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작은 학교 지역의 관심이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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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작은 학교 지역의 관심이 되살린다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5.04.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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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소규모 학교가 살아야 지역도 살아난다 <2>

 

▲ 금당초등학교와 강당 모습.


홍성서 유일하게 폐교 위기 극복한 금당초
교직원·동문 학교 되살리자 전폭적인 투자
떠나가는 학교에서 학생 찾아오는 학교로
학교 자립 위해서는 제도적인 지원책 필요


충남도청의 내포신도시 이전으로 홍성군은 내포신도시의 성장에 따라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홍성읍과 도청소재지인 홍북면을 제외한 농어촌지역은 날로 인구가 감소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역의 소규모 학교도 일자리와 자녀 교육을 위해 젊은 세대가 꾸준히 도시로 떠남에 따라 학생수가 줄어들고 통폐합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의 60명 이하 학교를 대상으로 추진한 소규모학교 통폐합 추진 결과 전국적으로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가속화 됐다. 홍성도 지난 1991년 서부면 신당초 죽도분교장의 통폐합을 시작으로 올해 광성초, 장곡초 오서분교장까지 모두 16개 학교가 폐교됐다. 그러나 교육부의 폐교 및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는 가운데서도 폐교 위기를 극복하고 교육여건을 개선한 지역학교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홍동면 금당리에 위치한 금당초등학교(교장 이재호)는 학교와 동문, 학부모의 협력으로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폐교위기를 극복하고 학생이 떠나가는 학교에서 찾아오는 학교로 탈바꿈한 사례다. 금당리는 여느 시골마을과 달리 금당초를 중심으로 우편취급국과 식당, 약국 등을 비롯한 상가, 교회, 119지역대 등이 있어 상대적으로 번성한 마을이다. 지난 1944년 개교한 금당초는 이농현상과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육환경 등으로 인해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지난 2007년에는 재학생이 40여 명으로 떨어져 용호초, 광성초, 신당초 등과 함께 교육부 통폐합 대상에 오르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방과후 학교, 연중 돌봄프로그램 등 질 높은 교육복지를 추진하는 등 학교를 살리기 위한 교직원과 동문, 학부모 등의 노력 덕분에 현재는 초등생 84명, 병설유치원 17명 등 모두 101명의 학생이 다니는 학교로 변모했다.

 

 

 

 

 

▲ 2015년 졸업식에서 전교생의 모습.

 

 


금당초는 그동안 학기중 방과후 보충지도, 방학 중 교과 캠프, 다문화 가정 교육 지원 등 기초학력신장 프로그램을 통해 학력을 높이고 각종 특기 향상을 지원하는 특기적성 계발활동 프로그램과 건강검진 및 통학버스 지원, 휴업일 프로그램 등 기본생활 안전망 프로그램을 운영해 농촌의 열악한 돌봄 현실을 지원했다. 또 각종 체험활동을 실시하는 사회문화적 소양증진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해 열악한 문화 환경을 해소시켰고 심리검사와 상담프로그램 등 심리정서발달 프로그램을 추진해 바른 품성을 갖추도록 함으로써 학력뿐만 아니라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를 육성했다. 이처럼 농어촌의 소규모학교에서 다양한 교육복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는 소식이 학부모 사이에서 퍼지자 자녀들을 금당초로 보내겠다는 학부모들이 몰려 이제는 농촌학교의 성공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금당초가 이런 수준높은 다양한 교육복지를 추진할 수 있었던 것에는 교직원들의 노력과 동문들의 적극적인 후원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폐교 위기를 반전시킨 계기는 2008년 심재능(현 예산 응봉초) 교장이 부임하면서부터다. 심 교장이 초등생 자녀를 둔 귀농자를 염두해 빈집 목록까지 챙기고 입학 예정 자녀를 둔 학부모를 직접 만나며 적극적으로 학생 유치에 나서자 폐교를 바라지 않았던 동문들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금당초의 폐교를 막기 위해 당시 총동문회장인 조복영 전 회장과 심 교장을 비롯한 학교 및 총동문회 관계자 등이 머리를 맞댔다. 조 전 회장은 “동창회 이사회 자리에서 장학기금을 조성하자는 얘기가 나왔는데 폐교가 된다면 장학기금도 필요없는 것 아니냐”며 학교살리기 기금으로 전환했다. 총동창회는 모교살리기 운동 장학금 조성을 위해 동문을 대상으로 1인1구좌 갖기를 비롯해 매년 열리는 기별체육대회 전야제도 축소해 학교살리기 기금으로 내놨다. 이를 통해 연간 2000만원에 이르는 학교발전기금을 금당초에 내는 등 투자를 아까지 않았다.

 

 

 

 

 

 

 

 

 

▲ 충남외국어교육원 일일체험 중인 모습.

 

 


교사들도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 개인별 맞춤 교육을 위한 학생 파악 및 학습자료 준비에 열과 성을 다했다. 방과후 보충지도, 방학 중 교과 캠프, 다문화가정 교육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학력을 높이는 한편 통학버스 지원과 기본생활 안전망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열악한 농촌의 돌봄 서비스 개선에 앞장섰다. 또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각종 공모사업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에는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 국립교향악단의 찾아오는 클래식 프로그램, 한국서각진흥협회와 함께하는 서각 수업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유치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금당초는 2011년도 교육부 농어촌 연중 돌봄학교 우수학교, 2013년도 충남 방과후 우수학교, 2014년도 충남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등으로 선정됐다. 금당초 이재호 교장은 “학생들의 인성과 문화 체험의 기회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공모사업을 유치하고 있으며 전교생의 60% 정도가 타학군 학생으로 이제는 학생들이 찾아오는 학교가 됐다”고 말했다.

 

 

 

 

 

 

 

 

 

▲ 학교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에 참여중인 학생들.

 

 


성공적으로 부활한 금당초에도 아직 고민은 남아있다. 현재는 총동문회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에 학생들의 등하교에 필수적인 통학버스 운영비를 감당하고 있지만 동문들의 후원이 무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교장은 “읍학교에서 면지역 학교로 일방향 전·입학 허용이나 소규모 학교 지원 조례 등 도교육청의 정책변화로 면지역 학교에는 큰 힘이 되지만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예산으로는 통학버스 운영에 한계가 있다”며 “동문들의 끊임없는 후원이 있어 유지하고 있지만 학교가 안정적이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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