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 향기 물씬 ‘프로방스마을’과 ‘헤이리예술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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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 향기 물씬 ‘프로방스마을’과 ‘헤이리예술마을’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1.09.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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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혁신도시, 테마·스토리 입혀야 사람이 몰린다 〈6〉

 새로운 브랜드 도시를 창조하기 위해서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제안하고 혁신적인 도시를 디자인해야 하는 일은 이제 기업만의 일은 아니다.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도시는 그 존재 가치가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충남도청소재지인 홍성과 예산의 내포신도시에 ‘충남내포혁신도시’ 조성을 계기로 사람들이 몰려들 수 있도록 테마와 스토리가 담긴 공동체마을을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를 통해 관광객들과 사람들이 몰리는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 당위성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남도에서는 내포신도시 초입인 용봉산 자연휴양림 진입로 주변에 전통 한옥마을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등 도시조성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도시에 테마와 스토리 등을 입혀 관광객들이 몰리고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매력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충남내포혁신도시와 홍성·예산의 원도심에 대한 도시개발 방안과 발전전략 등을 선진사례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언덕의 마을 파주에 유럽풍의 작은 동네를 옮겨 놓은 듯한 프로방스마을.

 새로운 브랜드 도시 창조 위해 특별한 가치 제안하고 혁신적인 디자인
언덕의 마을 파주에 유럽풍 작은 동네를 옮겨 놓은 듯한 프로방스마을 
문화와 예술의 공간, 한곳에서 이뤄지는 종합적 예술문화마을 ‘헤이리’
헤이리마을에서는 3층 이상의 건물을 짓지 못하며 페인트 사용도 자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밀집 장소 회피 등으로 인해 세상이 상상하지 못하던 방향으로 변해 버렸다. 관광도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를 위한 대규모 패키지 형태에서 벗어나 비대면, 소규모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최고와 최대를 자랑하던 관광지들이 한꺼번에 외면을 당하면서 생태계까지 위협을 받을 정도의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휴식을 통한 힐링으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여행지를 선호하는 여행객들이 급증하면서 소외됐던 지역의 힐링여행지에는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화콘텐츠와 관광의 융합도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단순 문화콘텐츠의 관광 융합을 넘어 최근에는 전통음식, 지역 문화유산, 전통 한옥, 도시의 산업시설 등을 관광과 연계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관광산업의 기회는 이제 혁신과 융합에 있다. 과거 관광정책은 대규모 관광시설 등 인프라 건립 중심의 자원개발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양적 확대가 아닌 질적 성장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새로운 플랫폼의 개척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과 관광자원의 개발 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 도시를 창조하기 위해 특별한 가치를 제안하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해야 하는 건 이제 기업만의 일이 아니다. 사람이 모이지 않는 도시는 그 존재 가치가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테마와 스토리를 입히는 도시개발을 통해 관광객과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선진 마을공동체, 경기도 파주(坡州)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프로방스마을.

■ 파주에서 경험하는 유럽 ‘프로방스마을’
경기도 파주(坡州)는 坡(언덕 파) 州(고을 주) 라는 뜻으로 ‘언덕에 있는 마을’을 뜻한다. 때문에 크고 작은 언덕을 배경으로 그림 같은 풍경을 연상케 하는 유럽을 떠올리게 한다. 언덕의 마을 파주에 유럽풍의 작은 동네를 옮겨 놓은 듯한 곳이 있다. 바로 프로방스마을이다. 프로방스(Provence)란 프랑스의 동남부, 이탈리아와 경계에 있는 지방을 말한다. 파주시 탄현면에 있는 프로방스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프로방스마을’은 지난 1996년 8월 프로방스를 연상시키는 품격 높은 이탈리아 정통 레스토랑이 들어선 것을 시작으로 이 지역에는 레스토랑을 비롯해 도자기 공방, 베이커리, 카페, 리빙 샵 등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프랑스 남부의 눈부신 태양빛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화사한 색채의 아기자기한 건물들은 그 자체로도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임진강과 한강, 서해바다가 교차하는 지리적 특색이 만드는 뛰어난 자연경관이 더해지면서 한 편의 동화 같은 느낌을 주는 마을을 탄생시켰던 것이다. 마치 따뜻한 정취, 맑은 하늘,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건물들, 꽃 냄새의 향기가 스미는 듯하게 조성된 마을은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끌기 시작했다. 남프랑스 지방의 유명 휴양지인 프로방스 지방을 그대로 재현한 곳이 바로 파주의 프로방스마을이기 때문이다.

프로방스마을.

프로방스마을은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시작해 점차로 영역이 확대돼 이제는 크고 작은 40여 개의 건물들이 들어선 유럽형 마을로 발전했다. 프로방스마을은 프랑스풍의 건축물로 꾸며져 있어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다양한 파스텔컬러의 벽체 위로 붉은 오지기와 지붕을 한 건물들이 나지막한 구릉 위에 자연스레 배치돼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건물들은 다양한 카페, 레스토랑, 인테리어 소품, 허브용품, 의류매장, 베이커리 등의 다양한 상점들로 구성돼 있다. 이국적인 건물과 아기자기한 골목에는 유럽풍 베이커리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한국음식점을 비롯해 트랜드를 선도하는 패션과 생활용품, 카페, 체험시설 등 다양한 상점들이 방문객들에게 삶의 여유를 제공한다. 이러한 건물들은 독립된 운영으로 소유주들의 독창적인 마케팅이 발휘되면서도 마을 전체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이 마을에서 사용되는 그릇류를 직접 제작하는 도자기 공방도 함께 있어 마치 마을 전체가 자급자족이 이뤄지고 있는 전통마을의 느낌마저 그대로 전해주고 있는 동네다. 

