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 지명역사 1000년, 기념사업 추진하자-3
상태바
'홍주' 지명역사 1000년, 기념사업 추진하자-3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04.05 13: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시, 지명역사 600년을 기념하는 이유

충청남도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도청소재지 홍성(홍주)과 예산의 도시브랜드의 핵심은 결국 홍주나 예산의 1000년이라는 유구한 지명역사를 제대로 살리는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시대, 지명과 역사는 곧 상품이며 브랜드이다. 본 기획보도를 통해 이제라도 충남도청소재지의 지명역사가 1000년이라는 사실을 명분으로 하는 각종 브랜드사업화 사업 구상과 실천이 구체화돼야 함을 역설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① 홍주 1000년의 의미와 시사점 
② 고양시, 600년 기념사업으로 도시를 마케팅하다 
③ 인천시, 지명역사 600년을 기념하는 이유 
④ 서천군은 현재진행형, "자치단체장의 의지 중요하다" 
⑤ 순천시, 지명 700년 기념사업으로 명품도시 꿈꾼다 
⑥ 홍주 1000년, 전통·현대 조화된 문화예술도시로 
⑦ 홍주 1000년 미래를 찾다



인천 정명 600주년…정신적 뿌리 되짚는다 

주(州)에서 산(山)·천(川)으로 바뀐 지자체 기념사업 잇따라 

 

 

 

 

▲ 1920년대 개화기 인천항 <사진 왼쪽>과 현재 인천항의 달라진 모습

 

 

 

 

 

"주(州)자 이름이 붙은 군·현의 지명은 모두 산(山)이나 천(川)으로 바꾸라."
조선 개국 뒤 1·2차 '왕자의 난'을 진압하고 조선의 3대 임금에 오른 태종은 중앙집권과 왕권 강화를 위해 1413년 지방제도를 개편했다. 고려시대 도성 주변이나 군사·경제적 요충지에 이름 붙은 군·현 60곳이 '주' 대신 '산'(25곳)이나 '천'(35곳)으로 바뀌었다. 인천·과천·춘천·울산·서산·익산 등 60여곳이 이렇게 새 이름을 얻었다.

올해로 정명 600돌을 맞은 지자체 가운데 경기 고양시와 포천시, 인천광역시, 경남 사천시 등이 주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기념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봉과 덕양(행주)이 합쳐 고양현이 된 고양시는 600년 사업 전담팀을 꾸리고 총예산 72억원을 들여 역사복원과 유적 발굴, 학술 편찬, 문화축제 등에 나서고 있다. 일산호수공원에는 15억9000만원을 들여 고양 600년 기념 디지털전시관이 들어선다. 고양시는 북한산성과, 산성안 누각 가운데 유일하게 사진과 초석이 남아 있는 '산영루'의 복원을 추진한다. 또 북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할 방침이다.

고려시대 '포주'로 불리던 포천시도 학술심포지엄과 포천학 연구총서 발행, 향토자료 전시회, 포천학 강좌 개설 등을 추진중이다. 최동원 포천시 학예연구사는 "삼국시대 고구려·백제·신라가 번갈아 차지하면서 다양한 문화가 접목된 포천은 조선시대 관북지역과 도성을 잇는 요충지로 이름이 높았던 곳이다. 과거 역사를 살펴보고 통일시대 비전 제시를 통해 군사도시란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역사인물 재조명 사업과 함께 인천의 역사를 '교류, 전쟁과 평화, 산업화' 등 세 가지 축에서 점검하며, 향후 지향할 가치를 담을 학술대회도 열 계획이다.

경남 사천시는 '시민의 종' 제작을 비롯해 사천 600년 역사 바로알기 유적탐방, 사천 경계 종주, 미래 비전 선포식, 600년 변천사 사진전, 사천 600주년 대동 한마당 등 기념행사를 각종 축제와 연계해 연중 개최할 방침이다. 이렇듯 여러 지자체들이 지명 600년 사업을 기념하는 이유는 지역주민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애향심과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대외적으로는 지역의 인지도를 높이며 브랜드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에 목적이 있다.


■ 민·관합동 TF팀 구성 2년 준비 
인천광역시도 올해 안으로 지명역사를 기념하는 대표적인 지자체 중 한 곳이다. 올해는 '인천(仁川)'이라는 이름이 역사에 등장한 지 600년 되는 해로써, 이른바 정명(定名) 600주년을 맞이했다. 인천은 서기 1413년, 조선 태종 13년 전국의 행정기구를 새롭게 정비할 때 생긴 이름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10월 28일, 시장 접견실에서 인천정명600년 기념사업계획(안)에 대해 보고회를 개최했다. 정명 600주년을 기념하자는 의견이 2011년 8월 경 첫 논의됐다고 하니 딱 1년여 만인 셈이다.

