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을 작은 박물관도시로 만들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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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을 작은 박물관도시로 만들자<5>
  • 글=한관우/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5.11.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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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건축박물관, 조상들의 지혜·역사문화 한 눈에

 

▲ 국내 유일의 한국고건축박물관 전경. 제1전시관(본관)은 고려시대 건축양식의 웅장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나라 고건축물 중 국보와 보물급 모형물 200여 점을 관람할 수 있다.


전흥수 대목장, 100억 사재 털어 1998년 고향에 박물관 설립
한국고건축박물관, 우리나라 고건축 문화 전승과 개발에 기여
국보와 보물, 정밀하게 모형 축소 형태·특징 한눈에 볼 수 있어
2008년 방화로 불에 탄 국보1호 숭례문 복구 때 전시모형 활용

전흥수 대목장, 100억 사재 털어 1998년 고향에 박물관 설립한국고건축박물관, 우리나라 고건축 문화 전승과 개발에 기여국보와 보물, 정밀하게 모형 축소 형태·특징 한눈에 볼 수 있어2008년 방화로 불에 탄 국보1호 숭례문 복구 때 전시모형 활용

 

전흥수 대목장, 100억 사재 털어 1998년 고향에 박물관 설립한국고건축박물관, 우리나라 고건축 문화 전승과 개발에 기여국보와 보물, 정밀하게 모형 축소 형태·특징 한눈에 볼 수 있어2008년 방화로 불에 탄 국보1호 숭례문 복구 때 전시모형 활용

 

전흥수 대목장, 100억 사재 털어 1998년 고향에 박물관 설립한국고건축박물관, 우리나라 고건축 문화 전승과 개발에 기여국보와 보물, 정밀하게 모형 축소 형태·특징 한눈에 볼 수 있어2008년 방화로 불에 탄 국보1호 숭례문 복구 때 전시모형 활용

 


홍성시내에서 홍주종합운동장, 이응노기념관 방향으로 수덕사를 향하는 길가인 충남 예산군 덕산면 홍덕서로(대동리 152-18)에는 법주사 대웅전, 월정사 산신각과 진영각, 창덕궁 가정당, 남한산성 행궁, 수원 화성 팔달문, 도봉산 망월사 대웅전, 관악산 연주암 등에는 모두 고건축의 대가로 존경 받는 한 사람의 손길이 스며 있는 곳이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74호 대목장 전흥수 관장이 설립한 한국고건축박물관(韓國古建築博物館)이 그곳이다. 이곳은 하늘땅바람 그리고 대자연의 신비와 음양의 조화, 조상의 얼과 혼이 담겨 잇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건축문화의 장인정신을 만날 수 있으며, 고건축 문화의 체험은 물론 한국 고건축 문화의 발자취와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한국고건축박물관은 고건축 문화의 전승과 개발에 기여하고자 지난 1998년 10월 개관했다. 부지만 해도 1만 6500㎡, 연건평이 3600㎡에 이른다. 국내 유일의 한국고건축박물관은 제1전시실(본관)과 제2전시실(팔각정)로 나뉘어져 있으며, 전시관마다 우리나라 고건축물 중에서 국보와 보물을 정밀하게 모형으로 축소하여 그 형태나 특징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다.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들을 다양한 각도와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다. 특히 사대부의 양반 가옥, 평민 가옥, 초가삼간, 연수원, 중국관, 일본관, 야외공원장, 사진전시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국고건축박물관에는 전국의 국보와 보물급 목조건물이 가득하다. 고건축박물관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한 이곳에는 제1, 제2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팔각정, 객사문, 연구동 등 10여 채의 고건물들이 박물관 안에 함께 들어 있다. 전형적인 고려시대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제1, 2 전시관은 한눈에도 웅장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붉은색과 청색의 화려한 외관에 유려한 기와지붕, 버선코처럼 하늘로 치솟은 처마 끝은 생동감이 넘친다. 특히 5분의 1이나 10분의 1 크기로 직접 축소·제작한 모형이지만, 자재와 건축 기법이 실제 건물과 똑같고 제작 기간과 비용도 어마어마하게 들었다는 설명이다.
 

