고 연계하는 관광·여행 인프라 구축과 도시재생이 절실하다는 점 등을 발견했다. 따라서 ‘천년도시 홍주’도 역사문화유산을 통한 소통과 공존의 장소를 제공할 수 있는 적절한 방향의 도시발전에 대한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 

<끝>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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