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할머니손맛도시락’ 노인 열일곱명의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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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할머니손맛도시락’ 노인 열일곱명의 일터
  • 취재=한기원 기자/사진·자료=김경미 기자
  • 승인 2016.06.3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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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홍성, 노인고용에 눈을 돌리자 ④

청주시, 103개 일자리 창출 5200여명의 노인일자리 제공
시니어클럽 전국 124곳 중 청주시 6곳으로 가장 많은 곳
2015년 고령자친화기업에 선정돼 국비 3억 원 지원 받아
(주)할머니손맛 노인일자리의 성공적 발전의 전형 보여줘

 

   

▲ (주)할머니손맛이 소재한 청주 흥덕구의 강내농협 미호지점. 사진 아래는 청주시가 2015년 8월 강내농협(조합장 조방형), 우암시니어클럽(관장 김현숙)과 함께 ‘고령자친화기업 사업장 운영’ 협약을 했다. 협약은 강내농협에서 미호지점 3층(452.08㎡)을 고령자친화기업 사업장으로 무상 임대함에 따라 이뤄졌으며, 사업장 임대는 물론 고령자친화기업에 강내농협 조합원인 노인인재 우선 고용, 강내농협 로컬푸드를 이용한 식자재 사용 등 노인인력 활용 및 농업경쟁력 강화의 내용이 담겨있다.

   
 

충북 청주시는 어르신들에게 일할 수 있는 즐거움과 행복을 드리기 위해 추진하는 어르신 일자리 사업이 건강한 노후 생활과 더불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해 어르신 일자리사업에 111억 원을 들여 전국형 22개 일자리, 지역형 56개 일자리, 창업형 25개 등 3개 분야 103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5200여명의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청주시의 노인 일자리사업은 전담기관인 청주시니어클럽, 청남시니어클럽 등 6개 시니어클럽과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 청주상당노인복지관 등 5개 노인복지관, 충청북도노인보호전문기관 등 총 12개 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노인복지관은 월 20만의 상당의 스쿨존교통지원과 초등학교 급식도우미 등 지역형사업을, 시니어클럽에서는 할머니손맛반찬전문점과 행복한 일터 등 월40∼60만원의 수익형 일자리사업을 수행한다.

청주시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위해 6곳의 시니어클럽에 총 13억2000만원의 운영비 지원을 통해 노인들에게 일자리가 제공되고 개발되도록 지원했다. 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할머니손맛반찬전문점을 비롯해 행복머리방, 청원시니어푸드, 백세할머니밥상, 시니어북카페 ‘카페온정’ 등은 전문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특색 있는 사업으로 각광받으면서 전국 모범사례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취약노인 생활지원 강화를 위해 ‘9988 행복지키미’ 사업을 비롯해 학교급식 도우미, 스쿨존 지킴이, 도서관 관리지원 사업 등 공공서비스분야의 노인인력 파견 사업은 어르신들의 파트타임으로 정착된 인기 직종이라고 한다. 시니어클럽은 전국 124곳 중 청주시가 6곳으로 4.8%를 차지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시니어클럽을 갖추고 있다.

특히 노인일자리 전체 참여자중 60세 이상자를 70%이상 고용해야 하는 고령자친화기업은 청주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상당구 소재 우암시니어클럽의 ‘할머니손맛 도시락사업단’이 보건복지부의 2015년 고령자친화기업에 선정돼 국비 3억 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고령자친화기업은 강내농협 미호지점 지상3층(452㎡)에 2020년 8월19일까지 5년간 무상임대로 사용하며, 청주시는 3억 6000만원(국비 3억, 시비 6000만원)을 들여 시설공사와 주방집기를 완비하고 전문인력을 활용해 ‘할머니손맛도시락’을 운영하고 있다.

▲ 지난 4월 법인기업으로 독립한 (주)할머니손맛은 노인일자리사업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현재 17명의 노인이 일하고 있는 할머니손맛은 환갑을 훌쩍 넘긴 할머니들이 손수 만드는 점심 도시락이 주 메뉴다.


