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맥주공장, 박물관·식당 등으로 재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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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맥주공장, 박물관·식당 등으로 재생 성공
  • 한기원 기자·김현진 프리랜서 객원기자
  • 승인 2014.09.2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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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사업, 지역의 경쟁력이다(7)
1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재탄생한 대형복합시설 '삿포로팩토리'.
1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재탄생한 대형복합시설 '삿포로팩토리'.

역사적인 건축물·문화자산 그대로 재활용
낡은 맥주공장 건물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도시는 경제성장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인구와 산업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외부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구조를 가진 도시의 일부지역은 상대적으로 정체되거나 침체돼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도심쇠퇴 문제를 먼저 경험했고,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앞서 시행했다. 특히 허리만치 쌓인 하얀 눈이 연상되는 눈의 도시인 일본 북단부에 위치한 홋카이도(北海道; 북해도)는 1875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척된 도시이기에 당시의 많은 산업시설들이 낙후되어 새롭게 변화되는 사례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곳 역시 삿포로맥주공장의 내부를 박물관과 2층의 맥주가게로 개조하여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북해도의 삿포로시는 일본의 수도 도쿄(東京: 동경)만큼 번화한 도시이다. 시가지 중심부를 동서로 통하는 대로에는 가로수와 화단이 이어지고, 공원 및 가구(街衢) 구획이 바둑판처럼 정연한 모습을 띈다.

초고층 건물들이 즐비하게 발전된 이 도시에 조금은 낯선 모습의 건물들이 종종 눈에 들어오고, 낡고 차가워 보이는 외형을 보면 세련된 도시와 어울리지 않아 보이면서도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다. 넝쿨로 잔뜩 뒤덮인 붉은 벽돌(아카렌가)로 만들어진 커다란 창고 건물들과 그 뒤로 보이는 커다란 검은 굴뚝. 자연스레 어떤 곳인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곳은 바로 1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삿포로팩토리(Sapporo Factory)’다.

1886년 도청이 설치되면서 북해도의 행정중심지가 된 삿포로시의 도시건설은 1869년에 착수되었는데, 북해도가 1875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척되면서 삿포로 역시 당시의 많은 낙후된 산업시설들이 제 역할을 잃게 된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삿포로시에 위치한 ‘삿포로팩토리’는 1876년 홋카이도 개척사에  의해 문을 연 첫 맥주공장(양조장)이다.

삿포로맥주사(社)의 제1공장이었던 이곳은 당시에는 ‘맥주양조소’라고 불렸다고 한다. 양조장 건물은 처음에 목재로 만들어졌으나 삿포로에서 만든 맥주가 일본 전체에 알려지게 되면서 벽돌 건물로 확장·축소되었다. 대규모의 삿포로맥주사 홋카이도 공장이 1989년에 시 외곽인 에니와시로 이전해 건설되면서 그 역할을 잃고 폐쇄되었다.

 지역주민들의 일상적인 여가시설을 즐길 수 있는 삿포로팩토리 내부모습.
 지역주민들의 일상적인 여가시설을 즐길 수 있는 삿포로팩토리 내부모습.


하지만 이곳은 그대로 남겨진 건물을 포함해 도시재개발계획을 수립하여 1993년 현재의 삿포로 팩토리를 오픈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곳은 개척시대의 맥주양조공장 시설과 그 주변지역을 활용하여 상업복합시설과 개척사 시대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문화시설로 활용되고 있으며, 또 하나의 재생사례로 꼽히고 있다.현재는 삿포로시를 대표하는 대규모 쇼핑 및 위락복합시설로 의류가게와 선물가게, 레스토랑, 카페, 멀티스크린 영화관, 호텔 등 약 140여개의 상점과 20여개의 시설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상쾌하고 탁 트인 분위기는 5층 높이의 아트리움 주변에 집중돼 있어 지역주민들의 일상적인 여가시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건물의 외부는 전형적인 붉은 벽돌로 되어있고, 내부는 철제를 이용한 2층의 구조로 되어있다. 맥주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으며 1층의 한쪽에는 작지만 기능적인 양조장을 관람할 수 있다.

