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세상, 사회적기업이 해법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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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세상, 사회적기업이 해법이다 -5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10.1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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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먹을거리’로 소비자와 더 가까이

사회적기업이 일자리 창출대책의 대안으로 각광받으면서 국가는 물론 지자체마다 사회적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양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지만 사회적기업이 우리의 사회적 문제해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척박한 토양에서 창업만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사회적기업의 부실이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가 따뜻한 선진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지는 사회적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지원체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전국 우수한 농어촌 사회적기업 사례를 소개하고, 어떻게 해야 농어촌 사회적기업이 대안경제의 하나로 올바르게 자리잡을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주민이 모두 주인인 마을기업…홍동면 ‘지역센터 마을활력소’
2. 나눔·공동체·친환경·일자리까지…청주 (주)생명살림 올리
3. 이웃에게 작은 희망을 돌려주는 사람들…시흥 작은자리 지역자활센터
4. 주문자와 생산자가 함께 먹는 ‘사회적 유통’…남원 새벽영농조합법인
5. 흙·농촌·환경 살리는 농업기업…괴산 ‘흙살림’
6. 계약재배·일자리 창출, 농촌재생 기여…강화 ‘콩세알’
7. 사회적기업의 정착을 위한 대안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충북 괴산 흙살림 이태근 회장


△ 이태근 회장


사회적기업 흙살림은 20여년 전 괴산미생물연구회로 시작해 올해 설립 21주년을 맞이했다. 단순히 농민운동 차원에서 출발한 연구소는 1996년 농림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후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999년 이후엔 흙살림이란 같은 이름 아래 사단법인과 주식회사로 나뉘어 유기농 사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흙살림은 그동안 해온 사업을 하는 곳으로 교육 및 출판, 농업 경영 컨설팅, 친환경 인증 사업을 한다. 2008년 말부터는 사회적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구성한 흙살림 영농사업단에서 농산물 생산과 판매도 하고 있다. (주)흙살림은 친환경농업 재배기술 연구·분석·개발, 친환경 농자재 생산·판매 사업을 한다.

지금은 전국적 조직으로 100명의 농민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회원도 1만여명이 넘는다. 매출액도 80억이 넘는 농업기업으로 2008년 7월 농업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흙살림의 이름으로 재배되고 있는 다양한 유기농 채소와 잡곡, 과수는 흙을 살리려는 사람들의 정성으로 맛있게 자라고 있다. 더불어 농촌에서 새로운 사회적기업의 모델을 만들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 흙을 살리는 농업이 우리 농업의 대안
흙은 생명의 근원이자 삶의 터전이며, 우리 농업의 바탕이라 굳게 믿고, 건강한 흙을 만드는 일에 한평생을 바치고 있는 흙살림 이태근 회장은 무엇보다 농촌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쌀값이 한 가마니에 15만원이다. 도시 사람 1인당 1년에 쌀 한 가마니를 먹는데 1년 쌀값이 15만원인 셈이다. 커피값은 아마 100만원 이상 될 거다. 쌀값이 이래서는 농민이 살 수 없다. 지금 농가당 경지 면적이 1만3200㎡(약 4000평)가 조금 넘는데 거기서 손에 쥐는 소득이 1년에 1000만원이 채 안 된다. 한 달에 100만원도 못 버는데 어떻게 농사를 짓겠나. 도시민이 땅에 대한 자각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들이 생산기반을 만들어줄 때 농촌에 희망이 있다”

이태근 회장은 지난달 1일 한국농업 발전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22회 일가상 농업부분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 회장은 “흙살림 연구소를 만들고 친환경인증기관을 설립하고 사회적기업 지정, 토종영농사업단 출범,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방식을 확대해 온 지난 30여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흙살림은 우리나라 농업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농업, 농촌, 농민을 위해 앞으로도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고자 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황금벼가 고개 숙인 완연한 가을이다. 오는 20일 괴산 토종연구소에서는 신선한 가을 날씨 속에서 땀방울을 흘리며 토종 벼베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흙살림 농장에서 체험을 함께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벼베기 행사에 참여하고 싶은 회원은 흙살림 토종연구소 농장으로 문의해 많은 도시민들이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흙살림 생활꾸러미


■ 유기농업의 즐거운 혁명 흙살림 생활꾸러미
‘흙살림 생활꾸러미’는 제철에 생산되는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농가로부터 들여와 회원 소비자들에게 곧바로 공급하는 상품이다. 흙살림은 2005년부터 소비자들이 찾아오는 매장과 직거래 장터를 꾸준히 운영해 오다 2010년부터 직거래 방식을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꾸러미 사업을 시작했다.

생활꾸러미를 받고자 하는 소비자는 흙살림 회원으로 가입해 회비를 납부하면 꾸러미를 매주 받을 수 있다. 소비자는 유기농산물을 직거래 구매함으로써 시중가격보다 싼 값에 안전한 농산물을 맛볼 수 있다. 또 단순한 거래를 넘어 농가와의 직거래를 통해 건강한 토양과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소비자에게는 건강한 식탁을, 회원 농가에는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다지도록 한다. 꾸러미에 담기는 농산물은 유기농 채소와 과일, 두부, 계란, 간식 등이다. 매주 혹은 격주, 월 1회 등 상품은 세 가지로 구성된다. 또 과일 꾸러미는 월 2회 회원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이태근 회장은 “우리 꾸러미의 특징은 생산자 중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생산자와 함께 일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목적. 이 목적으로 갖고 있는 기술을 토대로 흙과 환경과 농업을 살리려고 한다. 이게 목표이자 사명”이라고 말했다.

△ 함선녀 대리


흙살림 사업본부 함선녀 대리는 “도시와 농촌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유기체가 돼야 한다. 흙살림 회원 농가들이 수확한 농산물을 도시 신청자들에게 보내드리는 거다. 내용이야 마트에서 장보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생산한 농부를 일일이 소개하니 안심할 수 있고 제철에 나오는 걸 금방 받아먹을 수 있고 누군가 정성 들여 만든 꾸러미를 받는 기쁨도 있을 거고 반응이 꽤 좋다”고 밝혔다.

꾸러미는 흙살림과 생산농가와의 관계를 만들었다. 흙살림은 꾸러미 농가에 농자재를 공급한다. 나름대로 20년 동안의 성과가 있다. 생산자재, 농장 운영 경험, 교육 등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함 대리는 “흙살림 꾸러미는 생활꾸러미 외에도 작년부터 과일꾸러미를 개발해 상당히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대부분 제철 농산물 중심의 과일로 이뤄졌다. 흙살림은 꾸러미를 계속 진화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농약 농산물과 유기농산물을 공급하고, 친환경농산물을 만드는 꾸러미는 우리가 최초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흙살림 생활꾸러미’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마주하는 자리가 많이 생겨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소비자는 어떤 생산자가 어떻게 생산하는지를 알고 소비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생산자는 어떠한 소비자가 어떤 의식을 갖고 생산물을 소비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흙살림이 추구하는 가치이며 이러한 가치들이 꾸러미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20년간 흙살림을 이끌어온 사회적기업가 이태근 회장은 농사를 지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세상에 보여주고자 오늘도 흙과 씨름을 하고 있다.


△ 작업장에서 농산물을 포장하고 있다.




<이 취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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