■ (주)할머니손맛이란 기업으로 새 출발
청주시의 대표적 노인일자리사업단인 우암시니어클럽의 ‘할머니손맛도시락’이 지난 4월 ‘주식회사 할머니손맛’이란 기업을 설립해 새로운 출발을 했다. 2015년 고령화친화기업으로 선정된 청주시 우암시니어클럽의 ‘할머니손맛도시락’은 기업 설립과 더불어 다년간의 경험을 살려 더 많은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물론 지역 농축산물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도시락을 판매하겠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지역의 노인인력 고용 및 로컬푸드 이용의 활성화로 지역에 이바지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노인 수익형 일자리 창출사업의 하나로 전국공모를 통해 2015년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청주시 고령자친화기업 ‘(주)할머니손맛’ 1호점이 지난 4월에 개소하고 본격적으로 영업에 돌입했다. (주)할머니손맛 고령자친화기업은 청주시장 공약사업으로 지난해 전국공모를 거쳐 강내농협 미호지점과 무상임대 협약체결, 법인설립 등 행정절차를 매듭짓고 3억6000만원을 들여 영업장 리모델링과 승강기 설치 등을 마무리하고 9개월의 공정을 거쳐 탄생됐다. 지난 4월 법인을 만들어 분가한 ‘(주)할머니손맛’이 노인일자리의 성공적 발전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다.

도시락생산업체로 출발한 ‘할머니손맛’에 근무하는 식구는 전체 열일곱 명이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5년 이상 일한 장기근속자다. 양질의 일자리라는 의미의 반증이다. 10년 동안 차량을 운행하며 청주 곳곳을 누비고 있는 올해로 일흔셋의 김종욱 할아버지도 원년 멤버라고 한다. 할머니손맛의 터줏대감은 단연코 올해 일흔인 안달순 조리장이 꼽힌다. 안 조리장은 지난 2007년부터 8년 동안 할머니 요리사들을 진두지휘해 왔다. 안 조리장은 젊은 시절 한식과 중식 음식점을 직접 운영했던 할머니손맛의 ‘진짜 손맛의 주인공’인 셈이다. 안 조리장의 손에서 할머니손맛도시락의 맛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안 조리장은 “다른 양반들은 매일 출근하지 않지만 나는 매일 출근해야 한다”며 웃음을 건네며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재래시장에서 산 지역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어서 오랫동안 질리지 않는 맛을 유지할 수 있었다. 초창기에는 직접 농사지은 배추로 담근 김치를 도시락에 넣기도 했지. 이제 열다섯 명의 할머니들 대부분이 5년 이상 손발을 맞춰온 덕분에 깊고 담백한 음식 맛을 기복 없이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안 조리장의 말에서 자부심과 책임감, 그들의 음식철학이 배어나왔다. 이렇듯 ‘할머니손맛’은 넉넉한 인심에 재료를 아끼지 않으니 늘 푸짐하고 건강하지만 가격은 오히려 5000원대로 착하다. 메뉴도 다양해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거나 배고픈 청춘들에게는 소중한 점심 해결책으로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 하루 4~5시간 주3회 출근 ‘수입도 짭짤’
(주)할머니손맛은 하루 평균 500개의 도시락을 생산·판매하는데, 봄이나 가을 행락철에는 무려 2000개가 넘는 도시락 주문량이 쏟아지기도 한다고. 이곳에 근무하는 대부분이 70대의 노인들이다. 조리장과 배달직 할아버지를 제외한 대다수 할머니들은 하루 4~5시간 주3회 출근한다. 주말이나 휴일 등에 행사장에서 도시락 주문이 폭주할 때는 토요일·일요일에도 출근하는데, 휴일 근무는 평일의 1.5배의 수당이 지급된다. 수입은 한 달에 50∼60만 원 선이라 생각하면 되지만 휴일 등에 일을 하면 많이 받는 할머니는 100만 원 이상의 월급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하루 5시간 근무를 고려하면 꽤 짭짤한 수익이다. 하지만 매일 출근하는 조리장은 예외이며 그 이상이라고 귀띔했다. 할머니손맛에서 5년째 일하고 있다는 올해 일흔의 김을순 할머니는 “이 나이에 일터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한데 일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니냐”며 환하게 웃었다. 할머니손맛의 박순희 부장에 따르면 “다른 여타의 노인일자리의 경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윤의 창출보다는 지역에서 나는 질 좋은 농산물을 사용하고 음식 솜씨가 좋은 할머니들이 정성들여 손맛을 내니 맛있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할머니손맛의 규모가 커지면서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마련해 드렸으면 하는 것인데, 그래서 일자리를 30개까지 늘리는 것이 할머니손맛의 1차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청주시는 노인일자리 고용 우선기업을 우대하는 사회분위기 확산을 위해 노인일자리 창출기업 인증제‘를 추진하고 있다. ‘노인일자리 창출기업 인증제’란 만 60세 이상 노인을 일정비율 이상 채용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로 민간기업의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시행되는 제도다. 결국 양질의 노인일자리의 해답은 시장형이다. 시장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사회참여의 기회제공과 보람되고 활기찬 노후생활이 되도록 다양한 지원방안 등의 정책이 실행돼야 한다. 이렇듯 다양한 선진지의 실행사례와 노인일자리 창출방안 등을 통해 홍성에서도 홍성형 노인일자리 창출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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