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천시 한수면 충주호 수몰 이전인 1985년 인구 4000명 넘어
수몰 이후 1986년 1696명으로 급감, 올해 6월 말 기준 657명
면 소재지 송계리 383명, 역리·북노리 0·복평리 2·한천리 4명
주민들 “10년 뒤 한수면이 지도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
충북 제천시 한수면(寒水面)은 제천시 행정구역 1읍 7면 9개 동의 하나로 고구려 시대에는 사열이현(沙烈伊縣=청풍) 일부에 속했으며, 신라 때에는 면내 탄지리에 부곡을 설치한 바 있다. 고구려 때는 황강원(黃江院)과 역(驛), 동창(東倉-송계리), 서창(西倉-서창리)을 뒀다. 근세조선 때에는 청풍군(淸風郡) 서쪽에 있으므로 원서면(遠西面)이라 해 복평(洑坪), 노탄(蘆灘), 역리(驛里), 한천(寒泉), 서창(西倉), 덕곡(德谷), 황강(黃江), 증산(甑山), 월악(月岳)의 9개 리를 관할했다. 1914년 군면 폐합에 따라 충주군(忠州郡) 덕산면(德山面)의 송계리(松界里)를 편입하면서 증산, 월악 2개 리를 덕산면에 넘겨줬다. 황강리에 소재한 한수재(寒水齋-권상하 선생 등을 모신 사당)의 이름을 따서 한수면이라 해 제천군에 편입하고 서창(西倉), 황강(黃江), 한천(寒泉), 역리(驛里), 북노(北老), 상노(上老), 덕곡(德谷), 탄지(炭枝), 복평(洑坪), 송계(松界)의 10개 리로 개편 관할했다. 1929년 10월 14일 수하면(水下面)의 호운(好雲), 한암(咸岩), 명오(鳴梧), 사기(沙器), 서운(瑞雲), 포탄(浦灘)의 6개 리를 편입해 16개 리가 됐다. 동쪽은 덕산면과 청풍면, 서쪽은 충주시 살미면, 남쪽은 충주시 상모면, 북쪽은 청풍면과 충주시 동량면에 접하고 있으며, 1980년 4월 1일 제천읍의 시 승격에 따라 제원군 한수면이 됐다. 1985년 충주댐 건설로 16개 리, 13.42㎢가 수몰되면서 면 소재지를 송계리로 옮겼다. 당시 949세대, 4058명이 정든 고향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1987년 1월 1일 수몰 지역인 사기, 명오, 서운, 포탄, 함암, 호운 등 6개 리가 충주시(당시 중원군)로 편입돼 송계1~4리와 탄지, 덕곡 등 6개 리만 남게 됐다. 지난 1991년 제원군을 제천군으로 개칭함에 따라 제천군 한수면이 됐다가 1995년 1월 1일 시·군 통폐합에 따라 제천시 한수면이 됐다.
한수면은 제천 시내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 있으며, 오히려 충주 시내가 훨씬 가깝다. 충주역까지는 30km가량, 제천역에서 송계리 최하단까지는 60km가 넘게 떨어져 있다.
■ 충청북도 127개 면 중 인구 최저 ‘한수면’
제천시 인구는 올해(2025년) 6월 말 기준 12만 8610명이었으나 한 달이 지난 7월 31일 기준 총인구수는 12만 8198명(남자 6만 4657명, 여자 6만 3541명)으로 한 달 새 412명이 줄었다. 세대 당 인구는 1.93명, 남녀 비율은 1.02다. 65세 이상 노령층 인구가 30%를 넘는다.
한수면의 인구는 지난해(2024년) 6월 기준 656명으로 이는 1998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제천시의 읍·면·동 중에서 인구 1000명이 무너진 면이 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657명으로 65세 이상 고령층이 절반(308명)을 차지하고 있으며, 19세 미만은 단 2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면 전체 평균연령은 60.2세가 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수면은 충청북도 127개 면(面) 중 인구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학교, 마트, 약국은 물론 일상 편의시설 자체가 거의 사라진, ‘생활의 사막화’ 상태다. 반경 7km 이내에 병원, 음식점, 약국 등 필수 시설이 전무해 주민들이 장거리 이동에 의존하는 매우 열악한 생활환경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주민들은 “10년 뒤 한수면이 지도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걱정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수면(寒水面)은 10개 리로 전체 인구는 657명이며, 10개 리 중에 2개 마을이 ‘인구 0명’으로 사실 마을이 없어진 셈이다. 복평리의 경우도 한 가구에 2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한천리의 경우도 3가구에 4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음으로 황강리 마을이 10명(7가구), 상노리마을이 15명(14가구), 서창리마을에 24명(15가구)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탄지리 마을에는 108명(70세대), 덕곡리 마을에 115명(69세대)이 살고 있어 100명이 넘는 마을이며, 면 소재지인 송계리에 383명(234세대)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수면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308명으로 고령화율이 46%를 넘어서고 있다. 신생아 출생은 수년간 없는 실정이다.
