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지역 구심점으로 거듭나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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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지역 구심점으로 거듭나다 -6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6.14 13:3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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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무한변신’… 지역 경제·공동체 활성화의 거점으로… 폐교 ‘무한변신’

전국 각지에서 폐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문화, 교육시설을 적극 유치하거나 만들면서 다시 부활의 싹을 틔우려 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폐교는 마을의 흉물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거점으로 얼마든지 재탄생이 가능하다. 교육지원청과 자치단체에서는 광천읍의 소규모학교 통폐합논의와 더불어 폐교에 대해 관심을 갖고, 폐교가 지역의 문화·교육 및 주민 복지시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하면서 소규모학교 통폐합 논의를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
1. 폐교의 부활, 지역주민 위한 공간으로 다시 개교하자
2.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나서 복지시설로…태안군 동작구휴양소(안중초 신야분교)
3. 행정과 주민의 중간에서 농촌에 활력을… 완주군 지역경제순환센터(삼기초)
4.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살아가는 농촌어메니티…장수군 하늘내 들꽃마을(연평초)
5. 기업이 후원, 함께 꿈꾸는 체험캠프공간…양평군 새싹꿈터(금왕초)
6. 폐교 ‘무한변신’…지역 경제· 공동체 활성화의 거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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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의 경우 관내 8개의 학교가 폐교돼 그 중 4개 학교는 매각했으며 나머지는 자체 활용 중이다. 1991년에 폐교된 죽도분교는 워낙 규모가 작아 마을 주민들의 경작지 및 주택지로 사용되고 있다. 학계리 학계초는 홍주초 양궁훈련장과 도예방으로, 2007년 폐교된 산수초는 충남유아교육진흥원으로 새롭게 문을 열어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용호초만 현재 교육지원청에서 관리 중이다. 상황분교와 천수분교, 가곡분교는 홍성군에 매각했으며, 대하분교는 개인에게 매각해 현재 교회수양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도교육청과 각 지역교육청에는 폐교 매각과 임대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지역 실정에 걸맞은 용도의 활용이 요구되고 있다.

광천읍 소규모학교 통폐합 김주호 추진위원장은 “교육시설은 교육시설일 때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가장 클 것”이라며 “일반 기업이나 개인에게 폐교를 활용하도록 하면 실제 지역 주민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그러잖아도 부족한 교육시설을 잃게 돼 지역주민들의 교육복지 수준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교육프로그램과 연계한 사회적 기업 등을 만들면 지역의 경제적 자립도도 자연스레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기획취재를 통해 나름대로 폐교를 활용해 지역 사회에 큰 도움이 된 사례를 찾아보았다. 홍성지역의 폐교 수는 현재 추세로 보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교육청은 적극적인 폐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문화예술시설로의 활용에 대해서는 무상 임대도 검토하고, 기간도 늘려야 한다. 사회체육시설이나 문화예술 명소로 만들어 인근 유적지와 묶는 투어를 개발하는 등의 방법도 있을 것이다. 잘 활용한 폐교는 그 지역을 전국의 명소로 만들 수 있음을 새겨볼 때다.

또한 폐교 활성화 방안에 대해 교육청과 지자체가 함께 폐교 마스터플랜을 짜고, 주민 참여 및 지역 콘텐츠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에도 주목할 일이다.












폐교 활용은 개교하는 마음으로 
- 김가성(180억 공무원 저자)

 

 

 

 

 

 



지난 달 6일 어버이날을 이틀 앞두고 부모님 산소에 다녀오는 길에 면소재지에 있는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에 가봤다. 푸른 잔디가 곱게 깔려 있는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면서 놀고 있었다. 교실과 복도에는 학생들이 그린 그림과 도자기 체험으로 만들어 놓은 도자기는 아이들 장난기가 가득했다. 나는 학교 현관을 지나며 학생 수가 적혀 있는 현황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1학년 5명, 2학년 6명, 3학년 2명…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1960~70대에는 한 반에 60명이 넘게 콩나물교실에 7~800명의 학생들이 공부를 했지만 지금은 엄청나게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가면 ‘폐교가 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같은 현실은 비단 이곳만이 아니라 서울과 중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인 현상일 것이다.

어느 곳이나 시골에 있는 학교는 그 고장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향수와 동심의 추억을 간직한 곳이다. 보릿고개를 넘기 어려운 시절 교육만이 잘사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 지역의 덕망가들이 땅을 내 놓은 경우도 있었지만 십시일반으로 쌀과 보리 몇 되씩 거출하여 세운 학교도 많다.

