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육출판에 한 획을 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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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육출판에 한 획을 긋다
  • 장나현 기자
  • 승인 2016.07.04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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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희망이다>홍성의 인맥-홍성출향인을 찾아서 <9>

김재근 EBS미디어 대표이사

수능 70% EBS 교재에서 출제해 사교육비 절감 기여 
누구나 교육 받을 권리, 소외계층에 2만부 교재 지원
책임감과 도전의식의 사명감으로 35년간 EBS 이끌다
유아교육 콘텐츠로 유아출판 시장 성장 동력 기대해

▲ EBS미디어 김재근 대표이사가 자사 출판 책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EBS 수능교재를 처음 기획했을 때, 3개월의 시간 밖에 남지 않았었습니다. 주변에서 모두 반대하고 직원들도 불가능하다고 했었지요. 하루 24시간 중 자는 시간과 개인시간 4시간씩을 보태 8시간을 확보한다면 6개월의 시간이 남았으니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70%를 출제하고 있는 전국 수험생들의 필수인 EBS 교재는 2003년 김 대표가 사업국장으로 재직시절 기획했다. 한국교육개발원 부설 교육방송으로 1990년 약 90억의 재원으로 탄생한 EBS는 정부 지원금이 운영예산의 30% 미만으로 안정적인 재원이 없어 늘 불안한 상태였다. 2003년 이전까지 EBS 중고교 교재출판 사업은 외부출판사에서 대행을 해왔다. 

공사화 이후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던 EBS는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조정하고 신 성장동력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EBS의 강점인 교육분야의 출판을 직접한다면 EBS 재정안정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기획에 들어갔다. 당시 외주제작을 맡기던 교재를 EBS에서 직접 만든다고 했을 때 16개 출판사에서 반기를 들었을 뿐 아니라 시간도 촉박했다. 통상 교재를 기획해서 나오는데 6개월의 시간이 필요했으나 교재발간까지 3개월의 시간 밖에 남지 않았었다. 

▲ 옥스포드

김 대표는 직원들을 설득하고 격려해 3개월 만에 모든 교재 준비를 끝마쳤다. 사무실에 침상을 놓고 교재작업에 몰두해 약속한 날짜에 24권의 교재를 모두 발간했다. 당시 주문 물량이 넘쳐나 없어서 교재를 못 낼 정도였다고 한다. EBS의 직영출판은 EBS 재정을 탄탄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신규사업의 확장에도 토대가 됐으며 당시 교재 발간에 참여한 상당수의 임시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여파가 대단했다. 

EBS 교재에서 수능 70% 출제로 학원가를 돌던 아이들은 각 가정으로 돌아왔고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교육의 기본권을 지켰다는데 대한민국의 교육의 한 획을 그은 것이다. 아이들이 지하철에서 EBS 교재로 공부하는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하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약 2만부의 교재를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 어려운 시절을 겪은 김 대표는 누구보다 그들의 사정을 잘 알기에 각 지역의 서점을 통해 신청을 받아 전국의 아이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게 했다.   

▲ EBS미디어에서 출판한 책.

예산 삽교가 고향인 김 대표는 5남매 중 장남으로 홍성고등학교 재학시절 5시 반 기차를 타기 위해 4시 반에 집에서 나와야 했다. 역과 집의 거리는 약 8km 떨어져 있어 새벽시간을 늘 뛰어다녀야 했다. 학교가 끝나면 다시 기차를 타고 삽교역으로 와 집으로 돌아와 논농사와 특용작물 재배일을 거들고 밤에는 호롱불을 밝히고 공부를 했다. 학창시절 뛰어다녔다는 기억이 가장 먼저 난다는 김 대표는 덕분에 심폐기능이 좋아져서 지금도 10km는 거뜬히 뛴다. 건강이 좋지 않았을 때도 마라톤을 하며 극복했다. 