당시 맥주를 발효시키는 탱크가 그대로 전시되어 있는데, 근처에 가까이 가면 발효되는 냄새를 금방 맡을 수 있다. 삿포로 맥주가 완성되는 발효과정을 직접 눈과 코로 확인 할 수 있는 박물관인 셈이다. 1층 외부에는 붉은 벽돌 맥주홀이나 시음 바에서 북해도 지역에만 한정 판매하는 삿포로 클래식 맥주 등 여러 가지 종류의 맥주를 직접 맛볼 수 있다.

고풍스런 느낌의 외부 모습과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내부시설이 하나 되어, 관람객들로 하여금 꼭 한번 찾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만드는 곳이다. 눈으로 역사를 보고, 코로 맥주의 제작과정을 느끼며, 심지어 맛까지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설명이다.삿포로팩토리 인근에 위치한 ‘삿포로 비어가든(Sapporo Beer Garden)’은 1987년 삿포로맥주 제맥공장에서 ‘삿포로 맥주박물관’을 만들었다.

 빨간벽돌로 이루어진 삿포로팩토리 내부 쇼핑몰을 둘러보는 관광객들의 모습.
 빨간벽돌로 이루어진 삿포로팩토리 내부 쇼핑몰을 둘러보는 관광객들의 모습.

삿포로 맥주박물관 2~3층은 박물관 전시관이고, 1층은 스타 홀과 뮤지엄 숍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전체 건물의 절반은 맥주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맥주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맥주박물관은 삿포로 맥주의 제작과정부터 광고물이 변화한 모습, 맥주의 원료인 보리농사를 지어 추수하는 모습, 맥주병과 맥주캔의 디자인이 변화하는 모습 등의 맥주의 변천역사를 모두 확인 할 수 있는 곳이다.

삿포로 맥주에 대해 알게 된 후에는 관련 상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상점들이 연결되면서 경제적인 소득을 만들어 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맥주박물관과 맥주원 안에는 보리를 발아시키기 위한 회전식 발아장치인 ‘트로멜(Trommel)’이 위치해 있다. 고풍스럽고 중후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면서 관람객들이 여유롭게 엄선된 양고기로 만든 징기스칸 요리를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삿포로팩토리 외부에는 삿포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삿포포 클래식 맥주를 시음 바에서 맛볼 수 있다.
 삿포로팩토리 외부에는 삿포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삿포포 클래식 맥주를 시음 바에서 맛볼 수 있다.

삿포로맥주사 광고홍보담당 안도(安藤) 씨에 따르면 “삿포로맥주는 1958년부터 홋카이도 지역에만 한정 판매하는 맥주를 생산하기도 했으며, 지금도 삿포로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면서 “1964년 일본맥주는 회사의 역사를 반영, 회사 이름도 삿포로맥주로 변경했다. 1980년대에는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 시장을 확장했고, 2011년에는 베트남 공장을 준공하며 동남아 시장에도 진출했다”고 밝혔다.

또한 “1987년 삿포로맥주 제맥공장은 삿포로 맥주박물관이 되었고, 1993년 삿포로 공장은 쇼핑센터인 삿포로 팩토리로 변경되었다. 현재 삿포로 맥주박물관에만 하루 평균 600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주말에는 1300여명이 이곳을 찾아 몰려오고 있다”고 설명하며 “역사를 간직한 옛 공간을 새로운 용도로 재탄생시켜 삿포로의 대표 관광지로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성공한 하나의 도시재생사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이 ‘삿보로 팩토리’다. 이곳은 개척시대의 맥주양조공장 시설과 그 주변지역을 활용하여 상업복합시설과 개척사 시대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문화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삿포로팩토리’와 ‘삿포로 맥주박물관’을 통해 역사적인 건축물이나 역사문화자산을 활용한 도시재생의 성공사례에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충남도청소재지로 변모하며 각종 지역개발사업을 비롯한 수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충청남도와 홍성군은 행정의 역할이 역사와 문화가 뒤섞인 지금의 이런 도시를 재탄생시켜 새로운 도시를 재창조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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