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체험관광, 프로만이 살아남는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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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체험관광, 프로만이 살아남는다 -6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7.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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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민박의 선두자, 일본 오이타현 아지무마을 성공기
선진사례를 통해 본 홍성군농어촌체험관광의 현재와 미래 - 6

바야흐로 농어촌체험관광, 그린투어리즘 시대가 도래했다. 전문가들은 도시민들의 변화된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관광형태가 농어촌관광이라고 입 모아 이야기한다. 전원 휴식공간으로서 농어촌지역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변화와 주5일제 수업'근무 확산으로 인해 국내관광수요가 날로 증가함에 따라 농어촌관광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으며, 농어촌체험관광에 대한 도시민들의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번 기획취재는 국내외 농어촌체험관광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각 마을별로 그간의 추진과정과 그들만의 특화된 농어촌체험관광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이를 홍성군의 농어촌체험마을의 프로그램 구상, 독자적 상품 개발 등에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울러 농어촌체험관광을 통한 외지관광객 유입이 휘청이는 시골 농가들의 새로운 소득창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하고, 지역경제활성화에 미치는 과정과 파급효과 등 홍성의 농어촌체험관광 활성화를 통해 홍성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너도나도 뛰어드는 ‘농어촌체험관광’…차별화 ‘관건’
② 남해 다랭이마을-천연자원을 활용한 전통체험프로그램이 ‘인기비결’
③ 자연과 문명의 완벽한 악수, 정보화 마을을 선도하는 서산 회포마을
④ 단양 한드미마을-농어촌체험관광의 승패, 마을주민의 ‘단결’이 좌우한다
⑤ 농촌에 새로운 문화코드를 입힌다 - 해남군의 ‘농촌파티’
⑥ 농촌 민박의 선두자, 일본 오이타현 아지무마을 성공기 
⑦ 일본 오이타현 아지무마치 “농촌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오라”
⑧ 농어촌체험관광, ‘프로’만이 살아남는다

 

△ 아지무와이너리 내부 모습. 농박체험의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 아지무마치의 특산물인 포도



한국의 농어촌체험관광이 근 4~5년 사이에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면 일본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빠른 1990년대 초반에 농어촌관광 붐이 조성됐을 정도로 그린투어리즘으로 대표되는 농어촌체험관광의 선진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큐슈지역 오이타현 우사시(아지무마찌)의 농촌체험은 지난 1992년 농촌경제의 몰락을 극복하기 위해 농업과 농촌, 시골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을 주민 스스로 고민하면서 시작됐으며, 이후 일본 내에서도 그린투어리즘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타 지역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곳이다.

우사시의 아지무마치는 오이타현 북서지역 분지에 위치하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인구는 약 8600여명 정도의 군소도시이이며, 오이타현의 중심에서 북서쪽에 위치해 아지무 분지를 중심으로 흘러들어오는 앳칸강의 지류인 사다강, 후카미강, 쯔부사강의 유역으로 퍼져 나가는 산간농업지역이다.

아지무의 농업은 나라가 경영하는 얏칸가와 농업용지 개발사업에 따른 포도단지를 조성하는등 쌀과 포도를 중심으로 축산, 야채, 꽃 재배 등 복합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 겸업화와 일손부족이 농업의 약소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영세상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업에 대해서는 자기고장 구매력의 유출을 막기 위해 각 구매층의 유인책과 개성적인 점포정비 등 대형수퍼는 따라할 수 없는 매력적인 상점가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었다.

한편 이곳 아지무마치도 일본 내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인구의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곳이었으며 1990년대에 들어서는 농산업이 주를 이루는 곳이다 보니 수입농산물의 가격저하에 따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아지무마치 주민들은 기존 농산업만으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에서 독자생존의 방법을 찾아 나서기로 한 것이다. 최종적으로 주민들이 고안해 낸 방식은 농박 활성화였다. 농업을 기반으로 한 시골마을의 장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숙박사업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농촌민박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극복하고 ‘아지무 방식’으로 불리는 회원제농촌민박을 안착시키는데 성공했다.

