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 구철도역사 군립미술관 건립 왜 무산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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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 구철도역사 군립미술관 건립 왜 무산됐나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6.04.2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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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에 홍성군립미술관 건립 가능할까?<2>

1. 홍성군, 폐교에 군립미술관 설립 타당성 있나?
2. 가평군, 폐철도 역사에 군립미술관 설립 가능할까
3. 국내 군립미술관 현장을 가다-양평군립미술관
4. 국내 군립미술관 현장을 가다-영암군립미술관
5. 국내 군립미술관 현장을 가다-고창군립미술관
6. 홍성군립미술관 건립 과제와 전망(전문가 토론회)

재정 열악한 지자체 미술관 건립 ‘혈세 먹는 하마’ 전락 우려
특색 있는 콘텐츠 선정… 지역 문화관광 자원 연계방안 필수
지역 역사성 부각, 지역민 자긍심·애향심 고취 할 공간이어야

 

인구 6만 도시 경기도 가평군은 경춘선복선전철개통으로 2010년 12월 경춘선 운행이 멈춘 뒤 가평 구역사 일원(3만8000㎡)이 공동화 현상을 빚고 있다. 이에 지역사회에서 구 역사 일대를 활성화해 자족기반을 갖춘 가평의 거점을 만들고 한계점에 와 있던 지역개발과 발전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홍성군이 군립미술관을 폐교를 활용할 계획이라면, 경기도 가평군은 폐 철도역사를 군립미술관으로 전환하려는 미술계와 지자체의 움직임이 있었다. 구역사를 미술관으로 바꾸자는 아이디어는 2013년 당시 미술협회 가평지부에서 먼저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한다. 미협 가평지부는 신 역사준공으로 방치되고 있는 구역사를 군립 미술관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나라에도 독일의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이나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처럼 철도 역사를 활용한 미술관이 탄생될지 주목되기도 했다. 군립 미술관 전환에 성공할 경우 공공건물의 미술관 전환이란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되기 때문이다. 미협 가평지부는 1단계 노력으로 회원들의 자비로 폐역사 내부를 리모델링 해 정기전시회를 개최하고 구역사가 군민들에게 창작노력을 일깨우고 도시를 고급화 시킬 수 있는 지를 보여주려 노력했다. 전업작가들의 모임으로 회원숫자가 35명 정도로 적은 것이 약점인 미협 가평지부는 가평군내 미술동호인들과도 함께 뜻을 모으기로 하고 보기 드물게 프로와 아마추어 작가들의 공동전시회를 개최했다. 개회식에는 무려 500여명의 작가 및 군민들이 참석했다. 미술협회가 동행전과 함께 유치부 어린이들의 사생대회 전시회를 함께 개최해 군민 전체의 잔치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가평군과 군의회는 군립미술관 전환에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기도 했다. 이후 미협 가평지부는 2년간 구역사에서 전시회를 개최하고 지역작가들의 창작공간을 마련해 운영했다. 미협 가평지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후학양성과 지역민의 문화적 소양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열악한 재정과 지역민의 참여도가 적어 구역사 활용에 따른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지난 해 구역사를 활용한 군립미술관에 대한 꿈은 접어야만 했다.
미협 가평지부 성덕순 사무국장은 “당시 회원들은 구역사를 활용한 군립미술관 건립으로 지역 문화계와 지역발전 활성화를 이끌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컸다”며 “자체수익 창출의 어려움과 부지매입비와 연간 수억원의 운영비가 필요한 상황으로 군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돼 결국 군립미술관 건립계획을 접게 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성 국장은 “현재 가평군 외곽에 위치한 예술회관 등에서 전시회 및 조각전을 개최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획전이라도 접근성이 불편하다보니 지역민들이 찾아오질 않는다”고 말했다.
가평군청 김광수 문화예술팀장은 “코레일 측에 부지를 매입해야하는 막대한 재정이 필요하다보니 재정자립도가 약한 군 단위에서는 수익창출 없이 수억원의 운영비와 유지비 부담으로 사업추진이 무산됐다”며 “지역문화를 경영합리화에 맞춘다는 것이 모순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군립미술관 건립을 위해서는 인구가 늘고(13만명 정도) 지역민의 문화적 욕구가 증가할 때 시작해도 늦지 않다. 아직은 시기상조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군단위 지역에서 미술관을 건립한 후 전시를 한다 해도 지역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기대하기 어렵고 관광객 유발 효과는 더더욱 미미하다”며 “지역 문화공간은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관광자원과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어야 하고 적극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계획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평군은 구역사에 군립미술관 대신 뮤직 빌리지 조성을 추진 중에 있다. 가평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인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하 자라섬 재즈)과 연계해 구역사를 음악이 중심이 되는 창작 및 서비스 시설을 집적화 시켜 새로운 동력을 얻는 문화복합타운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자라섬재즈는 대한민국 최초의 야외음악제를 표방하며 2004년에 시작한 이래 12년간 한국의 축제문화를 선도해왔다. 단순히 공연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족, 친구, 연인 등과 훌쩍 떠나는 콘셉트로 피크닉형 음악축제를 조성했다. 이에 2011~2013년 유망축제, 2014~2015 최우수축제에 이어 2016년 마침내 국가대표 축제에 등극하는 등 음악축제가 대표축제로 선정된 최초의 사례다. 가평 뮤직빌리지 조성사업은 2014년 12월 전국최초로 경기도에서 실시한 예산 오디션 최종결선에서 왕중왕에 올라 100억원의 시상금을 받아 가시화되는 프로젝트다. 가평군은 자라섬재즈와 연계해 2018년 6월 완료를 목표로 총 사업비 230억(부지매입비 130억, 시설비 100억원)을 투입해 뮤직존, 비즈니스존, 푸드존이 들어서 뮤직빌리지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 제언 
지역민과 단절된 소통, 낙후된 문화공간 만든다