보고회는 그동안 인천정명600년 기념사업 민·관 합동 TF팀의 다섯 차례에 걸친 회의 결과를 종합 정리하고 인천정명600년이 되는 올해 사업계획안을 갖고 TF팀이 송영길 시장에게 보고하는 자리였다. 보고회에서 인천정명600년 기념사업의 목적은 미추홀 건국 2000년, 인천정명600년, 제물포 개항 130년에 즈음하여 인천시민들과 함께 인천의 역사를 돌이켜 보고, 인천의 정체성과 역동성을 재확인하는 한편 인천의 미래도시 비전을 대외적으로 알고, 재정난과 서해교전 등으로 위축된 인천시를 경제수도,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인천의 희망을 발견하는 시민 화합의 대제전으로 추진하고자 하는데 그 뜻이 있다고 발표했다.

기념사업의 주요 기획으로는 인천의 정신과 인천의 역사인물을 발굴해 내는 '인천 역사인물 재조명 사업', 인천의 역사를 교류, 평화, 산업화라는 세 축에서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천이 앞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를 담을 수 있는 '학술대회 개최', 인천의 역사 보존과 학문적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인천정명600년사 편찬', 인천의 정신을 대 내·외에 표명하기 위한 '저명인사 초청 릴레이 강연' 및 '인천정명 600년 선언'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시민과 함께 정명6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민참여 및 시민제안 행사로 '시민이 말하는 인천사, 인천사람, 인천이야 등을 공모하고, 시민들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과 물품 등을 발굴 전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시는 이와 함께 최근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은 죽산 조봉암 선생 재조명 및 기념사업을 위해 민간단체 중심으로 심포지엄을 비롯해 책자발간, 독립유공자 인정, 생가터 발굴 및 복원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보고회에 참석한 송영길 시장은 "정명600년 기념사업에 모든 시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인천의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퀴즈대회 등을 검토하여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 일회성 행사 배제 학술사업 주력 
인천시 정명600년 기념사업은 인천시청 문화재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세부사업들은 지난해 5월 14일 구성된 TF팀을 중심으로 시민, 유관기관, 문화예술온라인자문회의 등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됐다. 아울러 구체적인 각 사업의 실행은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소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인천영상위원회 △부평구 문화재단 △인천발전연구원 등이 분산·수행하는 방식이다. 시청 내 전담인력은 한 명 뿐이지만 위의 유관기관들이 사업에 적극 참여하기 때문에 사업추진에 인력문제로 인한 큰 어려움은 없다는 설명이다.

기념사업을 위해 순수하게 편성된 예산은 6억 4000만원이다. 일회성 행사사업은 최대한 배제하고 시사편찬과 학술대회 등 후세대에도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는 자료를 구축하는 학술·편찬사업에 대부분의 예산을 편성했다. 고양시의 경우<본지 270호 7면 참조>처럼 시에서 추진하는 기존 행사에 '정명 기념사업' 타이틀을 덧붙여 홍보하는 방식을 차용했기에 별도의 홍보예산은 수립하지 않았다.

한편, 인천시는 이번 정명 600년 기념사업을 통해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돼 왔던 낮은 지역정체성 회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은 항구를 끼고 있는 지역의 특성상 외지유입인구의 비율이 특히 높은 편이다. 시청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인천항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띈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내려 온 특성이다. 충청과 호남 지역으로부터의 유입인구 비율이 60% 이상이고, 6·25 전쟁 이전부터 거주한 인천토박이의 비율이 굉장히 희박한 지역의 특성상 인천에 대한 지역민의 애향심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인천시는 인천정명 60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인천시민들의 인천시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인천을 고향으로 여기는 애향심을 드높이는 계기로 삼는 다는 방침이다.

기념사업 기획안 수립을 담당했던 인천시청 문화재과 곽병주 주무관은 "'정명 600년'은 '서울시 정도 600년'에 필적하는 의의가 있다. '인천도호부'로 출범한 우리 고장이 강화, 부평, 계양을 포용해 오늘날 국내 제2위의 도시, 동북아의 허브로 발전해 가고 있는 사실이 그를 잘 말해 준다"며, "'정명 600년 기념사업'은 지역사적 성취를 기리는 동시에 희박한 정체성과 애향심을 제고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