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폐교, 주민을 위한 문화예술시설 활용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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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 폐교, 주민을 위한 문화예술시설 활용 눈길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2.08.0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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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 폐교의 재발견, 문화예술이 꽃피다 〈9〉
나주 봉황초교 옥산분교장이 ‘폐교를 지역민에게’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문화의 사각지대인 농어촌지역에 폐교를 지역문화센터로 활용
‘폐교를 지역민에게’사업·지역발전거점시설·특산품판매장 조성
미술관·섬진강문화예술체험학교 운영, 지역민·작가에 창작공간
사라실예술촌, 문화예술복지 서비스·광양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전국의 농어촌지역에 늘어나고 있는 폐교(廢校)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다. 도시화 물결을 따라 살기 편한 도시로 떠난 젊은층이 늘어나면서부터 나타난 현상 가운데 하나이다. 열악해진 농촌의 현실과 맞물린 교육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극복하려는 논의만 분분할 뿐, 좀처럼 실효성 있는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폐교를 지역의 새로운 문화 창구로 새롭게 단장시키려는 시도는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폐교시설을 지역의 문화시설로 육성·발전시키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교육지원청과 지역사회의 관계자들이 두루 참여하는 ‘폐교 운영협의회’ 등을 구성해 운영하는 지역도 늘고 있다고 한다. 

문화의 사각지대인 농어촌지역에 폐교를 지역문화센터로 활용하는 것은 대표적인 방법이다. 폐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까다로운 임대조건을 완화해 주는 것과 같은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폐교의 성공적인 재활용은 관련 기관의 고민뿐 아니라 지역사회 모두의 관심에 달려 있다. 

도시민들 사이에서는 잠시나마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쉬면서 전통과 문화·여가를 즐기려는 욕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점을 본다면 농촌이야말로 도시민들의 그 욕구를 채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선진국일수록 문화관광산업이 발전해 있고 이 가운데 농촌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남지역 폐교 707곳 중 28%에 해당하는 203곳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467곳(66%)은 경작지, 도로, 주택부지, 주차장 등으로 활용되고 33곳(5%)은 실습지로, 4곳(1%)은 학교림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향후 전체의 58%인 411곳은 대부하고, 21%인 152곳은 매각, 자체 활용(28곳·4%), 실습지(18곳·3%), 학교림(3곳·1%)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나머지 13%인 95곳은 향후 활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남도교육청은 방치된 폐교를 고쳐 지역민에게 돌려주는 사업을 수년째 이어오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학생이 떠난 전남지역 폐교가 주민 쉼터와 생태체험학습장, 문화예술 공간 등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섬이 많은 신안군의 경우 폐교를 사들여 박물관, 미술관 등 주민들을 위한 문화기반시설로 활용해 눈길을 끌고 있는 점에 주목할 일이다.
 

나주 봉황초교 옥산분교장 전경.

■ 나주옥산분교장‘폐교를 지역민에게’
전남도교육청은 올해 폐교 8곳을 ‘폐교를 지역민에게 시범운영 사업대상지’로 선정하고 주민들에게 개방한다. 

대상 폐교는 나주 봉황초등학교옥산분교장을 비롯해 △광양 진월초월길분교장 △고흥 송산초등학교 △영암 영암초학신분교장 △여수 거문초등학교 △영광 홍농초동명분교장 △해남 산이서초금호분교장 △진도 조도초동거차분교장 등이다. 

전남은 학생 수가 2003년 16만 4606명에서 2009년 13만 2503명, 2019년 9만 4991명 등으로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문을 닫은 학교는 실제 834곳에 이른다. 폐교는 자치단체나 개인, 또는 법인에 매각되거나 빌려주는 형식으로 넘겨진다. 하지만 교육 용도와는 다른 목적으로 쓰이거나 보수 유지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흉물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전남도교육청은 폐교 활용방안을 고민하다 공간 쉼터 사업을 시작했다. 일반에 매각된 636곳을 제외한 198곳을 마을 공동체를 위한 공간으로 개발한다. 우선 2024년까지 34곳을 지역 특색을 살린 지역주민들을 위한 쉼터로 꾸며 개방하기로 했다. 그동안 매각 또는 대부 위주로 진행됐던 폐교정책에서 탈피해 지역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폐교 활용모델을 개발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나주 봉황초교 옥산분교장.