프로방스마을.

한편 경사지를 그대로 이용한 언덕길과 계단, 조그만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은 서로 다른 색채의 얼굴로 화사함을 선사하고 있다. 이름 그대로 프랑스 남부의 조그만 시골마을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마을이다. 예쁜 정원과 동화 같은 오브제들, 벽체의 화사한 색채에 둘러싸여 있는 풍경은 마치 동화마을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또한 프로방스마을은 온실과 야외 정원을 조성해 꽃과 물이 공존하는 휴식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방문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전한다. 또 다양한 축제 등을 기획해 4계절 내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문화 공연과 새로운 체험, 아름다운 이벤트를 선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로방스마을은 헤이리 마을에서 2km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있어 파주영어마을과 함께 3각 코스를 이루고 있다.
 

문화와 예술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종합적인 예술문화마을인 헤이리마을.

■ 문화예술의 성지 파주 ‘헤이리예술마을’
경기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헤이리예술마을은 문화예술의 성지라고 불린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개념의 마을이 경기도 파주에 형성됐다. 문화와 예술의 창작·전시·공연·축제·교육 등이 모두 한곳에서 이뤄지는 종합적인 예술문화마을 ‘헤이리’가 바로 그곳이다.

‘헤이리예술마을’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지난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7월 정부는 파주 자유로변에 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조성 방안을 허가했다. 출판산업단지조성이 확정되자 자연스레 이와 연계된 ‘책 마을’을 만드는 것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1년여가 지나 1995년 12월 출판산업단지 인근의 통일동산 근처에 문화예술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서화촌(書畵村) 부지가 마련됐고, 2년 뒤인 1997년 3월 ‘서화촌건설위원회’를 발족하면서 마을 만들기 움직임이 본격 시작됐다. 1998년 2월 ‘서화촌(書畵村)건설위원회 창립총회’가 오늘날 헤이리의 출발점이 됐다. 출판·회화·도예·건축·사진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은 이듬해 북한이 건너다보이는 파주 통일동산 근처 49만 5800m²(15만 평)를 사들였다. 경계의 3분의1 정도가 묘지에 접한 사실상 버려져 있던 땅이었다. 그곳이 지금은 구릉과 개천, 각종 조형물과 나지막한 건물들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문화예술 공간이 됐다. 헤이리라는 이름은 마을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헤헤이 헤, 헤이리…’라는 소리가 담겨 있는 파주농요에서 가져와 붙인 것이라고 한다.

헤이리예술마을의 한국장신구박물관 전경.

헤이리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머니를 털어 땅을 사고 건물을 올리면서도 줄곧 주위를 생각했다. 헤이리 조성에 참여한 건축가들은 다른 건물과의 어울림을 고려해 집을 설계했고, 입주민들은 자연의 원형을 유지하고자 경사지를 살리고, 늪을 보존했다. 자동차가 질주하지 않도록 길은 곡선으로 내고, 도로는 벽돌로 덮었다. 지금도 헤이리마을의 길은 아스팔트에 뒤덮인 대도시 길과 달리 빗물이 스미고, 틈새에서 싹이 돋아나는 생태도로다. 이러한 연유로 헤이리예술마을의 건축물 중 평범한 건축물은 없다. 헤이리마을에서는 3층 이상의 건물을 짓지 못하며 페인트도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헤이리예술마을 건축물들은 독특한 건물 외관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헤이리예술마을은 1998년에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미술인, 음악가, 작가, 건축가 등 380여 명의 국내의 내로라하는 예술인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공간이다. 이곳에는 실제 작가들이 거주하는 집과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등의 문화예술 공간과 아울러 방문객들을 위한 여러 편의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기도 하다. 

2009년 12월에 정부가 이곳을 문화지구로 지정했다. 문화지구로 지정이 되면 지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을 수가 있는데 박물관, 미술관, 서점 등의 권장시설에 대해서는 취득세, 재산세 등을 50% 감면을 받는다. 또한 건물을 새로 짓거나 기존 건축물을 개보수하는 경우에도 융자금이나 이자 감면의 혜택을 볼 수가 있다. 바로 이런 정부의 넉넉한 지원을 바탕으로 헤이리예술마을은 2011년부터 비약적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게 됐다. 현재 헤이리예술마을의 모든 건축물의 60%는 문화시설로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충남내포혁신도시도 이러한 특색 있는 태마와 스토리를 간직한 공동체마을의 조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제 도시도 특별한 가치와 혁신적인 디자인, 테마와 스토리를 간직하고 스카이라인 등을 지키는 동네여야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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