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지방문화현장에서 이응노 기념관의 활로 찾기4

마을공동체의 중심에 있는 제주현대미술관, 그리고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지역의 공립 미술관은 해당 지역의 미술문화를 갈무리해서 보존, 보전하는 상징적인 미술문화기관으로 지역 미술인들은 물론, 지역민들의 문화정체성 형성에 기여한다. 이응노 생가기념관은 근대화의 거장인 고암의 예술혼을 기리는 것에서 나아가, 지역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향유욕구를 충족시키고 외지 관광객의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 기획취재에서는 이중섭·박수근·김환기·의재(허백련) 미술관과 저지예술인마을·제주현대미술관의 운영사례를 통해 한 화가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미술관이 어떤 방식으로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통해 이응노 생가기념관의 교육프로그램 구상, 미술관 독자상품 개발, 창작스튜디오 운영 등에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울러 미술관의 성공이 외지관광객의 유입과 지역주민들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고, 이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에 미치는 과정과 파급효과 등 이응노 기념관의 활성화를 통해 홍성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
1. 미술관, 열린 마음으로 주민과 소통해야-환기미술관의 ‘부암동 아트프로젝트’
2. 박수근 미술관 개관 10주년, 이응노 기념관의 미래를 엿보다
3. 대한민국 1% 흑자경영 공립미술관 -제주도의 ‘이중섭 미술관’
4. 마을공동체의 중심에 있는 제주현대미술관, 그리고 저지문화예술인마을
5. 남도의 다향과 미술문화를 한 눈에, ‘의재 미술관’
6. 이응노 기념관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7. 이응노기념관 활성화해 지역문화예술의 본거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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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현대미술관은 제주특별자치도 서쪽 저지문화예술인마을 내에 위치한 공립미술관이다. 제주도의 독특한 문화예술을 실현하고, 문화예술인마을을 활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2005년 건축설계 현상공모를 통해 공사를 시작해 2006년 12월 준공했다. 2006년에는 김흥수 화백 작품 20점과 박광진 화백의 작품 149점이 기증됐다. 2007년 9월 1일 개관한 미술관은 본관과 분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총면적 1773㎡로, 김흥수 화백 기증 작품 특별전시실과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수장고, 자료실 등으로 꾸며져 있으며, 분관은 지상 1층의 총면적 166㎡의 건물로 박광진 화백 기증 작품이 특별전시 된다. 미술관이 위치한 약 9만 9383㎡의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는 20여 동의 예술인 창작건축물이 건축되어 있고, 1000여 명이 동시 관람할 수 있는 야외 공연장과 어린이 야외조각공원도 갖춰져 있다.
또한 미술관 주변에는 방림원 야생초박물관과 평화박물관, 생각하는 정원, 수컷돌거북이수석박물관 등이 근접해 있어 앞으로 문화예술을 통한 관광화가 이뤄질 수 있는 테마공간을 확보했다는 평이다.

한편 제주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조성사업은 1999년 IMF당시 지역경제 활성화 및 특색화 개발 아이디어 시책으로 채택되어 소규모 택지조성 공사가 시작됐다. 이후 중산간 지역의 깨끗한 환경과 저지리 마을에 인접된 용이한 접근성 등으로 지역특색화 개발 가능성이 돌출되어 2001년도에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해 특색있는 예술인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됐으며, 그 중심부에 제주현대미술관이라는 공립미술관을 유치함으로써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형성해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입주예술인들은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서예가 조수호를 비롯해 안숙선 명창, 서양화가 김흥수, 박서보, 박광진, 조각가 박석원, 문인화가 민이식, 도예가 김영수, 가수 양희은, 사진가 백남식, 조각가 한창조 씨 등 서양화, 조각, 서예 등 약 15개 장르의 48인 등이며, 입주민들을 위한 건축행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한 민간투자 사업비는 약 95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김창우 제주현대미술관장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을 문화지구로 결정함에 따라 체계적인 운영관리로 문화예술인마을을 활성화해 문화 명소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지형과 자연특성을 그대로 살려 나가면서 제주의 돌담과 송이도로 포장 등 친환경적인 지역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녹지벨트를 만들어 삼림욕과 휴게공간을 함께 제공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저지문화예술인 마을의 캐치프레이즈는 △지역의 고유한 자연경관과 환경적 특징을 활용한 특색있는 마을 조성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 전유공간 조성으로 문화예술의 관광자원화 △도시인의 여가선용 공간 등 대중의 문화예술 향유기회 조성 등이다.

문화예술인마을 관계자는 “저지예술인마을은 문화예술의 대중적 접근기회제공과 함께 질높은 문화예술 향유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제주특별자치도민의 문화예술 자긍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제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관광객에게는 꼭 찾아가고픈 문화예술 이색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민에게는 파격적인 혜택 제공
한편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문화지구’로 관리되고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을 도시계획결정에 의해 문화지구로 지정하고 이에 따른 체계적 관리와 지원 육성에 관한 ‘문화지구관리계획 수립용역’을 실시해오고 있다.

제주도는 이 용역을 통해 문화지구 관리와 개발전략, 문화지구 완성 목표연도, 투자지원과 민간투자 유치방안, 관리기본계획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마을의 여건과 향후 발전전략, 주변 환경과의 연계 발전방안, 특색있는 문화공간 형성 방안 등의 도출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문화지구로 지정된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대한 관리계획을 마련해 향후 제주가 자랑할 수 있는 문화이색공간 창출과 함께 예술인 창작활동 환경조성과 지원환경을 만들어 문화예술의 관광자원화는 물론 누구나 질 높은 문화예술을 향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는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입주한 작가들에게는 세금감면을 해주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해 예술인마을로의 입주를 적극 권유하고 있었다. 도는 문화지구로 지정된 문화예술인 마을에 입주한 예술인들의 전시장이나 작업장 등 권장시설에 대해 재산세와 취득세, 등록세 등 지방세의 일부를 감면해주고 있다. 또, 문화지구에는 유흥주점이나 단란주점 등 예술인마을의 분위기에 맞지 않는 업종의 영업을 제한하는 한편, 공원과 녹지공간, 휴게실 등을 갖춰 방문객들에게는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혜동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