이렇게 세운 학교는 연년생 형제들은 물론 자식 부모 간 어떤 경우는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까지 3대가 동문인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운동회를 할 때면 온 동네 사람들이 참여하는 동네잔치가 열리는 날이었다. 일제시대와 같이 국가가 어려울 때는 각 지역의 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하기도 했으며 보릿고개를 탈피하고 우리나라 근대화의 초석이 된 것은 교육의 힘에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역사와 문화 그리고 추억과 향수가 가득한 지역 문화의 보고인 학교가 각 지방별로 많이 폐교가 되고 또 폐교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

폐교! 누구나 자기가 다니던 학교가 폐교가 된다면 부모 잃은 고아와 같고 고향 잃은 실향민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부모가 육체를 탄생시켰다면 학교는 정신을 살찌게 한 곳이다. 그렇다고 학생이 없어서 문을 닫는 학교를 폐교시키지 않을 방법은 없고 기왕 폐교를 한다면 그 시설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전국적으로 폐교를 활용해서 많은 관광객을 끌어 들여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지역의 명물로 만드는 곳이 얼마든지 있다.

경남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 구 월산초등학교 자리에 있는 ‘밀양연극촌’(055-355-2308)은 연극인 손숙 씨가 이사장으로 ‘연희단거리패’라는 극단을 운영하여 연간 수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들이고 있을 뿐 아니라 전국 연극제에서 1등을 휩쓸며 밀양을 연극의 메카로 만들고 있다.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방제리 구 매화분교에는 ‘정선아리랑학교’(033-378-7856)로 탈바꿈 하여 아리랑의 자료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실 두 칸에는 이 동네에서 태어난 진용선 씨가 자신이 소유한 4000여점의 근현대사 자료들을 전시하는 ‘추억의 박물관’을 만들어 수만은 관광객을 유치하여 폐교를 활용한 문화공간화 사업의 성공 모델이 되고 있다.

전북 고창군 고창읍 덕정마을에 있는 구 고창서초등학교에는 평소 들꽃에 관심이 있던 이학성 원장이 ‘고인돌들꽃학습원’(063-564-4810)을 열어 수백 종의 산야초와 들꽃을 심어 봄부터 가을까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그리고 우리나라 들꽃에 관심이 있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으며 매일 들꽃과 분재 주문이 쇄도하여 폐교가 이 지역의 관광명소가 된지 오래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폐교를 활용해서 성공한 사례보다 실패한 사례가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그 성공과 실패 요인은 모두 사람에게 있으며 폐교를 매입하는 목적부터 차이가 난다.

먼저 성공요인에 영리를 최고의 목적을 하지 않는 문화와 예술 그리고 의료시설과 같은 특별한 컨셉이 있는 경우가 있겠으며 실패요인은 연차적인 매각계획에 의해 매각하여 외지인들의 부동산투기 대상이 될 때 폐교는 그야말로 폐물교가 되는 것이다.

폐교를 매각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첫째 입찰형식으로 가격을 높게 써낸 사람에게 넘기는 방법. 두 번째 공공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 세 번째 그 지역의 인력이나 농·특산물의 50% 이상을 이용하는 사업 조건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추천을 받아 넘기는 수의 계약방법이다.

첫 번째의 경우 부동산투기의 대상이 되어 대부분 잡풀이 무성하고 유리창이 깨지고 몇 해가 지나면 을씨년스런 시설물로 되는 경우가 많고 두 번째로는 그 지역 관공서 등에서 이용하는 경우인데 특별한 목적이 아니면 공공기관에서 폐교를 모두 이용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셋째의 경우 졸업생 중 성공한 동문이나 성공한 출향인이 역사, 문학, 전설이나 농특산물 등을 잘 연계하고 예술인이나 장인 등 투철한 애향심과 예술가적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활용하기에 적당한 방법이며 여기에 지역에 맞는 스토리를 개발 한다면 성공 확률을 훨씬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폐교를 활용하든 간에 그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홍주신문에서 홍성지역의 폐교를 앞둔 시점에서 의견을 모아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두가 개교할 때의 마음으로 지혜와 힘을 모은다면 전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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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이 2012-06-20 21:09:25
참으로 공감이 가는 기사입니다.
선생님 같은 뜻을 가지신 분이 운영을 하면 성공 사례가 되겠지만...
자칫 너도 나도 따라하는 식의 폐교 활성화 방안에 폐교가 다시한번 폐가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부디 많은 사례연구와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순덕 2012-06-20 08:55:26
국민학교 당시에 아주 크게 보였던 학교가 이제는 작고 초라한 모습으로, 학생수가 적어 폐교라는 말이 나온되면 마음 한쪽이 훵해질 것 같다. 다행히 아직 나의 모교는 지금 운영되고 있지만 면단위 학교라 좀 걱정이 된다. 피하고 싶지만...
모교가 폐교되어야만 할 운명이라면..위 기사에서 언급한 대로 문화 예술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지역학생을 이끌던 공간이 지역 주민으로 대상이 바뀌는 것으로 무엇보다 의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