충북 제천시의 남쪽에 위치한 한수면의 면 소재지는 송계리이다. 남한강 지류인 달천이 면 중앙부에 위치하는 탄기리(炭技里)와 복평리(伏坪里)의 경계를 흐르고 있어 면이 남·북으로 분리된다. 남부는 산지가 많고 중앙부를 북류하는 달천의 지류가 있으나 산간계곡을 흐르는 하천이기 때문에 평야는 거의 없다. 북부는 북동부에서 남류하다가 서쪽으로 흐르는 남한강 줄기에 의해 ‘역리(驛里)’와 ‘황강리(黃江里)’를 경계로 양분된다. 이곳 일대에는 넓은 평야가 형성돼 있다. 현재 황강리, 서창리, 덕곡리, 한천리, 역리, 북노리, 상노리, 탄지리, 복평리, 송계리등의 10개 법정리를 관할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과거(1985년) 충주댐 건설로 인해 고향 땅의 수몰 영향 등으로 인한 인구 급감과 이후 경제 기반의 약화로 더욱 악화됐다”며 “정말이지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10년 안에 어쩌면 한수면이 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내비치면서 “지금은 주민들 대부분이 월악산을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음식이나 물건을 팔아 생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충청북도의 면 단위 중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인 한수면은 1985년 충주댐 건설로 19개 마을 중 16곳의 마을이 수몰되는 아픔을 겪은 곳이다. 수몰 이전 4000여 명이 넘던 인구는 수몰로 너도나도 고향을 떠나면서 1986년 1696명으로 급감했다. 이때 여러 마을에 흩어져 살았던 수몰민들이 모여 새로 만든 곳이 송계리다. 송계리는 현재 면 소재지로 한수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인데, 현재 383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 충주호로 대부분 수몰, 주민 4000명 떠나
한수면은 제천시 남서쪽 끝에 있는 면으로 월악산국립공원이 있다. 충주호와 월악산 덕분에 오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송계계곡과 덕주사 등의 관광지가 있으며 충주시 살미면, 수안보면과 접하고 있다. 과거에는 제천군 남부에 소재해있던 청풍군에 속했다.
이름의 유래는 황강영당(黃江影堂), 한수재(寒水齋)이다. 송시열(1607~1689)의 제자인 수암(遂庵) 권상하(權尙夏, 1641~1721)를 받드는 서원으로 1726년 창건돼 1727년 사액된 서원이었으나 1871년 서원 철폐령에 따라 영당이 됐다. 이름에 맞게 본래는 황강리에 있었으나 충주호에 수몰돼 송계리로 이전했다. 본래 북부지역에 민가가 많았으나 충주호로 대부분이 수몰돼 인구가 많이 줄었다. 19개 마을 중 16개 마을이 수몰됐고 4000여 명이 이주하면서 거의 면 자체가 궤멸될 정도였다는 것이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이다.
한수면은 제천시 면 중에서도 가장 인구가 적고, 행안부의 인구 현황에서 보듯이 면 인구가 최저인 면으로 전국 10위권에 들 정도이다. 충청북도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면이기도 하다.
충주호 이북의 6개 리(사기리, 명오리, 서운리, 포탄리, 함암리, 호운리)는 1929년 수하면에서 한수면으로 넘어왔으나 충주호로 갈리면서 1987년 충주시 동량면으로 넘어갔다. 이들은 현재 충주시에서 지등로를 통해 길이 이어지고 있다. 명오리와 호운리는 완전히 수몰돼 충주시에서도 ‘길이 없는 마을이 됐다’고 전한다.
한수면 소재지인 송계리는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주민들을 만나기가 힘들 정도다. 아예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를 일이다. 주변의 낡은 건물의 상가에는 ‘매매’를 알리는 공인중개사무실의 현수막이 보인다.
빈집들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드문드문 보이는 음식점도 문이 닫혀 있는 곳이 많다. 실제로 영업을 하는 곳인지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다. 물어볼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현관문이나 창문 등을 통해 확인해 보고 짐작으로 추정해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마을의 현실 상황이다.
송계리마을 길에서 만난 한 노인은 “소재지인 송계리마을에 한 300명 산다는데, 실제로는 그도 안돼”라며 “젊은이들이 다 나가고 웁써, 아이 울음소리 들은 지가 언제인지 물러”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노인은 “우리 같은 노인이 절반도 훨씬 넘어, 늙은이들 뿐여”라는 절규 같은 외마디 말이 뇌리를 파고든다. 실제로 한수면의 고령 인구는 46%를 넘는다.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미디어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