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원도심 재생, 문화예술을 입혀 생기 불어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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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원도심 재생, 문화예술을 입혀 생기 불어넣다
  • 한관우·서용덕·한기원
  • 승인 2014.09.0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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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사업, 지역의 경쟁력이다(5)

역사·문화·예술자원과 연계한 도시재생이 경쟁력

홍성은 현재 충남도청, 충남도교육청, 충남경찰청 등 충남의 주요 공공기관이 이전해 오면서 도청소재지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도청신도시인 내포신도시에 아파트와 상가들이 빼곡히 들어서고 있지만 홍성의 원도심은 낡은 도시로 변모하면서 도심의 공동화에 대한 걱정이 태산인 곳이 됐다.
 

 

원도심의 공동화 방지에 대한 대책은 사실상 뾰족한 방법도 마땅한 묘안도 없어 보인다는 주민들과 상인들의 탄식 섞인 한 숨만이 들리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주목할 곳이 있다. 쇠락의 길을 걷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옛 마산지역) 창동과 오동동에는 요즘 활기가 넘친다.

지난 2007년 시민들과 상인들로부터 시작된 창동과 오동동을 되살리자는 운동의 일환으로 2011년 이후 전국 각지에서 문화예술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이들은 동네의 빈 점포를 작업 공간으로 활용하며 수시로 소규모 공연·전시를 열기 시작했다.
 

 


어느덧 동네는 예술촌으로 바뀌었다. 마산의 창동과 오동동은 1980년대까지 경남 최대의 상권을 자랑했다가 1990년대 들어서면서 급격히 몰락했던 지역이다. 그런데 최근 도시재생사업으로 활기가 되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성공예감의 도시로 꼽히고 있다.

마산의 창동과 오동동을 되살리자는 운동은 지난 2007년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상인들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 2008년엔 도시재생 민관협의체를 꾸렸다. 이 운동은 마산·창원·진해 등 3개 시를 합한 통합 창원시가 출범하면서 본격화됐다.
 

 


결국 통합시를 출범시킨 시민들의 힘이었으며, 이로 인한 정부의 혜택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는 증거다. 이런 계기를 활용해 창원시는 지난 2012년 2월 마산 원도심 재생 기본계획을 세웠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도시, 역사성이 뚜렷한 문화예술도시, 공원·광장·녹색교통이 함께하는 건강한 도시, 모두가 교류하는 주거소통도시를 2020년까지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지난 2012년 7월에는 도시재생과를 만들어 전담시키기도 했다. 올해에는 지하주차장, 문화시설 등을 갖춘 5000㎡ 규모의 ‘오동동 문화광장’도 완공된다. 지난 2012년 5월 25일 ‘창동예술촌’이 문을 열었다. 창원시는 창동거리 주변 빈 가게 70곳을 임대감정평가액의 60%로 2년간 임대했다.


나머지 40%는 건물주가 기부하도록 했다. 어차피 몇 년째 비워둔 점포였기에 건물주들도 이득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곳에 예술가 59명이 입주했으며, 인테리어 비용은 개인 작업실을 거저 갖게 된 예술가들이 부담했다. 예술가들은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즐거운 창동이라는 뜻의 마을기업 ‘창동라온빛’도 차렸다. 창원시는 2013년에는 70곳 건물주들과 일괄적으로 임대 기간을 2년 연장하는 계약을 했다.


또 2013년 말에는 부림시장이 ‘창작예술촌’으로 변신했다. 창원시는 가게 88곳이 들어선 부림시장 건물을 10년간 임대하고, 첫 2년간은 무상 임대하기로 주인들과 계약했다. 공예작가 26명도 입주했다. 오동동상인연합회는 매주 토요일 오후 창동거리에서 벼룩시장을 연다.

