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관우 본지 발행인, 유럽의 지역신문을 가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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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관우 본지 발행인, 유럽의 지역신문을 가다 ②
  • 한관우 발행인
  • 승인 2013.07.0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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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뒤셀도르프

 

▲ 독일에서는 PDF(월 구독료 16유로) 독자도 ABC협회(독일IVW) 에서 유가부수로 인정해준다.


"좋은 가정교육은 지역신문 읽는데서 출발" 

신문 활용한 청소년 교육 활성
독자 95%가 신문 정기구독
다양한 지역정보 전달 생명력 

 

"좋은 가정교육은 지역신문 읽는데서 출발" 독일의 신문사 방문을 통해 가장 먼저 귀에 번쩍 들어오는 소리가 있었다. 독일에서는 "가장 좋은 가정교육은 아침에 신문을 읽는 가족이다. 좋은 가정교육의 기본은 지역신문을 읽는데서 출발한다. 신문을 읽지 않는 가정은 자식의 교육을 포기한 가정이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연유에서 신문을 활용한 교육이 활발하고 신문을 교육의 교재로 활용하며 청소년판 지면을 제공한다는 점에 감명 받았다. 또 청소년들이 신문을 구독할 때에는 구독료를 대폭할인 해 준다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 자녀의 이름으로 구독신청을 해주고 교육을 위해 지역신문을 구독해 읽는 독일가정의 교육관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

특히 독일에서 가정교육의 중심에는 '지역신문을 읽지 않는 가정은 교육을 포기한 가정'이라는 전제가 따르는 만큼 지역신문을 활용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학교의 교육현장에서 실행되고 지역 신문이 교육의 중심교재가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당연히 지역신문들은 청소년과 학생들을 위한 지면을 제공해야 한다는 신문사 나름의 철학이 신문편집 방향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또 청소년들과 학생들이 신문에 글을 쓰고 신문을 구독하며 이를 위해 구독료를 대폭 할인해 주는 제도적 뒷받침은 우리나라의 신문사들도 주목할 일이다.

또 하나 독일에서는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독일 헌법이 보장한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것이 보장되려면 누구나 기자가 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대학졸업 이후에 별도의 기자교육을 받아야 한다.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대학졸업 이후 2년간의 견습 교육을 받는 것인데 전공은 관계치 않는다. 이들은 단체협약에 따라서 신문협회 노사협의에 따른 4대 보험을 포함한 급여를 받고 30일간 연간휴가도 보장된다. 초기엔 일반적인 세일즈맨보다 더 많이 받는다. 하지만 대학졸업이후 견습기자가 되는 경우에는 평균 나이가 30대가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기자학교에서 교육을 받고(통상 18개월에서 24개월), 견습 기자가 되는 것으로 이 경우에는 1년만 교육시킨다고 한다. 기자학교 출신은 21~22세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발행되는 신문인 베스트도이체차이퉁(Westdeutsche Zeitung)의 경우 최근에 콘텐츠생산과 제작기자를 분리하고 있다고 한다. 콘텐츠기자는 고급기사를 쓰는 역할을 하고 제작기자는 종이신문, 온라인신문, 모바일신문에 맞춰 신문기사를 배치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처럼 취재, 사진, 글쓰기, 편집, 레이아웃, 동영상 등 담당기자가 따로 있지 않고 모두 할 줄 알아야 기자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편집의 경우도 모두가 해야 하는데 매뉴얼화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결국 만드는 이(제작기자)와 글쓰는 이(콘텐츠기자)로 나뉜다고 한다.
 

▲ 베스트도이체 차이퉁 마틴 포글러 편집국장.

이러한 현실에서 '신문=반드시 종이여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신문은 계속 존재하고 유통될 것이며 정보를 실어 나르는 매개체로 남아 있을 것이다. 기자는 계속해 신문의 정보를 생산해 낼 것이고 종이신문은 없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신문은 유지될 것이다. 다만 비싼 구독료를 내고 보게 될 것이다'라는 말에 그래도 종이신문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종이신문은 없어지지 않고 어떠한 형태로든 존재할 것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형태로 제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이유다. 이러한 신문의 경쟁력은 역시 지역정보라는 것이다. 지역정보의 경쟁력은 다양한 지역의 정보가 지역의 사람들에게 전달된다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지역신문의 생명력이라는 것이다.

