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곡초 폐교에 ‘보령상상이룸교육센터’ 상상력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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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곡초 폐교에 ‘보령상상이룸교육센터’ 상상력 “쑥쑥”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2.07.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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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 폐교의 재발견, 문화예술이 꽃피다 〈7〉
보령시 주산면 정곡초 폐교를 활용해 특기적성교육장으로 개조한 보령상상이룸교육센터 전경.

충남지역에서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폐교된 학교는 11개 학교에 이르며, 지난 5월 1일 현재 충남도내 전체 폐교는 55개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폐교된 학교는 논산, 태안, 홍성, 청양, 공주, 보령, 부여 등 농촌학교로, 학생 수 감소가 가장 큰 이유다. 이렇게 학생이 줄어드는 농촌 지역의 경우 학생이 적어 모둠활동 등 교육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어 장상적인 교육이 어렵다는 게 교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충남도교육청관계자도 ‘전교생 30명 이하 학교의 경우 교육 여건이 열악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충남도교육청은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전교생 30명 이하 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통폐합 여부를 결정하고 있으며, 찬성이 60% 이상 집계되면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과 학교가 협의해 통폐합을 단행하고 있다고 전한다. 반면 신도심에 위치한 학교들은 과밀학급 문제가 대두되면서 학교 신설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대비되는 대목이다. 특히 충남 북부지역은 학급 당 학생 수가 33명을 넘는 등 포화 상태를 보이지만, 내륙권에선 학교 유지조차 어려울 정도로 학령인구가 감소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학교 건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연 인구감소로 학교 신설이 어려운 충남교육청의 고민이 깊어지는 까닭이다. 지난해 충남교육청이 충남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 감사 자료에 따르면 충남도내 15개 시·군의 초·중·고별 학생 수 25명 이상인 학급 수 집계 결과 천안 2230곳(103개교), 아산 1131곳(53개교), 당진 486곳(24개교), 서산 459곳(30개교) 등 서·북부권 4개 지역이 충남도내 전체 25명 이상 학급 수(5544곳)의 77.7%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 폐교활용 창의력 신장 프로그램 운영
이렇듯 학생 수가 줄어드는 학교는 통폐합 과정을 거쳐 폐교에 이르게 된다. 보령시의 경우도 폐교된 두 곳의 학교를 특기적성교육장으로 개조, 정규 교육과정에서 다루기 힘든 도자기 공예, 전통 악기배우기, 발명 교실 등을 운영,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뿐 아니라 폐교활용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난 1999년 폐교된 옛 창미초등학교는 보령교육청 특기적성교육센터로, 도자기 공예실·예절실·전시실·전통음악실·컴퓨터실을 완벽하게 구축하고 있다. 이에 보령교육청 관내 초·중학생들은 특기적성교육센터를 연중 방문해 생활 도자기 빚기, 전통 예절 배우기, 장구 배우기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학습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1992년에 폐교된 옛 정곡초등학교는 1997년도에 교육부와 특허청으로부터 1억여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실험과 공작기·교재 등을 구비 과학교육센터·발명공작교실로 활용돼 왔다. 정곡초등학교는 지난 1992년 2월 28일 주산초등학교로 통폐합됐고, 그해 3월 1일 자로 보령교육청 과학교육센터로 지정받았다. 1996년 보령교육청 발명·공작 교실 개관 이후 과학교육센터·발명 교실로 개칭한 것은 2005년 11월이다. 과학교육센터는 그동안 발명교육시범학교 공개 지원과 발명반 지도교사 일반연수 개설 운영, 발명과학영재학급 운영 등 학생과 교사들의 발명·과학 창의력 신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해 왔다.
 

지난해 7월 보령과학교육센터를 증축해 보령 상상이룸교육센터로 바꿔 개관식을 가졌다.

■ 보령교육청 상상이룸교육센터 개관
충남교육청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창의융합적 미래인재를 육성키 위해 충남형 메이커교육인 상상이룸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상상이룸교육은 메이커교육을 대신하는 순우리말 표현으로 학생들이 상상하고 생각한 것을 여러 가지 도구를 활용해 직접 설계하고, 만들고 공유하면서 창의력과 자신감, 문제해결 능력, 동료와의 공동체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보령교육지원청은 지난해 7월 5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의융합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보령상상이룸교육센터 개관식을 갖고 본격 출범했다. 보령상상이룸교육센터가 정곡에 자리 잡게 된 것은 충남 최초 과학발명센터였던 곳이라는 상징적인 의미와 함께 폐교활용, 주산 벚꽃길과 청정 보령댐의 아름다운 자연, 서천과 청양 등을 아우르는 서해안의 중심센터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이다. 로봇, VR, 드론, 코딩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춘 8실로 구성되어 있고, 각 실별 이름을 새솔, 나래, 라온 등 순우리말을 사용해 ‘상상한대로 꿈꾸는대로 미래를 열어간다는’ 비전을 담았다.