▲ 중요무형문화재 74호인 전흥수 대목장이 목공도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시된 모형들은 실제 건축물의 골격과 구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며 단순히 크기를 축소해놓은 것이 아니라 각종 부재들을 실물과 같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치 또한 더하다. 국보 1호 숭례문을 비롯해 법주사 팔상전, 화엄사 각황전, 도갑사 해탈문, 개심사 대웅전, 무위사 극락전, 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개암사 대웅전 등 내로라하는 건축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한국고건축박물관이다. 숭례문 모형의 경우 서울에 있는 실물이 지난 2008년 방화로 불에 타 복구작업이 진행 중일 때 참고자료로 활용되기도 할 정도로 모형들이 갖는 현실성은 매우 높다는 평가다. 각각의 모형에는 각 부재마다 이름표까지 붙어있어 박물관을 찾아오는 건축학도들의 연구와 학습에 큰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

우리 조상들의 우수하고 뛰어난 기능을 전승·발전시키기 위하여 자신의 일생을 완성시켜 나가듯 고건축분야에 혼혈을 기울이는 장인, 중요무형문화재 전흥수 대목장의 정성과 혼이 잉태되어 탄생시킨 역작이 바로 한국고건축박물관이다.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인식시키는 산 교육장으로 우리 조상의 지혜와 삶의 숨결을 접할 수 있는 옛 건축의 보고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 전통건축 양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고건축박물관은 건물 자체가 전통건축물로 지어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박물관 내부의 전시물 또한 전통 건축양식의 속살을 부끄럼 없이 모두 드러내 보이고 있다.

전흥수 대목장은 1938년생으로 올해 78세다. 가난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고 18세 때 목공에 입문했다. 처음에는 목수인 부친 밑에서 심부름을 하다가 곧 수덕사 도편수로 있던 고(故) 김중희 선생 문하에 들어가 체계적으로 일을 배웠다. 생계 때문에 시작한 일이지만 차츰 전통을 지켜 나간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이 가슴속에 자리 잡았다. 남다른 눈썰미와 손재주, 타고난 성실함으로 30대 젊은 나이에 주요 문화재와 사찰 공사를 맡아 전국을 누볐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장인의 혼이 묻어나는 중요무형문화재 대목장이 됐다. 나무를 다루는 목수는 궁궐, 사찰, 주택 같은 건축물을 짓는 대목장과 가구나 공예품을 만드는 소목장으로 나뉜다. 대목장은 설계에서 완성까지 건축의 전 과정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건축의 모든 단계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각 분야 장인들을 지휘하는 자리인 만큼 익혀야 할 지식이 많고, 솜씨도 좋아야 한다. 대목장 한 사람이 배출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는 까닭이다.

전흥수 대목장은 1961년부터 전국적으로 고건축 공사를 시작하여 창덕궁, 동대문, 보은 법주사, 예산 수덕사, 공주 마곡사 등의 많은 보수와 중수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는 1998년 고향인 충남 예산에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열었다. 이렇듯 한국고건축박물관은 건축 기능인들의 기능을 높이고 고건축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교육의 터전으로 활용하는 것을 설립 목적으로 설립했다. 전흥수 대목장은 지난 1998년 고향인 충남 예산군 덕산면 대동리에 전 재산 100억 원이 넘는 사재를 털어 지은 한국고건축박물관에는 후손들이 우리 건축의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고 잘 보존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담겼다고 전한다.

고려와 조선 건축의 특징, 궁궐과 사찰, 일반 주택의 건축적 차이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주심포 양식과 다포 양식, 맞배지붕과 팔작지붕 등 어려운 전통 건축 용어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전시관을 둘러보고 체험관에서 맞배지붕 조립하기에 도전해보자. 도면을 보며 순서대로 끼워 맞추는 단순한 작업이지만, 건축학도조차 어려워할 정도로 난도가 높다.

전흥수 대목장은 요즘 건강이 예전만 못하다. 그래서 더 많이 가르치고 전수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최근 일반인이 한옥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반갑지만 체험용으로 급히 지은 한옥에는 아쉬움도 많다. 고건축의 맥을 잇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고건축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 우리 고건축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흠뻑 느끼며 조상들의 지혜롭고 숭고한 장인의 혼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충남 예산의 한국고건축박물관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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