거리에는 조형물과 벽화를 설치했으며, 자동차 통행이 금지된 ‘문화의 길’에는 인공 실개천을 만든다. 창동·오동동 일대 6개 시장의 상권 회복을 위해 만들어진 오동동·창동·어시장 상권활성화재단은 관광객들에게 창동·오동동 골목여행을 펼치고 있다. 창동골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바로 관광객들에게 골목을 안내하는 작달막한 키에 평범한 아줌마, 창동에 미쳐있다는 김경년(50) 해설사가 주인공이다. YMCA에서 18년 활동했고 이후 의정모니터, 소비자 상담활동 등에 전념했다는 그는 ‘창동이 되살아나는 것’이 꿈이고 사명감이라고 다부지게 밝혔다.

 

 

 

 

 

“낡은 옛 도심에서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참 어려웠다”고 회고하면서 “나 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상인들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야 가능해요. 2007년부터 지금껏 싸우다가 좀 숨을 돌릴 수 있어요. 공영주차장을 지어 고질적인 주차 문제를 해결한 것이 상인들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계기가 됐습니다.

골목 구석구석 버려진 쓰레기도, 그곳에 예술작품을 설치하자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일을 하자면 진정한 리더가 있어야 합니다. 세상에 가만히 있는데 누군가 알아서 해주지는 안찮아요”라고 반문하며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투정하고 지원만 바라서는 안 되지요. 먼저 스스로 움직여야 가능하다”고 강조해 눈길이 끌렸다.

결과적으로 경남지역 최대의 상권에서 산업화를 겪으며 폐허로 변하다시피 한 마산 창동 일대는 빈 점포를 활용한 예술촌과 스튜디오가 조성된 이후 방문객이 30%이상 늘어났다고 진단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던 부림시장도 이제는 예술과 볼거리가 있는 생활공예 프리마켓으로 거듭났다. 허름한 골목, 250년 된 거리 모두 명품 갤러리로 변신했다.

비만 오면 지붕이 새던 노산동 주거지역의 모습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곳에 있는 꽃으로 차와 비누를 비롯한 웰빙 상품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이 제품들을 사고팔면서 휴식까지 즐길 수 있는 북카페며, 개장한 마을기업 ‘누림마을 공동체’가 일등 공신이라고 입을 모은다.


창원시는 마산원도심 재생사업이 직·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특히 청년실업 해소는 물론 영세상인과 주민들의 자신감 회복 및 지자체의 위상 제고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마산은 원도심 재생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새로운 고민거리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창동예술촌이 창동·오동동 부흥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상권이 되살아나면 건물주들이 예술가들을 내보내고 가게를 운영하거나 비싼 값에 빌려주려 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창원시의 예산지원도 장기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통합 창원시의 옛 마산지역 도심재생 프로젝트인 ‘마산포 르네상스’ 사업이 순풍에 돛을 달았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국토교통부에서 지난 1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도시재생 선도지역’ 중 ‘근린재생형 일반형’에 ‘천년항구 마산포 르네상스’라는 주제로 지난 3월 신청해 다른 5개 지자체와 함께 최종 선정됐다.

 

 

 

 

 

 

 

 

그동안 도시재생의 마중물사업으로 추진한 창동예술촌, 도시재생 연구기법을 적용한 부림시장 창작공예촌, 마을기업 육성 등 성공적인 지역자력형, 주민참여형 도시재생의 모델구축 성과와 앞으로의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추진 계획이 이번 평가에 좋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시재생 선도지역에 선정됨으로써 지금까지 추진한 마산합포구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적인 기반을 바탕으로 한 연계확산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창원시 이말순 균형발전국장은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돼 산해진미 뚜벅이 보행네트워크 조성, 도심공원조성, 공가산소(O2)활력 프로젝트 등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 국비 100억 원, 지방비 100억 원 등 총 200억 원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 사업의 시초가 되는 ‘도시재생 선도지역 활성화계획수립’ 용역을 착수했고, ‘창원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제정 등을 통해 도시재생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획취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 사업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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