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독거노인, 그룹홈이 대안일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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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독거노인, 그룹홈이 대안일까? <3>
  • 한기원·장윤수 기자
  • 승인 2015.10.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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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독거노인 생활공동체, 그룹 홈이 대안일까?

 

▲ 경노당을 방문해 노인들의 생활을 살펴보고 위로하는 김석환 홍성군수.사진=홍주신문 DB


양로요양시설·수발보호 기능 합친 이상적인 노인공동생활 가정
독거노인 그룹홈, 1995년 ‘노인의 집’이란 이름 도입한 노인시설 

양로요양시설·수발보호 기능 합친 이상적인 노인공동생활 가정 독거노인 그룹홈, 1995년 ‘노인의 집’이란 이름 도입한 노인시설

우리 사회는 물론이고 특히 농촌지역은 갈수록 고령화 되면서 혼자 사는 독거노인의 수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도거노인 대부분은 경제적 빈곤과 건강상태 등의 악화 등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과연 농촌의 독거노인들의 생활공동체로써 그룹 홈이 대안일까.

노인 그룹 홈(Group Home)이란 가정의 가족적인 분위기와 양로요양시설, 수발보호 기능을 합친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는 노인공동생활 가정을 말한다. 노인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가장 친숙한 환경에서 자유롭고 가족적인 생활을 하게 함으로써 정서적인 안정과 건강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한 방안이다. 본래의 노인 ‘그룹 홈’은 스웨덴으로부터 시작되어 유럽 및 일본에서 널리 확산되어 추진 중이다.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이미 확산돼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95년 ‘노인의 집’이란 이름으로 도입되어 확충해 나가고 있는 노인시설이다. 대규모 복지시설이 노인의 인권과 자유를 침해한다는 문제점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은 ‘탈 시설화’ 즉 ‘시설복지’를 탈피하고 ‘재가복지’로 대치할 수 없는 현실에서 ‘노인 재가복지시설’의 일환으로 도입한 복지시설이 곧 ‘노인 그룹 홈’이라 하겠다. 따라서 ‘노인 그룹 홈’은 치료개념이 아니라 생활개념의 시설인 것이다.

일본 쿄토대학교 토야마 타다시 교수는 “전통가옥에 입주한 노인들은 치매행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손님에게 자리를 권하고, 상 차리는 것을 돕는 등 순하게 적응하는 반면, 서양식 가옥에 입주한 노인들은 불안과 배회증상이 심해졌다”고 설명하면서 “따라서 일본 후생성은 노인요양시설의 내부를 전통가옥 구조로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성군은 2015년 군정 주요시책 방향을 설정하고 현재 저출산·고령화와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노인 인구는 2만6명으로 전체인구의 21.97%를 차지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서 노인들에게 안락한 여가공간을 제공하고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경로당 신축과 기능보강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인 일자리 지원사업과 기초연금 지원으로 안정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독거노인들이 함께 생활하는 ‘그룹 홈(노인공동생활가정)’을 운영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답보상태다. 그룹 홈은 숙식비와 난방비를 절약하면서 서로 의지하며 외로움을 덜고 마을공동체의 유대감도 지킬 수 있는 제도로 농촌지역 고령자들에게 시범운영하고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었다. 홍성군도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독거노인들의 황폐화된 노년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고, 고독사 등을 막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독거노인 공동생활체인 그룹홈 제도를 시범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까지는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농림수산식품부 공모사업으로 결성면 내남마을에서 ‘내남창조적 마을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4억 원이 투입돼 독거노인과 고독사를 막기 위한 공모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기본계획을 수립 중에 있어 2016년 12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홍성군, 65세 이상 노인인구 2만 381명, 독거노인 총 7230명 달해
결성면 내남마을, 독거노인·고독사 막기 위한 공모사업 진행 중


홍성군은 지난 6월말 현재 총인구가 9만 2766명이다. 이중에서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만 381명으로 전체의 22.0%를 차지하고 있다. 독거노인 수는 총 7230명(80세 이하 5293명)으로 나타나 65세 노인인구 대비 독거노인 수가 35.5%에 이르고 있다. 홍성군 전체인구 대비 독거노인은 7.8%에 이르는 수치다. 홍성군의 경로당은 지난 6월 현재 364개소다.