지역신문에 있어 독일과 한국의 차이가 있다면 아마도 95%가 정기구독을 한다는 점이다. 특히 신문기업은 대부분 가족기업으로 가족이 신문을 보는 구조다. 고령독자의 구독을 가족 중에서 다시 승계하는 방식이다. 연간 독자 유독률이 10%정도로, 7%정도는 신규독자로 충원되고, 나머지 3%는 자연감소 되는 형태라고 한다. 독일은 전국신문이 지역신문보다 더 많고, 보급률도 앞선다고 한다. 신문사 가운데 독자적인 종합편집국을 갖춘 신문사가 100여개이다. 독일에서는 2만부정도면 자생력을 갖고 독자적인 종합편집국을 운영하면서 양질의 신문을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이 된다고 한다.

독일신문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신문독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역신문의 독자충성도는 매우 높은 편인데, 독자는 대부분 나이가 많고 젊은 독자들은 충성도가 낮다고 한다. 하지만 좋은 집안일수록 충성도가 높고, 좋은 집안일수록 젊은 층의 독자 승계률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이러한 가족이 줄어드는 추세이다. 관공서는 디지털구독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벌크판매는 없다는 것도 주목할 일이다. 관공서라도 구독료를 정상적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미난 것은 독일의 독자들은 몇 년간 월간구독료를 70센트로 올린 후 2년 전 80센트, 다시 2유로, 올해 1유로 70센트를 올렸지만 독자의 유동률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하나의 변칙을 알려드리면, 독자구독료 인상은 11개월에 한 번씩 한다. 그래야 독자들이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독일에서는 아직도 정보는 유료로 본다는 독자의 인식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독일의 대부분 신문도 운영과 현실적인 면에서는 비슷한 실정이었다.



125년 역사… 17개 지역판 발행 

■ 베스트도이체차이퉁 


베스트도이체차이퉁의 마틴 포글러(Martin Vogler) 편집국장의 설명에 의하면 이 신문은 뒤셀도르프와 크레펠트, 부퍼탈을 주무대로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1일 판매부수는 15만8000부이다. 특히 졸링엔(Songlingen)에서는 졸리어차이퉁(Solinger Zeitung), 렘샤이트(Remscheid)에서는 렘샤이터 게네랄-안차이거(Remscheider General-Anzeiger)를 발행하고 있다.

뒤셀도르프는 라인니쉐 포스트(Rheinische Post)와 베스트도이체차이퉁, 노이에 루어 차이퉁(Neue Ruhrzeitung), 벨트 암 콤팍트 지역판(지역면 5개지면), 빌트 지역판, 엑스프레스(WDZ에서 발행)등 6개의 일간신문이 경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라인니쉐 포스트와 베스트도이체차이퉁이 중요한 2개의 지역일간신문이다. 모든 국가가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최근 판매부수 감소와 광고 감소로 신문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컨대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가 전국지에서 지역지로 전환했고, 파이낸션타임즈 독일판은 폐간되었다고 한다.

베스트도이체차이퉁은 뒤셀도르프지역에서 60%, 부퍼탈에서 40% 정도 판매된다고 한다. 주 활동무대인 뒤셀도르프는 쾨니히스알레(Koenigsallee)라는 명품쇼핑가가 있어서, 이곳에는 유럽을 비롯하여 다양한 곳에서 손님이 찾아오고 있다. 그래서 작은 파리라고 불린다. 반면 부퍼탈은 본래 공업도시인데, 최근에는 공동화현상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 도심에서 공장이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상당수의 인구가 외곽이나 다른 도시로 빠져나갔다.

반면 남아있는 인구의 상당수는 외국인이주민이다. 결국 독일어로 신문을 읽지 않는 외국인노동자만 도심에 남으면서 독자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문제는 한국도 겪고 있거나 겪게 될 것이다. 베스트도이체차이퉁은 부퍼탈에서 시장점유율 100%이고, 크레펠트(인구 25만명)에서 70%를 차지한다. 전체적으로 3개의 제호로 17개의 지역판이 발행되고 있다. 신문은 정기구독이 95%, 가판이 5%를 차지한다. 자매지인 엑스프레스(Express) 뒤셀도르프판은 가판신문으로 대중일간지이다. 베스트도이체차이퉁의 역사는 125년이 됐는데, 부퍼탈에서 발행되던 게네랄 안차이거, 뒤셀도르프에서 발행되었던 뒤셀도르퍼 나흐리히텐, 크레펠터차이퉁을 합쳤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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