“35년 동안 EBS에서 몸 담으면서 책임감과 도전정신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홍성,  예산 사람들은 타협을 모르고 부러질지언정 휘어지지 않는 강직함이 있지요.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가정에서든 회사에서든 늘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책임감을 중요시 하였고 모든 일에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도전정신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한 직장에 평생 몸담는 모습을 봐도 김 대표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 22년간 인사 업무를 담당하면서 많은 유혹과 흔들림이 있었을 법한데도 외부 감사에 한 번도 적발된 적이 없이 그는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그의 근성과 책임감을 익히 알던 친구들은 ‘뭐가 되어도 될 친구’라는 이야기를 종종 했었다. 강직함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김 대표는 충절의 고장인 홍성과 예산 후배들을 사회에서 만날 때면 불의에 흔들리지 않는 성향 덕분에 겪은 어려움과 우직함으로 이룬 업적을 들려주며 후배들을 독려한다. 

김 대표는 작년 EBS의 자회사인 EBS 미디어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EBS는 공영방송으로 영리사업을 하기에 한계가 있는데 사업다각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2년 6월 EBS미디어를 출범해 캐릭터, 영상, 출판, 교육진흥, 문화협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 보령머드

“EBS에서 중고교 교재 발간으로 재정을 탄탄히 했던 것처럼, EBS 미디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유아교재와 콘텐츠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끊임없이 연구하다 보면 반드시 길은 나옵니다.”

EBS미디어에서는 한글교재인 ‘한글이 야호’를 발간해 작년 자본금 결손 난 부분을 채웠다. 스마트교육의 핵심인 한글이 패드를 출시해 시장의 선풍적인 반응을 얻어 하루 250개씩 물량이 나가고 있다. 현재는 야호 시리즈인 수학이 야호, 미술이 야호 등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본인의 임기동안 EBS미디어가 출판시장에서 유아교육 전문교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늘 발전적 연구를 지향하는 김 대표는 EBS미디어의 대표이사 취임 후 직원들 25명의 1인 계획서를 받았다. 현재 사업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업무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주로 자기 업무와 관련된 부분들을 직원들이 의견을 냈죠. 그런데 거기에서 얘기되는 부분 중에 전혀 색다른 것이 있었어요. 직원과 이야기를 충분히 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수정하다보니 할 수 있이 무궁무진하더라고요.” 

직원을 통해 나온 아이디어가 실현된 대표적인 예가 EBS미디어의 공연사업이다. EBS라는 브랜드 빌려주고 공연을 해왔던 사업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을 거라고 의견을 모아 뮤지컬이나 연극을 할 수 있는 전속 단체를 만들었다. 강점인 어린이, 유아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실행해 작년 사업 시작하고 나서 10억의 매출을 올렸으며 3억의 순수익을 냈다. 

▲ EBS미디어 김재근 대표이사.

콘텐츠를 개발해 회사를 성장시켜온 김 대표에게 지역신문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종이신문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고 미디어의 변화 속에서 홍주신문이 나아갈 방안에 대해 김 대표는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홍주지역에서 홍주신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계속 고민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내포신도시에서의 이벤트 사업을 구상한다든지 신문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연구하면 반드시 답을 찾을 수 있겠지요.”

김재근 EBS 미디어 대표이사는 …  
김재근 대표이사는 예산군 삽교읍 삽교리에서 태어나 삽교초, 삽교중, 홍성고(30회)를 졸업하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학사,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최고위과정을 수료했다. 1981년 한국교육개발원(현 EBS)에 입사해 2001년 총무국장, 2003년 사업국장, 2007년 정책기획 센터장, 2007년 콘텐츠 사업본부장, 2009년 심의실, 대외협력국 경영위원, 2013년 디지털통합사옥 건설단 단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EBS미디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업무실적으로 EBS 법인격 취득, EBS 도곡동 청사 매입, 계약직원 일반직 전환, EBS 뉴스 승인, 중고교 교재 직영 출판, 콘텐츠 사업 시작, 디지털 통합사옥 건축이 있다. 수상실적으로는 1990년 12월 국민교육유공 교육부장관상, 1993년 10월 직원 사내 제안 사장 표창, 2011년 6월 30년 근속 사장 표창 외 6회 표창, 2015년 4월 대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공로상이 있다. 


글=장나현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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