전국의 혼자 사는 독거노인 가구 수는 지난 2000년 54만 3500가구로 전체가구의 3.7%였다. 2010년 기준 102만 1000여 가구, 2013년에는 125만 가구로 늘어나 전체가구의 7%로 나타나고 있다. 독거노인 가구 수 증가만 해도 2배 이상 늘었다. 오는 2020년 151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며, 2035년에는 343만 가구로 전체가구 대비 15.4%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농어촌의 경우는 1995년 이후로 19만 8976가구에서 36만 6800가구로 크게 증가한 것이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혈연가구 및 1인 가구 비율은 1990년 9.1%에 머물렀으나 2010년 24.2%로 거의 3배가 증가했으며, 2030년에는 전체인구의 3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통계적으로 2030의 미혼남녀와 6070의 사별여성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독거노인의 비율은 2010년 전체 1인 가구의 25%에서 2030년에는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고령의 단독가구의 상황은 빈곤과 고독사 등의 이슈와 직결돼 이에 대한 대응과 대비는 시급한 정책의제로 부각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특히 저출산·고령화와 맞물리면서 인식과 제도적 대응이 뒤따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혼자 죽음을 맞이하는가 하면, 죽음을 맞은 이후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에 발견되는 고독사 등의 무연사회의 징후들이 대표적 현상이다. 각종 보도에 따르면 2013년의 고독사는 명백한 고독사 1717건과 고독사로 의심되는 죽음까지 합하면 1만1002건에 달한다고 한다. 2014년 현재 471만 명이 고독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놀라운 사실은 고독사 발생이 30~70대까지 분포돼 있으며, 30대 6.2%, 40대 17.0%, 50대 29.0%, 60대 17.7%, 70대 9.1%로 나타나 외로운 죽음이 노인층만이 아닌 청·중년층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사례다.

또한 독거노인에게 가장 큰 문제는 살아서는 ‘외로움’과 싸움을 해야 하고, 또한 고독사에 대한 불안감이 함께 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자살한 노인의 수가 4023명에 이르러 인구 10만 명당 69.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연령 인구 10만 명당 28.1명에 비해 2.5배나 높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노인들의 우울증 부문에서도 보건복지부 2011년 자료에 따르면 독거노인 41.2%로 나타나 부부가 있는 노인 23.7%, 자녀가 있는 노인 29.8%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노인 그룹 홈에 대해 노인심리 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최경선 씨는 “노인 그룹 홈은 숙식비와 난방비를 줄일 수 있으며, 서로 의지하며 외로움을 덜 수 있고, 마을공동체의 유대감도 지킬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최근 농촌지역에 고령자들이 함께 생활하는 노인공동생활가정인 노인 그룹 홈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하면서 “노인복지법과 복지부 지침은 노인 그룹 홈을 정확히 2등분하여 노인공동생활가정과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두 군데는 차이가 하나도 없어요. 의미 없는 형식적 구분만을 해 놓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냥 노인 그룹 홈으로 하면 됩니다. 그 안에서 장기요양보험 적용자와 아닌 자를 나누면 될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특히 농촌지역에서는 노인 그룹 홈이 필요하지만 지역마다 실정이 달라 전국에 통용되는 노인복지모델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고령자 지원시설 현황’(2014년 기준)에 따르면 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등 8개 광역지자체 중 전북에 가장 많은 그룹 홈 시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684개소의 68%인 463개소를 차지하고 있는데, 전북 진안군은 209개소로 전국 기초지자체 중 1위였다. 기존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데다, 관련 조례를 제정해 예산 지원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충청남도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독거노인 공동생활제’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현재 충청남도와 홍성군의 노인 그룹 홈(노인공동생활가정)사업의 계획과 의지의 실천은 지금 몇 시이며 어디까지 왔을까.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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