 

 

 

 

 

△ 아지무 그린투어리즘 사무국 전경



농촌민박의 시작 
1996년도부터 시작한 농촌민박은 전국에서 비슷한 입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산촌활성화 방안으로 가장 주목받는 모델이 됐다. 그 배경에는 민간이나 행정과 상관없이 오로지 아지무마치를 어떻게든 되살려보겠다는 주민 공동의 목표와 강한 의지가 근간이 됐다.

아지무마치의 그린투어리즘은 그동안 농사만 지어온 소수의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했지만, 그것이 농업종사자 뿐만 아니라, 아지무마치에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30명의 동의를 얻어 1996년 3월 ‘아지무마치그린투어리즘연구회’가 발족했다.

농촌민박 그 자체는 이 연구회 활동의 일부였는데, 1996년 9월 기존의 이벤트로 벌어지고 있는 ‘와인축제’에서 ‘농가에서 숙박하며 와인축제에 참가하지 않겠습니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실험적으로 내걸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아지무의 주요 특산물은 포도. 전국 최대 포도생산지이며, 이 포도를 이용해 만든 화이트와인은 특산물로 각광받고 있다) 이후 농촌민박 이용객이 해마다 늘어나 당초 실험적으로 시작한 농박 이용자는 1996년 100명 정도에서 2002년에는 2500여명이나 될 정도로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됐다.

아지무마치 사람들은 이후 행정기관과 연대해 다양한 활동과 회원제 농촌민박을 추진했고, 이제는 연간 1만 명이상의 사람들이 시찰이나 취재, 체험학습을 목적으로 아지무마찌를 찾아와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내고 있다.

체험방식은 간단하다. 한 농가당 5~8명의 인원을 받아 자신들이 하고 있는 농업활동에 직접 참여토록 하고, 그들과 함께 식사하고 잠자는등 모든 활동에 동참토록 유도하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은 원래부터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것을 그대로 활용하면 되고 참가자들은 그들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고 또한 개입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 아지무마치 직판장 옆에 마련된 식당에서 많은 체험객들이 식사를 해결한다.


‘회원제 농박’이 인기비결 
아지무에서는 특정인을 숙박시키는 회원제 방식을 채택했다. 숙박료는 농촌문화체험료(1일 조식포험 4000엔, 석식포함 5000엔)라는 명목으로 아지무마치그린투어리즘연구회가 사례비로 받는다.

일본에서는 농가에서 불특정다수에게 숙박장소와 식사를 제공할 경우, 여관업법과 식품위생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며, 또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많은 시설자금과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야 한다. 때문에 아지무마치그린투어리즘연구회는 2002년 3월, 오이타현이 ‘농촌수박을 여관업법 상에서 간이숙사로 인가하고, 농가 등이 손님을 받아 조리할 경우라면 손님 전용의 조리장은 필요하지 않다’ 등의 획기적인 규제 완화를 통과시켜 마침내 아지무식의 농촌민박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아지무마치의 농가들은 새로운 시설투자를 하지 않아도 ‘농촌민박’이 가능하게 됐다. 아지무마치그린투어리즘 준코 우에다 사무국장은 “무엇보다도 농촌민박을 단순한 비즈니스로 생각하지 않는 다는 점이 이용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어 입소문을 통한 재방문하는 숙박자가 늘어났다고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원활한 민관파트너쉽이 성공의 열쇠 
아지무 농촌민박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바로 행정과 민간단체의 파트너쉽이다. 1997년도에 아지무쵸(安心院町)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그린투어리즘추진선언’을 의결하고 행정의 중요한 정책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민간에서부터 시작된 프로그램을 행정이 인정하고 재투자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울러 2001년 4월에는 아지무쵸에 ‘그린투어리즘추진과’가 신설됐다. 준코 우에다 사무국장은 “농촌민박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참가신청이 쇄도했고, 창구를 일원화할 필요가 생기자 연락조정업무는 아지무쵸가 담당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농박체험과 관련한 각종 이벤트도 연구회와 아지무쵸가 공동으로 개최해 금전적 지원을 받고있었다. 우에다 사무국장은 “이와 같은 철저한 민관파트너쉽이 지역민들에게 전해지면서 절대적인 신뢰관계가 형성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호에 계속>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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