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소재지, 옛 시골마을·고층아파트도시 ‘상전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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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소재지, 옛 시골마을·고층아파트도시 ‘상전벽해’
  • 취재|글·사진=한관우·한기원 기자
  • 승인 2022.09.0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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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마을공동체 스토리 〈4〉 - 홍북읍 대동리 대지동마을

홍주일보사는 충남미디어포럼과 2022년도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연합사업)의 지원을 받아  마을공동체의 의미와 가치, 역사와 문화, 함께 누리는 행복한 삶, 함께 만드는 희망이야기를 통해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고 내일을 톺아본다. 이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의 터전, 인간답게 살고 싶은 사람들, 행복하고 희망이 가득한 공동체 마을의 스토리를 홍주신문에 10회에 걸쳐 소개하고 영상으로도 담는다.  <편집자 주>

홍북읍 대지동 마을의 홍북농협에서 바라본 충남도청신도시의 고층아파트.

홍북읍(洪北邑)은 충청남도 홍성군의 3읍(홍성·광천·홍북읍) 8개 면 중 동북부에 있는 읍이다. 백제 때는 금주군에 속했으며, 신라 때는 해풍현에 속했고 고려 때는 홍주고을에 속했다. 조선 초엽에는 홍주군에 속했다가 조선 말엽에는 홍주군 치사면 지역이었다. 홍북읍의 소재지는 ‘대동리(大東里)’로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치사면(雉寺面)에 속한 동방리(東方里), 대지리(大池里), 갈산리(葛山里)의 각 일부를 병합해 ‘대지’와 ‘동방’의 이름을 따서 ‘대동리(大東里)’라 하고 홍북읍에 편입됐다. 현재 ‘대동리(大東里)’는 ‘대지동(大池洞)’과 ‘동방송(東方松)’의 2개의 행정리로 구성돼 있다.

홍북읍은 1989년 충청남도에 속했던 대전시가 대전광역시로 승격되면서, 대전광역시에 위치 했던 충청남도청의 이전 필요성이 제기된 지 20여 년 만인 2006년 2월 13일 충청남도청 이전지역으로 당시 홍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삽교읍 일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전지의 위치로는 홍북면 신경리 전체가 편입됐고, 상하리, 봉신리, 대동리의 일부 지역이 편입됐다. 삽교읍 지역은 신리 일부 지역과 목리 전체지역이 편입됐다. 편입면적은 총 995만㎡이며, 홍성군 지역이 6282㎡(63%)이고, 예산군 지역이 3668㎡(27%)이다.

편입지역의 원주민은 2008년 7월 주민등록 기준 전체 435세대 1172명으로 홍성군은 251세대 1172명이었다. 이렇게 홍북 땅에 충청남도청신도시를 건설하게 되면서 조상 대대로 살아왔던 주민들은 정든 고향을 떠나게 됐다. 당시 충남도청신도시에 편입된 ‘대동리(大東里)’의 자연마을로는 대지동의 새암골, 안역골, 윷골 등과 동방송의 물팽이로 전체 24세대 68명이 고향을 떠났다. 도청신도시 편입지역인 새암골은 동방송마을과 경계지점으로 안역골의 남서쪽에 있는 골짜기로 샘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위쪽으로 옛날 영풍농장이 있던 장고개의 골짜기와 경계를 이룬다.
 

홍북읍은 충청남도청소재지로, 충청남도청이 위치한 신경리를 중심으로 충남도청내포신도시가 조성됐다. 현재는 충남내포혁신도시로 지정된 상황이다. 신경리에는 홍북읍사무소내포출장소가 설치됐고, 2015년 3월 31일 내포신도시 주민복합지원센터가 준공됐다. 2017년 8월 1일 홍북읍으로 승격됐다.

홍북읍은 홍성읍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서쪽으로는 해발 381m의 용봉산을 경계로 예산군 덕산면, 북쪽으로는 예산군 삽교읍, 동으로는 예산군 응봉면, 남으로는 홍성읍과 금마면이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읍의 동부에는 삽교천이 가로질러 북쪽으로 흐르고 있고, 그 유역에는 비산비야의 기름진 농경지를 이루고 있다. 장항선철도와 나란히 예산 삽교와 홍성읍을 가로지르는 서해선고속철도가 막바지 공사 중에 있다.

홍북읍은 고려 말 명장 최영 장군과 조선시대 사육신 성삼문 선생이 태어난 애국과 충절의 고장이다. 특히 2012년 12월 충청남도청과 충남도의회 청사가 완공돼 이사를 마무리하고 홍북의 내포신도시로 이전함에 따라 충청남도의 행정중심도시로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 옛것과 고층아파트 즐비한 신도시 묘한 대조
이런 가운데 충남도청소재지인 홍북읍의 소재지인 대동리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동리는 대지동과 동방송으로 구성돼 있다. 홍성읍에서 북쪽으로 8~10㎞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홍성읍에서 예산군 덕산 방향으로 609번 지방도를 따라서 봉신사거리에서 직진하면 곧바로 충남도청내포신도시에 이르고, 우회전을 하면 신경리와 내덕리, 용산리를 지나면 대동리 동방송마을이고, 바로 대지동마을로 연결되면서 읍소재지에 이르게 된다.

대지동마을은 ‘한지미’라고도 불리고 있으며, 1반은 한지미, 두집메, 세집메로, 2반은 너더리, 당산재, 백절골로, 3반은 독골, 윷골, 안역골, 새암골로 불리는데 3반의 일부 지역은 충남도청내포신도시 조성으로 신도시구역에 포함됐다. ‘한지미’라는 지명은 옛날에 큰 연못이 있었다는 설과 청주한씨(淸州韓氏)가 많이 살아서 그렇게 불렸다는 설이 있다. 