‘폐교를 지역민에게’ 사업은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공감 쉼터 △온 가족이 함께하는 학생 체험 공간 △역사와 추억을 간직한 주민복지시설 △마을공동체 공공시설 지역발전 거점 등 4가지 주제로 나눠 추진한다.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공감 쉼터로는 광양 진월초월길분교장, 고흥 송산초가 선정돼 주민을 위한 쉼터와 체육시설로 조성된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학생 체험 공간으로는 나주 봉황초옥산분교장, 영암 영암초학신분교장이다. 이중 봉황초옥산분교장은 도시농업 복합문화공간과 도시체험 텃밭으로, 영암초학신분교장은 예술체험·창작공간 조성과 학생·지역 교육프로그램 체험장으로 만든다. 역사와 추억을 간직한 주민복지시설로는 여수 거문초, 영광 홍농초동명분교장이, 거문초는 역사관과 지역민 밴드연습실로, 홍농초동명분교장은 주민복지시설과 주민체육시설로 조성된다. 마을공동체 공공시설 지역발전 거점으로는 해남 산이서초금호분교장이 지역문화 체험장과 마을 정원으로, 진도 조도초동거차분교장은 지역발전 거점시설, 특산품 판매장으로 조성해 활용할 계획이다.
 

■ 광양·순천 폐교, 복합문화예술공간 탈바꿈
전남 순천과 구례 사이, 섬진강의 세 줄기가 만나는 황전면 용림마을의 황전북초등학교 용림분교장에 2015년 12월 ‘모긴미술관’(관장 이유정)을 개관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초등학교로 운영되던 순천 황전북초등학교 용림분교장은 인근 지역 학생 수가 줄면서 2011년 폐교를 했다. 폐교된 학교를 목인 전종주 호남대학교 서예과 교수가 임대해 2015년부터 리모델링하고 261평 규모의 2층 건물에 미술관으로 만들었다. 전 교수의 아호인 ‘목인’을 소리 나는 대로 써 ‘모긴미술관’을 탄생시켰다. 이유정 관장은 지역에서 활동했던 큐레이터다. 폐교 1층에는 학예실과 세미나실, 교육실을 갖췄으며, 2층에는 50여 평의 전시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컨테이너 형의 개별 동에는 8평 규모의 수장고와 레지던시가 위치하는 등 지역 미술관이지만 외형과 내부 모두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 자체 소장 작품 수는 150여 점이다. 
 

순천 황전북초교 용림분교장에 개관한 섬진강 문화예술체험학교와 ‘모긴미술관’.

모긴미술관은 전남도등록 사립미술관(전남 제39호 1종)으로 등록됐으며, ㈔한국사립미술관협회 소속의 미술관으로 ‘섬진강 문화예술체험학교’를 운영하면서 지역민을 위한 작가에게 창작공간과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사립미술관이지만 공익을 추구하는 미술관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각종 공모전 등도 개최하고 있다.

한편 광양읍 사곡리 용강초등학교 사곡분교는 2007학년도 광양시 초등학교 통학구역 결정에 따라 2007년 3월 1일자로 광양용강초등학교 사곡분교장을 폐교했으며, 본교인 광양용강초등학교로 통폐합됐다. 사곡초는 1935년 개교했으며 2007년 폐교됐다. 폐교된 학교는 몇 년간 방치되다가 광양시가 사곡초등학교 터를 5억 원에 매입, 사곡의 옛 이름인 ‘사라실’을 따 ‘사라실예술촌’을 조성했다. 광양시는 지역 예술작가와 시민들이 문화를 공감하고 교류하는 열린 공간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4년 사업비 22억 원을 들여 폐교한 광양읍 사곡초등학교를 활용해 지난 2016년 12월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인 ‘사라실예술촌’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부지 1만4409㎡에 지상 1층, 연면적 1286㎡ 규모로 8개의 창작실과 방문자 안내·판매소, 전시실, 체험실, 복합문화공간 등을 갖췄다. 광양시는 다양한 문화예술의 콘텐츠 개발과 인프라 구축으로 광양의 문화 랜드마크로 새롭게 변신했다.
 

광양 사곡초교 터에 조성된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사라실예술촌’.

사라실예술촌에서는 문화예술복지 서비스, 공연, 축제, 세미나, 강연 등을 진행하고 있다. 광양시와 광양읍을 잇는 중앙 거점의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성장하며 수혜자 중심의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라실예술촌은 ‘시민에게는 일상을, 예술가에게는 생활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확대하고,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생활도 돕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슬로건처럼 사라실예술촌에서는 일반 주민들과 지역의 예술가들이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역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보조하고 작업실을 지원하는 레지던시 사업,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문화예술 교육을 하는 청소년 문화예술 사업, 마을 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사라실 중심마을학교 사업 등이 있다. 이러한 콘텐츠는 예술촌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예술촌 공식 블로그에 이러한 사업들을 홍보,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예술인 창작레지던시 사업은 2017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남문화관광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예술촌에서는 매년 공모를 통해 5명의 입주작가를 모집하는데, 작품 활동 분야에 상관없이 예술인 누구나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작가로 선정되면 관사가 제공되며 월 50만 원의 창작활동비를 지원해 준다. 또 예술촌의 공간을 마음껏 활용해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입주 작가들의 전시회도 개최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라실예술촌.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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