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분으로 재생에너지 생산… 선진축산 앞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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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분으로 재생에너지 생산… 선진축산 앞당겨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09.1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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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축산 앞당기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④

청양군 여양농장

 

▲ 여양농장 최명복 대표가 농장내 바이오가스플랜트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국내 첫 바이오가스 플랜트 설비
1일 960kw 전기판매 고소득
연간 1억여원 분뇨처리비 절감 

축분으로 재생에너지 생산… 선진축산 앞당겨

 

축분으로 재생에너지 생산… 선진축산 앞당겨

 

가축분뇨에서 대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가스 플랜트에 주목할 때다. 가축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의 바이오가스화는 기후온난화 방지, 온실가스 저감, 화석연료 대체라는 환경·에너지 정책과 동반해 EU, 일본 등지에서 널리 보급되고 있는 기술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고유가 시대를 맞이하면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농업분야에서는 시설원예하우스, 축사 등에서 사용하는 농업용 에너지 절감 및 대체 에너지 확보를 위한 연구와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농축산업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매스는 농촌지역에서 쉽게 조달할 수 있으며 바이오가스 처리 시 폐기물계 바이오매스 감량화와 대체 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축분뇨와 같은 축산 바이오매스는 2012년 추산 하루에 20만여t이 발생되고 있다. 축종별로는 돼지에 의한 가축분뇨 발생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되며 전체 발생량의 55.6%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농식품부는 지난 2007년 이래 기획연구 과제를 통해 축산농가형 바이오가스화 시설 실증화 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환경부는 2008년 '폐기물 에너지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2012년까지 가축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를 병합 소화하는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확충했다. 이 시설확충 사업을 통해 현재 정읍, 무주, 고창 등지에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 시설이 들어섰으며 사업 초기인 2007년에 홍성군과 인접한 청양군에도 개별 농가에서 바이오가스를 설치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2013년 현재 전국적으로 축산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화 사업은 기술력, 관리인력 부재 등으로 퇴보화 단계에 있다. 시설건립에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지만 정교한 시설을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 시설 운용 4~5년 후가 되면 대다수 바이오가스 생산 시설의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
때문에 청양군 장승리에 위치한 '여양농장'의 사례는 국내 축산분뇨 바이오가스화 시설의 확충을 위해 선진사례로 챙겨봐야 할 모범으로 손꼽힌다.
 

▲ 바이오가스가 대부분 빠져나가고 액비 상태로 남은 분뇨.


최명복 여양농장 대표는 시설 초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시설을 가동시키며 가축분뇨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다. 또한 자체적으로 고급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독일 등 선진 축산국으로 유학을 다니는 등 바이오가스화 시설의 전도사로도 유명하다.
여양농장에는 신재생에너지 전문업체인 유니슨이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설립한 바이오가스 플랜트가 있다. 4000마리가량의 돼지를 키우는 농장인 동시에 미래 신재생에너지 생산 메카인 셈이다.
총 13억9500만원(국비 10억원, 자부담 3억9500만원)이 투입된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은 돼지분뇨를 발효, 활성화 시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이 바이오가스의 압력과 열은 모터를 움직여 전기를 생산하다.

돼지 4000마리에 하루 분뇨 발생량 20t인 여양농장의 경우 1일 960kw의 전기를 생산해 1kw당 85원을 받는다. 여기에서 생기는 소득이 연간 3000여만원에 이르고 있다.
이 시스템에서는 분뇨의 발효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엔진의 연료가 되는 메탄가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발효조의 온도를 항상 37도 정도로 유지해 미생물이 잘 살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발효과정을 거친 분뇨는 양질의 액비가 돼 농지에 바로 살포할 수 있다.
또 발생되는 발전기 폐열을 이용해 겨울철 각 시설의 난방은 물론 돈사의 일부 난방, 농장 기숙사와 하우스 등의 난방을 하고 있다. 분뇨를 발효한 뒤 남는 유출수는 액비로 사용하고 있다. '돼지 똥'을 하나도 남김 없이 전부 '약'으로 쓰고 있는 셈이다.
"돼지 1마리가 185일 생존해 있다고 보면 죽을 때까지 1t가량의 분뇨가 나옵니다. 그 분뇨처리를 현재 농지살포시 1만7000원, 종합처리장 이용시 1만1000원이 들죠. 청양군에서는 공동자원화처리장이 없었어요. 따라서 이것저것 계산해 보면 청양 축산농민들은 종합처리장이 있는 군에 비해 두당 5000원 가량의 분뇨처리비를 더 부담하는 상황이었죠"
여양농장 바이오가스 플래트 시설은 다른 지역에서는 성공사례로 널리 알려져 있어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고 한다.
최명복 대표는 15년째 돼지를 키워왔고 양돈을 하면서 심한 악취와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있는 축산분뇨 처리에 고민하면서 에너지화 하는 것에 대해 노력해왔다.
1990년 초 독일의 축산농가들이 가스플랜트를 설치해 축분을 처리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됐으며, 그 해부터 독일을 본격 방문하고 플랜트 설치에 힘써 왔다는 설명이다.

최명복 대표는 "우리나라도 분뇨 문제 해결을 위해 유럽처럼 바이오가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며 "설치 비용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1년에 1억3000만여원 드는 분뇨처리비가 절감되고 전기를 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큰 부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최 대표는 자신이 바이오가스 플랜트 시설을 타 지역과 달리 꾸준히 사용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데는 정비기술을 습득하려는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시설에 문제가 생길때 마다 독일에 건너가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얻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10여차례에 이른다"며 "플랜트 설비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여기면서 무리하게 가동하지 말고 철저히 매뉴얼대로 따라야 하며, 시설이 고장나면 농장주가 어느정도는 고칠 수 있을만한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대표는 현재 그의 큰아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농업대학교를 졸업하고 여양농장에서 군복무를 대체하고 있는 아들은 장차 아버지의 대를 이어 여양농장을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플랜트 시설에 대해 국내 1인자인 아버지의 노하우를 잇겠다는 젊은이의 포부가 남달랐다.
최 대표는 "홍성처럼 돼지분뇨처리가 큰 골칫거리인 곳은 지금부터라도 대규모 농장에서 바이오가스 플랜트시설을 설비해 자체적으로 분뇨를 처리하고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며 "시설비가 막대해 개인이 혼자 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지만 가축분뇨처리는 국민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므로 지자체와 국가에서 도와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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