대지동마을은 동방송마을의 서북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마을은 ‘거미형국’이라고 한다. 옛날엔 마을에 큰 연못이 있었다고 해서 ‘한지미’라고도 불렀다. ‘한지미’라고 불렸던 대동리의 대지동마을과 동방송마을의 경계에 위치한 ‘참새골’에는 ‘찬샘’이라고 불리는 샘이 1970년대까지도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한 가족의 가슴 아프게 애달픈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조선 세종 때의 일로 세종임금이 병을 고치기 위해 약수(藥水)를 찾아 다닐 때, 홍북 대동리마을의 큰 말 서북쪽에 자리한 ‘찬샘’도 궁중(宮中)에서 찾는 ‘약수터’로 지목 됐다. 그래서 한 때는 홍주고을에서 관원이 나와 샘을 지키기도 했다.
 

홍북읍 대동리 대지동마을 입구.

후에 세종임금이 청주(淸州) 약수 터에서 수양을 하면서부터 더 이상 궁중에서 ‘찬샘’을 찾지 않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찬샘’은 홍주고을에서 이름난 약수 터로 알려졌고, 주민들이 자주 찾아와 병을 고치곤 했다고 전한다. 옛날 ‘찬샘’ 건너편에 한 과댁이 남매(男妹)를 데리고 살았는데, 이들과 연관된 억울하고 애달픈 선비 가족의 사연이 애잔하게 전해지고 있다. 지금도 날씨가 구질구질한 날이면 ‘찬샘’에 충신이 때를 잘못 만나서 가족까지 비운에 간 여인의 넋이 되어 ‘찬샘’에 소복한 여인으로 나타났을 때는 모두가 우울해 한다는 사연속의 이야기다.

대지동마을은 8·15해방을 전후한 시기에는 70여 호 정도가 거주했는데, 청주한씨(淸州韓氏)가 30여호 정도로 가장 많은 편이었다. ‘홍성군 지명부’에 나타난 입향성씨(入鄕姓氏) 관계자료를 보면 ‘청주인 위열공 한란 후예가 안거(淸州人 威烈公 韓蘭 後裔가 安居)’라고 기록돼 있다.

청주한씨가 대지동에 살아온 지는 6대 정도로 추정되는데, 원래는 정난공파 일족이 살다가 중간에는 문정공파가 들어와 살았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정난공파와 문정공파의 두 파가 살고 있다고 한다. 또 영월엄씨, 김해김씨 등 많은 성씨들이 함께 마을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대지동마을에는 홍북의 관공서와 학교 등이 몰려 있다. 홍북읍사무소를 비롯해 홍북파출소, 홍북보건지소, 홍북농협, 홍북우체국, 홍북초등학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충남도청내포신도시에는 홍북읍내포출장소가 설치돼 있으며, 내포파출소와 소방서, 농협, 낙협, 새마을금고 등 행정지원기관과 은행권들이 분소를 운영하거나 아예 본소를 이전해 운영하고 있다.
 

홍북읍 대동리 대지동 마을에 있는 홍북초등학교.

한편 대지동마을에 있는 홍북초등학교는 1934년에 4년제 보통학교로 설립돼 개교한 이래, 1940년에 6년제로 개편됐으며, 1941년에는 홍북공립보통학교로 개칭됐다. 홍북공립보통학교는 산수분교와 상하분교를 두고 있다가 산수분교는 1949년 산수국민학교로, 상하분교는 1957년 용봉국민학교로 분리됐다. 이후 산수초등학교는 2007년 3월에 폐교돼 다시 홍북초등학교로 통폐합됐다. 홍북초등학교는 2021년 제84회 졸업생 12명을 배출하면서 총 551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홍북초등학교는 2020년 충남도청내포신도시로 이전·신설이 확정돼 교육부로부터 설립 승인을 받았고, 2021년 8월 교육부 2차 중앙투자심사에서 홍북초등학교에 대한 학교설립을 승인받아 2024년 3월 계획대로 문을 열게 된다. 홍북읍 공동주택 5119세대의 추가 분양으로 신경리 일원 중흥S클래스아파트 옆 1만3000㎡ 부지에 40학급, 1038명의 학생을 배치하는 규모로, 기존 홍북초등학교를 이전 신설할 예정이다. 이로써 충남혁신도시로 지정된 충남내포혁신도시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홍북읍행정복지센터 길 건너에는 찬반여론을 묶어둔 채 새 홍북읍청사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홍북읍 대동리 대지동마을은 읍소재지라기보다는 옛날 면 소재지 시절과 별반 차이가 없는 퇴락한 시골 농촌마을의 모습 그대로다. 읍소재지 뒤 서쪽 용봉산을 배경으로 고층아파트가 신기루처럼 펼쳐져 있는 풍광이 오히려 이채롭기까지 하다. 충남도청 이전과 함께 외지 인구가 유입되면서 한적했던 시골 농촌마을 면 소재지였던 홍북이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 속에 2017년 8월 홍북읍으로 승격됐다. 홍북은 지난 7월 말 현재 1만 1413세대에 2만 8973명이다. 홍성군 전체 인구는 9만 8705명으로 10만 명도 안 된다. 

홍북읍 소재지는 홍성읍에서 예산 삽교읍 방향으로 남북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 지방도로를 따라 옛날의 집이나 점포를 개보수한 식당과 구멍가게, 미용실, 다방, 공인중개사 사무실 등이 드문드문 형성돼 있으나 지나가는 사람들도 드물다. 하지만 이러한 옛것을 잘 살리는 일도 고층아파트가 즐비한 신도시에서 찾지 못하는 묘한 새로움을 오히려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홍북읍행정복지센터 앞 거리.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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