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지방문화현장에서 이응노 기념관의 활로 찾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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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지방문화현장에서 이응노 기념관의 활로 찾기3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5.03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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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 흑자경영 공립미술관-제주도 ‘이중섭미술관’

 

△ 올레길 6코스에 포함된 제주도 ‘이중섭 미술관’

 

 

 

 


지역의 공립 미술관은 해당 지역의 미술문화를 갈무리해서 보존, 보전하는 상징적인 미술문화기관으로 지역 미술인들은 물론, 지역민들의 문화정체성 형성에 기여한다. 이응노 생가기념관은 근대화의 거장인 고암의 예술혼을 기리는 것에서 나아가, 지역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향유욕구를 충족시키고 외지 관광객의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 기획취재에서는 이중섭·박수근·김환기·의재(허백련) 미술관과 저지예술인마을·제주현대미술관의 운영사례를 통해 한 화가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미술관이 어떤 방식으로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통해 이응노 생가기념관의 교육프로그램 구상, 미술관 독자상품 개발, 창작스튜디오 운영 등에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울러 미술관의 성공이 외지관광객의 유입과 지역주민들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고, 이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에 미치는 과정과 파급효과 등 이응노 기념관의 활성화를 통해 홍성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
1. 미술관, 열린 마음으로 주민과 소통해야-환기미술관의 ‘부암동 아트프로젝트’
2. 박수근 미술관 개관 10주년, 이응노 기념관의 미래를 엿보다
3. 대한민국 1% 흑자경영 공립미술관 -제주도의 ‘이중섭 미술관’
4. 마을공동체의 중심에 있는 제주현대미술관, 그리고 저지문화예술인마을
5. 남도의 다향과 미술문화를 한 눈에, ‘의재 미술관’
6. 이응노 기념관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7. 이응노기념관 활성화해 지역문화예술의 본거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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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 1층 로비에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가 걸려 있다.


서귀포시가 문화도시로 불릴 수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상징적인 것이 이중섭미술관이다. 정방동 언덕 위에 우뚝 자리잡고 서귀포시 해안가를 그 아래 두르고 있는 이중섭미술관과 이중섭공원, 이중섭거리는 서귀포시에서 문화적인 향취가 넘치는 곳이다.

‘소‘를 가장 한국적인 필치로 표현해 낸 서양화가 이중섭의 고향은 원산이지만 1·4후퇴 때 원산을 떠난 이주섭과 그 가족은 부산을 거쳐 서귀포로 피난을 왔고, 1953년까지 제주도에 머무르며 수많은 습작을 남겼다. 특히 서귀포에 거주하는 동안 서귀포의 풍광과 바다를 소재로 한 감명깊은 작품들을 주로 제작했는데, 서귀포 시대 이후에도 서귀포 관련 소재들은 끊임없이 이중섭 그림의 모티브가 됐으며, 이중섭의 대표작을 탄생시키는 데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제주도특별자치도 서귀포시는 1997년에 이중섭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이중섭이 피난와 살던 집을 복원하고 이중섭거리를 제정했다. 이어 2002년에는 진품이 단 한점도 없는 초라한 상태에서 이중섭 전시관을 개관했고, 2003년 가나아트갤러리(대표 이호재)로부터 이중섭 원화작품 8점을 포함해 우리나라 근현대작가의 작품 66점을 기증받아 2종 미술관으로 등록했다. 2004년 다시 갤러리 현대로부터 이중섭 원화작품 1점을 포함해, 우리나라 근현대작가 55점을 기증받아 1종 전문 미술관으로 등록했다.

개관 10년째인 요즘, 이중섭미술관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2010년도에 제주도 올레길 6코스에 포함된 이래 방문자가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섭미술관 방문객은 2007년 6만 명이던 것이 2010년에는 10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하루 평균 약 400여명 이상의 방문객이 이중섭미술관을 다녀가고 있다고 한다. 가족단위 방문객이 주를 이루는 관람객의 입장료 수입만으로도 미술관 운영이 가능한 대한민국 1%, 흑자경영 미술관의 탄생은 올레길의 성공과도 맞물려 있었다. 이에 서귀포시는 2010년에 서귀포시 예산 10억원을 들여 원화 ‘선착장을 내려다본 풍경’, ‘꽃과 아이들’ 두 점을 구입하는 등 미술관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중섭미술관 관계자는 “서귀포는 이중섭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었다”며, “제주도의 풍광을 느끼러 온 도보관광객들에게 이중섭미술관은 서귀포와 서귀포를 사랑한 화가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감동적인 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중섭미술관은 2009년에 이중섭 창작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이중섭과 비슷한 풍경을 바라보며 작품활동을 할 수 있어 작가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편이며, 현재까지 20여명의 작가들이 창작스튜디오를 거쳐갔다.

미술관을 중심으로 퍼지는 문화에너지 
한편, 서귀포시는 이중섭 문화의 거리가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중섭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으로 개관 9년째를 맞은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이 2008년 7만1200명에서 2011년 11만2700여명으로 3년 동안 58% 증가했다.

비영리단체인 문화공동체 쿠키(대표 이승택)가 2007년부터 서귀포걸매생태공원과 이중섭미술관 주차장 등을 전전하며 격주로 개최해오던 서귀포예술시장은 이제 이중섭거리로 장소를 굳혀 일주일 단위로 열리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 매달 넷째 주말에는 서귀포시가 개최하는 ‘작가의 산책길’과 연계한 서귀포문화예술시장 ‘아트마켓(Art Market)’이 이중섭거리 일대에서 열려 고정 방문객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중섭을 테마로 한 각종 상가의 출현도 거리가 활기를 되찾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전통서각명장인 유영민씨는 미술관 정문 앞에 트멍갤러리를 개관했고, 이중섭의 작품을 동판에 따라 그려보는 공방이 운영되면서 관광객과 도민들의 발길을 꾸준히 붙잡아 두고 있다. 올레 열풍과 함께 지난해부터 들어서기 시작한 아기자기한 유럽풍의 커피숍은 벌써 5곳으로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오랜시간 방치되고 있는 (구)아카데미극장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접근이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관광도시의 문화예술 거점을 확보하고 전통공연예술의 관광상품화 사업을 위해 서울 소재 전통공연 전문 극장의 제주분관을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귀포시 역시 이 건물을 매입해 청소년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하려는 노력도 꾸준히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어느 쪽이 성사되든지 이중섭거리 문화 활성화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공감은 하면서도 특정 단체나 개인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된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는 “최근 작가의 산책길과 예술시장이 연계되면서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한편, “이중섭미술관과 주변의 문화콘텐츠는 서귀포시민들의 자산이, 이를 시민들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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