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지역 구심점으로 거듭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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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지역 구심점으로 거듭나다 -1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5.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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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의 부활, 지역주민 위한 공간으로 다시 개교하자


전국 각지에서 폐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문화, 교육시설을 적극 유치하거나 만들면서 다시 부활의 싹을 틔우려 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폐교는 마을의 흉물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거점으로 얼마든지 재탄생이 가능하다. 교육지원청과 자치단체에서는 광천읍의 소규모학교 통폐합논의와 더불어 폐교에 대해 관심을 갖고, 폐교가 지역의 문화·교육 및 주민 복지시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하면서 소규모학교 통폐합 논의를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
1. 폐교의 부활, 지역주민 위한 공간으로 다시 개교하자
2.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나서 복지시설로…태안군 동작구휴양소(안중초 신야분교)
3. 행정과 주민의 중간에서 농촌에 활력을… 완주군 지역경제순환센터(삼기초)
4.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살아가는 농촌어메니티…장수군 하늘내 들꽃마을(연평초)
5. 기업이 후원, 함께 꿈꾸는 체험캠프공간…양평군 새싹꿈터(금왕초)
6. 폐교 ‘무한변신’…지역 경제· 공동체 활성화의 거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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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 동작구휴양소(안중초 신야분교)

 

 

 

 

 

 

완주군 지역경제순환센터(삼기초)

광천지역 초·중학교는 지역주민들의 타 지역 이주 및 저출산 등 학령인구의 현격한 감소로 현재의 소규모학교로는 정상적인 교육과정이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소규모학교 통·폐합 논의가 가속화 됐지만 주민들의 반대 여론에 부딪혀 사실상 난항을 겪고 있다. 광천지역 주민들은 학생들의 학습권 못지않게 폐교로 인한 지역경제의 침체와 마을의 쇠락을 걱정한다.

‘폐교’라는 단어는 서글픈 의미를 함유하고 있다. 폐허가 된 농촌, 사람이 하나둘씩 떠나, 이제 있던 마을조차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농촌의 교육문제를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폐교’ 이것은 지역에 대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이다. 더 이상 아이가 태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그래서 학교가 필요 없을 것이라는 낙인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후손이 없으면 마을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지사. 그 지역에 학교가 하나둘씩 사라진다는 것은 희망이 꺼져간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그러나 농어촌의 학생수가 막연히 증가할 것이란 희망만 가지고 언제까지 우두커니 손 놓고 기다릴 수 없는 실정에서 각 지역에서는 폐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문화, 교육시설을 적극 유치하거나 만들면서 다시 부활의 싹을 틔우려 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서 폐교가 문화교육의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발굴한 사례들이 많다.

홍성군의 폐교 실태와 향후 추진계획 
전국의 폐교재산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총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폐교재산의 임대, 매각, 활용을 담당하는 학교복지기획과는 전국에 포진해 있는 폐교를 적절한 사업자에게 연계해 각 지방에 방치된 채 낭비되고 있는 폐교 재산의 활용가치를 높이고, 더 나아가 폐교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광천읍은 소규모학교 통폐합과 재배치 등으로 당장 몇 년 안에는 최소 2~3개의 학교가 문을 닫게 된다. 교육지원청과 지자체는 광천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폐교의 적절한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충청남도교육청 관내 폐교된 학교는 모두 264개교로 이 중 184개교는 매각 처리됐으며, 수련원 등으로 자체활용하고 있는 폐교는 19개교, 교환 2개교, 반환 3개교, 인계 1개교이며, 56개교가 현재 관리 중이다. 관리 중인 폐교 중 향후 5~10년 이내에 학생들이 되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22개교에 대해서도 매각 처분키로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군의 경우 관내 8개의 학교가 폐교돼 그 중 4개 학교는 매각했으며 나머지는 자체 활용 중이다. 1991년에 폐교된 죽도분교는 워낙 규모가 작아 마을 주민들의 경작지 및 주택지로 사용되고 있다. 학계리 학계초는 홍주초 양궁훈련장과 도예방으로, 2007년 폐교된 산수초는 충남유아교육진흥원으로 새롭게 문을 열어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용호초만 현재 교육지원청에서 보관 중이다. 상황분교와 천수분교, 가곡분교는 홍성군에 매각했으며, 대하분교는 개인에게 매각해 현재 교회수양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도교육청과 각 지역교육청에는 폐교 매각과 임대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지역 실정에 걸맞은 용도의 활용이 요구되고 있다.

폐교 활성화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 요구
주민들의 요구처럼 재배치가 되든, 원래 계획대로 통폐합 쪽으로 가닥을 잡든 광천지역은 학생들의 열악한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교육과정을 정상화하기 위한 계획들이 다시 진행되리라고 전망한다. 소규모학교 통폐합추진위원회 김주호 위원장은 머지않아 생기게 될 광천지역의 폐교 활용을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사립중학교를 제외하고 두 개의 중학교가 통폐합 될 경우 한 학교는 통합학교의 사물놀이연습장 등의 이동수업장으로 사용하면 된다. 또한 나머지 공간은 늘어만 가는 노인 인구를 위해 노인노작활동공간으로 제공해 노인들의 소일거리 등 취미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 그리고 남는 공간은 공익법인이나 봉사단체들의 사무실로 임대하는 방안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초등학교의 경우 광동초가 거점학교가 된다면 대평초는 단설유치원을 만들어 홍성읍의 조양유치원 정도는 안 되더라도 보육과정을 포함한 미취학 아동들의 전문 공간으로 만들면 된다. 광남초는 청소년 수련시설이나 수련관 형태로 재탄생시켜 홍성읍의 청소년수련관처럼 문화공간과 오락시설, 체육시설 등이 마련된 청소년 활동공간으로 조성한다면 사실상 문화적 혜택이 적은 농어촌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매우 유용한 공간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광신초는 대형버스가 들어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으므로 차라리 개인사업자에게 매각해 연수원이나 공동주택으로 만드는 것도 다른 활용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지난달 김종성 교육감이 광천중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통폐합 요건을 좀 더 완화시켜 줄 것을 건의했다. 하반기에 다시 한번 학부모를 대상으로 주민투표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장수군 하늘내 들꽃마을(연평초)

 

 

 

 

양평군 비전센터(금왕초)

폐교 활용가치 높여 지역경제 살려야 
농어촌의 폐교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할 경우 주말과 휴일, 방학기간에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활용되는 등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어 주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인 문제로 인해 교육당국은 고육지책으로 매각과 임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매각만인 능사가 아닌 것은 최근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주말과 휴일 농촌을 찾는 도시민들이 늘고 있어 이들을 위한 주말농장, 수련장 등의 활용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지역주민들의 스포츠 센터·예절교실·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장, 지방 특산물과 특색있는 사업을 연계한 특화산업 등으로 활용도 요구되고 있다. 교육문화사업자들에게 우선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대책도 요구된다.

따라서 폐교는 단순히 낙후 시설물이나 용지가 아닌 지역문화·교육적 기본 인프라는 물론, 경제활동 시설로의 충분한 활용 가능성이 있는 유용한 지역의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또 이와 관련한 정책이나 계획을 교육당국과 지자체가 연계해 수립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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