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의 고장 양평군, 군립미술관으로 위상 드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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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의 고장 양평군, 군립미술관으로 위상 드높이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6.05.12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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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에 홍성군립미술관 건립 가능할까?<3>

국내 군립미술관 현장을 가다-양평군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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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인접·문화예술인 상주…군립미술관 건립 추진배경
1000여 곳에 달하는 예술가 작업실…든든한 문화적 배경
전문 기획자 참여…기획전시·가족 친화적 운영으로 명성
독창적·전문적인 운영전략, 지역 명품브랜드로 자리매김

 

▲ 양평군립미술관 전경.

경기도 양평군의 양평군립미술관 건립배경에는 서울 등 도시와 인접한 곳에 위치해 전국에서 문화예술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다는 데 있다. 인구 10만 8500여명의 소도시 양평군은 소설가, 시인, 화가, 음악인 등 500여명의 예술인들이 살면서 1000여 곳에 달하는 예술가 작업실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인구비례로 볼 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고장이다.

양평군립미술관은 양평군과 양평미술인협의회의 추진으로 2011년 개관했다. 양평군은 양평미술인협의회의 의견을 반영해 양평미술관 디자인 및 설계, 운영방침 등 미술관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세워 체험위주의 문화공간과 테마형 관광상품으로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 총 80억 원의 사업비(국·도비 36억 원, 군비 44억 원)를 투입, 양평읍 군민회관 인근 8069㎡ 부지에 건물면적 4818㎡(지하1층, 지상3층) 규모로 건립된 ‘양평군립미술관’에는 전시실, 교육실, 세미나실, 어린이체험공간, 도서실, 수장고를 비롯해 카페, 수유실 등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건립 당시 양평군은 군립미술관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반신반의하며 우려했지만 개관전인 마법의 나라, 양평展을 시작으로 독창적인 현대미술 기획전시와 대관전을 통해 군 단위 미술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기록을 세우게 됐다. 또한 창의교육프로그램과 다양한 부대행사를 치르면서 관람객으로 하여금 관람의 만족도 또한 높아져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처럼 양평군립미술관이 누적관람객 65만 여명을 유치하며 지역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미술관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주민의 문화향유 활성화와 차별화된 운영프로그램 구축을 위해 미술관 4대 운영목표(P·I·C·S)를 세우고 추진했기 때문이다. 기획중심의 미술관(Planning), 참여하는 미술관(Interactive), 창의적 문화생산의 미술관(Creative), 전문적인 미술관(Special)을 지향하며 전문적이면서도 문턱이 낮은 운영전략이 가족이 함께하는 명품미술관이라는 브랜드로 정착될 수 있었던 가장 큰 기반이 됐다. 이와 함께 지방 미술관으로는 드물게 전문기획자들이 운영에 참여한 것이 가장 큰 성공요인이다.

예술의 전당 25년 경력의 이철순 관장과 성남아트센터 미술기획부장을 거친 이형옥 학예실장이 노하우를 결집해 운영해 온 결과다. 미술관의 기획전시는 이래야만 한다 라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하고 늘 새로운 모습과 변화를 추구하며 대형 미술관의 견줄만한 전시내용은 자발적인 설문조사를 통한 관람객의 만족도, 재방문율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2015년 양평군립미술관에서 관람객 22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내용을 보면 미술관을 재방문한 관람객이 56.8%에 달한다. 전시 관람에 대한 만족도는 만족한다는 대답이 83.9%로 상당히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기획위주의 미술관 운영 정책과 평면과 입체, 설치와 조각, 인터렉티브와 미디어 아트 등 장르에 구속되지 않는 현대미술 중심의 가족 미술관 운영전략이 관객을 끌어 모으는 확실한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연간 계속되는 시즌 기획전과 창의적인 교육 프로그램 및 다양한 이벤트 행사 등은 끊임없는 아이디어 개발과 열정으로 일궈낸 성과라 하겠다. 또한 교육프로그램은 경기도 박물관미술관협회와 양평군청의 지원에 힘입어 양평지역 뿐만 아니라 서울 및 수도권지역에서도 예약하고 찾을 만큼 수강자와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리에 진행 중이다. 미술체험프로그램인 어린이예술학교는 유·아동 심리발달과 창의력 신장을 위한 학습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다 수준 높은 전인교육으로써 그 가치를 더하기 위해 국내 최고의 강사진으로 구성해 운영해 오고 있다.
 

양평군립미술관은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기획을 통해 작가들의 창작 욕구를 촉발하고, 유익한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구심점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다. 양평군립미술관 연간 운영비는 12억여원으로 인건비가 50%를 차지하고 기획비, 소장품 구입비, 운영비, 관리비 등이다.
미술관 운영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휴일이다. 입장료는 일반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이다.

˝▶˝▶˝▶ 전문가 제언 - 양평군립미술관 이형옥 학예실장.

미술관의 성공은 전문적인 기획력에 있다
 

“문화공간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단, 지역 문화관광과의 연계방안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해야 합니다.”
양평군립미술관 이형옥 학예실장은 군립미술관 건립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입지선정과 지역문화관광과의 연계방안, 기획력 있는 전문가의 운영을 꼽았다.
홍성군의 군립미술관 건립에 대해 고암 이응노 생가 기념관에 집중해 관광 벨트화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 실장은 조언한다. 이 실장은 “이응노라는 확실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집중해 규모를 확대 추진하고 지역 문화관광과의 연계를 통해 테마브랜드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평군립미술관은 건립당시 미술인구가 타 지역에 비해 많고 특별한 문화공간이 없다보니 미술관 건립으로 문화를 통한 지역정서가 자연스레 조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연간 12억이라는 막대한 운영비가 군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실장은 “아무리 좋은 기획전시를 개최해도 접근성이 떨어지고 관광노선과 연계할 수 없다면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하게 된다”며 “지역 미술관은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지역 역사성을 부각하고, 지역민들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고취하는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작공간조성과 관련해서 이 실장은 입주 작가선정과 공간구성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며 “단순한 창작활동의 범위에서 벗어나 지역브랜드 개발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어야 한다”며 “지역작가로 국한하지 말고 충남도내 작가로 범위를 넓혀 경쟁력을 확보해 실력 있는 작가들이 지역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작가들이 상주해 작품 활동과 함께 지역민 문화향유기회제공을 위해 지역민들을 위한 강의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이은주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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