아미 미술관은 프랑스에 살며 부부의 연을 맺은 서양화가 박기호씨와 설치 미술가 구현숙 씨 가 폐교를 활용해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탄생시켰다.
아미미술관은 당진시 순성면에 자리잡은 농촌학교였다. 주위에는 훼손되지 않는 녹지대와 아미산, 함박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 2002년 당시 당진군에서 지정한 환경 시범마을 이었다. 또한 당진의 생활권에 가까이 위치한 훌륭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당진 터미널에서 7분 거리 내에 위치하며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정기 버스 노선은 어린이, 청소년 관람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문화공간으로 최적지임을 알 수 있다. 1994년부터 7년간 장기 임대한 폐교를 부부가 손수 고쳐 만들어 2010년 10월 미술관으로 등록했다. 아미미술관은 대지면적 1만410㎡에 야외전시장, 실내 전시장, 작업실, 입주작가 숙소 및 쉼터, 관광객·방문객 쉼터, 미술관내 연구실, 산책로, 야외 작업장, 주차장 등을 갖추고 있다.
폐교를 고치는 데만 10여년이 걸린 셈이다. 그 이듬해 부부는 첫 전시회를 개최했다. ‘시차놀이’라는 주제로 프랑스에서 유학한 50여명의 작가들의 기획전이었다. 이후 아미미술관은 레지던스 작가 작품전, 어린이 미술제, 미술관 상설전시 등을 통해 당진시민의 공동체적 문화활동이 이뤄지는 문화중심 공간으로 변모해왔다.

현재 아미미술관은 지역민의 정서함양을 위한 문화공간, 전국 예술인들의 작업 및 정보교류 공간 등으로 전문적 종합 문화공간이 되며 지역민들은 물론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자자해 2011년 관람객이 연인원 5000명에서 2014년 1만5000여명에 달한다. 이는 다른 공간과는 달리 당진에서 가장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에 위치해 지역미술 작가들과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발굴해 전시를 기획하고 지역민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박기호 관장의 전문적인 기획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박 관장은 “20여년 간 미술관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지역민과의 연계방안과 공간에 무엇을 채울 것인가 였다. 막연히 건물하나 지어놓고 미술관이라 칭한다 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술관은 작가의 정열과 예술 혼, 지역민과의 소통, 공공성을 담아내는 교육의 장소로 문화와 사고의 차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적으로나 세계적으로 문화정책의 기조가 사회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문화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시점에서 전시공간의 부족, 전문성을 갖춘 전시 기획자의 부재, 지역민과의 단절된 소통은 낙후된 문화공간을 만든다”고 우려했다. 창작공간 조성과 관련해서 박 관장은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과 운영주체가 누가 될지, 입주 작가 선정에 대한 심도 있는 심의 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작업공간이 없어 작품 활동을 못하는 작가들은 없다. 창작공간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행정적인 측면이 아닌 감성이 담긴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이은주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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