특히, 아주자동차대학에서 전기자동차를, 한국폴리텍대학 홍성캠퍼스에서 스마트제어 시스템과 로봇을, 한국수자원공사 보령지부에서 수직 정원을 기증해 주는 등 지역 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보령교육지원청은 지난해 충청남도교육청으로부터 공모 심사 결과 4차산업혁명교육 중점 교육지원청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공모 선정을 통해 ‘보령 배움터 참학력 미래인재교육(보령 참미인교육)’이라는 비전으로 1년 동안 다양하고 특성화된 4차 산업혁명교육 맞춤 교육생태계를 조성하고, 실천적 인공지능(AI)교육과정 운영과 학생, 학부모, 지역민이 다양한 4차 산업혁명교육 활동 참여를 통해 교육 주체로서 4차산업혁명 역량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보령교육지원청은 정곡과학교육센터(주산면 주산벚꽃로)를 충남교육청과 보령시청의 지원으로 31억 원을 들여 증개축공사를 진행, 새롭게 ‘보령상상이룸교육센터’를 개관했다.

■ 학생·학부모·교사 등 3가지의 프로그램
지난해 개관한 ‘보령상상이룸교육센터’는 학생·학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3가지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학생교육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1일 상상이룸수업이다. 1일 상상이룸수업은 보령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운영되는데, 수업은 나무를 이용해 조명을 만드는 목공수업과 다양한 폐자재를 이용해 자동차를 만들어 경주를 하는 새활용 수업, 3D프린터와 3D펜을 이용한 수업 등 총 3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상상이룸반 수업은 방과 후에 이뤄지는 수업으로 다양한 상상이룸의 주제를 연계성 있게 프로젝트 형식으로 이끌어나가는 수업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한 개의 반을 선정해 초급반 20시간, 중급반 12시간의 시간을 운영한다. 특히 한국발명진흥회를 중심으로 전국 각 시·도에 구성·운영되는 발명인재육성협의회의 충남협의회를 담당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 창의력 챔피언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창의력 챔피언대회는 학생들이 팀을 이뤄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면서 의사소통능력, 협동능력, 창의력 등 창의적 핵심역량을 키울 수 있다. 이 대회는 매년 초·중·고 학생들이 표현과제와 즉석 과제, 제작과제의 3가지 부문을 통해 학생 발명 의지와 발명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보령발명교육 경진대회도 운영하고 있다. 이 경진대회는 보령의 초·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제에 따른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발명아이디어 그리기 대회, 파스타면을 이용해 가장 무거운 무게를 버티는 창조적 구조물 대회, 주어진 조건 아래 새로운 발명품을 만드는 발명품대회의 3부문으로 진행된다. 정곡센터는 이 대회를 단순히 경쟁이라기보다는 발명을 위해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는 시간의 장을 만드는데 초점을 두고 운영 중이다.

보령교육지원청은 지난 4월 30일 보령상상이룸교육센터에서 관내 초·중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2022 보령의 봄, 하늘 품은 미래교육 한마당 드론 축제’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봄을 맞아 드론 체험활동을 통해 사고력과 집중력,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향상과 교육공동체의 참여를 통한 미래교육과 생태중심 환경교육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해 마련됐다.

미래교육 한마당 드론축제는 ‘상상한대로! 꿈꾸는대로! 미래를 열자!’를 주제로 드론팀(드론 축구, 드론 사진 촬영, VR체험 등), 하늘팀(글라이더 만들기), 봄팀(다양한 드론 미션과 게임)의 체험부스를 운영하고 방재 드론 시범, 실외 드론 전시와 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축제에 참여한 학생들은 드론 코딩도 배우고, 가족과 함께 드론으로 다양한 게임도 할 수 있어서 너무 재미를 느꼈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자녀와 함께 행사에 참여한 학부모들도 ‘드론에 대한 여러 가지 지식을 배울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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