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공동 시설로 골치 아픈 분뇨처리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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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공동 시설로 골치 아픈 분뇨처리 '해방'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09.0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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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축산 앞당기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③

남원시 에코바이오영농조합법인

 

▲ 남원시 에코바이오영농조합의 가축분뇨공동자원화 시설 내 액비발효장 전경.




미생물 발효 액비 3만여t 생산
연간 6억 화학비료 절감 효과
골프장에 유상판매 수입 짭짤 


금년 1월 1일 기준으로 가축분뇨에 대한 해양배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전국의 축산농가들이 가축분뇨 배출과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농가가 개별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는 등 상대적으로 액비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홍성군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양돈농가 대부분은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자가 처리로 배출하고 있어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는 실정이다. 또 올해 안에 가축분뇨공동자원화 시설이 문을 열 예정이지만 가축분뇨 발생량이 하루 2400여t에 이르는 홍성군의 규모에 비해 공동자원화 시설은 1일 70여t만을 처리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시설확충이 요구되고 있다.

반면 애물단지인 가축분뇨를 보물단지로 둔갑시켜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곳도 있다. 전북 남원시 운봉읍에 소재한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인 에코바이오영농조합법인은 축산분뇨를 원료로 하여 미생물 발효 액비 3만8000t을 생산해 운봉읍 경종농가 950ha에 무상으로 공급함으로써 연간 6억여 원의 화학비료 절감 효과를 가져 오고 있다.

에코바이오영농조합법인은 2009년 전북 남원 지리산 인근 양돈농가들이 국고지원을 받아 설치한 공동자원화시설이다. 총사업비 30억원 중 24억원을 국고·지방비에서 지원받았으며 자부담금 6억7000만원은 농가들이 출연했다. 상주직원 9명을 귀농인 4명과 현지인 5명으로 구성해 지역농가와의 융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부터 액비를 사용해 생산된 지역우수농산물을 지역명품으로 개발, 판매하고 있다.

 

 

 

 

 

▲ 에코바이오영농조합 자원화시설 전경.

 

 


운봉읍 일대에서 액비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도 2012년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인 에코바이오영농조합법인이 본격 가동되면서부터다. 초기에는 냄새나 혐오시설 설치 등에 대한 민원이 있기도 했지만 양돈농가의 분뇨처리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고 특히 액비가 농작물생육과 품질향상에 탁월하다는 사실이 검증되면서 이제는 지역 우수농산물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시설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남원시 농업기술센터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볏짚을 수거한 논에 땅심 보전을 위해서는 숙성된 돈분 퇴비와 질소 농도가 0.3%인 액비 2t을 모내기 20일 전에 3년간 넣어주면 넣지 않은 토양에 비해 유기물 함량이 23% 정도 증가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질소함량이 낮은 가축분뇨 액비와 유기물이 많은 녹비작물을 함께 사용하면 토양의 비옥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작물의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축산농가의 최대 고민거리인 축산분뇨를 저렴한 가격으로 수거, 처리하고, 자체 시설에서 미생물과 산소를 이용하여 발효를 시켜 주변 경종농가에 무상으로 살포함으로써 자연 순환 농업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액비의 품질 향상과 성분 균질화를 위해 행정과 업체 간의 노력 끝에 축산분뇨의 냄새로 인한 수많은 민원에서 발효액비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으로 바뀌었고 그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또 다른 도약의 발판이 될 사안이 이루어졌다. 이들 지역에서 액비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주민들이 액비의 효능에 대해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료값을 대폭 줄여 경영비를 줄일 수 있고 쌀·시설채소 등 농작물의 품질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해를 거듭할수록 실감하면서 어느 누구도 액비 사용에 반대하지 않고 있다. 주촌리 이장 김정배 씨는 "마을주민 27농가 모두가 빠짐없이 액비시비에 찬성해 마을 들녘 전역에 액비를 뿌리고 있다"며 "액비를 쓰기 시작하면서 마을에서만 한해 600만~700만원 상당의 비료구입비가 절감되는 데다 고품질 벼 생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하우스 5동을 운영하며 상추를 재배하고 있는 운봉읍 지역의 한 주민도 "처음에는 선뜻 내키지 않았지만 사용 후 상추 생육과 생산량 증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지난해 도매시장에서 1등 가격을 거의 놓치지 않고 받아낼 정도로 품질이 뛰어났고 수확기간도 보름 이상 더 연장돼 소득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분뇨처리시설에 인접한 신기리의 한 주민은 "처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만 이뤄진다면 액비만큼 효능이 뛰어난 비료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영수 법인 대표이사는 "공동자원화시설 운영으로 '지리산 고원흑돈'을 생산하는 지역 양돈농가는 분뇨처리 문제에서 완전히 해방되고 해를 거듭할수록 벼나 시설재배 농가들의 호응이 높아져 지금은 살포 장비가 부족해 액비를 처리하지 못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가들이 액비를 믿고 쓸 수 있게 수시로 액비 성분 분석과 토양진단을 실시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한다는 차원에서 지역장학금 사업과 청소년돕기 사업도 꾸준히 벌여오고 있다"고 밝혔다. 

천연발효액비의 뛰어난 효능이 입증되면서 에코바이오영농조합에서 생산되는 액비는 최근 인근 지역 골프장에도 공급되고 있다. 남원시에 따르면 에코바이오영농조합법인은 지난 6월 5일 장수군 계남면 소재의 한 골프장과 업무협약을 맺고 천연 발효 액비를 t당 3500원의 유상공급 계약을 맺었다. 대략 1일 당 액비이송차량 2대분(30t)의 액비를 1차로 이송하여 살포하고 있으며 연간 약500t의 액비를 공급하기로 하고 매년 늘려 나가기로 했다.

해당 골프장의 관계자는 "사전에 자체 실험을 통하여 액비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계약을 추진하게 되었으며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천연발효 액비를 사용함으로써 주변 환경오염 방지방지 뿐만 아니라 화학비료 절감효과와 골프장 이용자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남원시는 우량 액비의 농경지 환원으로 자연순환농업 활성화를 위해 에코바이오영농조합법인을 통한 자원화시설 외에도 액비유통센터 3개소 설치, 2371㏊에 액비 살포, 액비저장조 185기 설치 등에 사업비 72억1900만원을 지원한다.

아울러 액비유통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는 액비저장조 외 4개 사업에 7억5600만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예산 확보에 힘쓰고 있다. 남원시 관계자는 "홍성군의 경우 전국적으로 돼지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곳이니만큼 분뇨처리를 위한 자원화시설 확충이 시급해 보인다"며 "전라도 일부지역에서는 자원화시설을 가동하고 싶어도 분뇨가 부족해 문을 닫는 곳이 생기는데 홍성에서는 풍부한 자원이 담보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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