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빗물 활용한 효율적인 수자원관리 ‘물 부족’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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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빗물 활용한 효율적인 수자원관리 ‘물 부족’ 극복
  • 글=한관우/사진·자료 김경미 기자
  • 승인 2016.08.0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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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부족 가뭄극복, 빗물활용 물관리가 경쟁력이다<4>
▲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지붕의 빗물을 모아 화장실·잔디구장 관리 등에 활용하고 있다.

제주통합수자원관리 지하수·용천수·빗물 등 통합관리 선언
2000년 특별법에 ‘지하수인공함양정 설치’ 국내 최초 제도화
제주 1년 동안 빗물 37억6900만㎥중 16억7600만㎥지하수로
제주도 2020년 완성목표 ‘제주도 물 수요관리 종합계획’수립


‘물’을 재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방안은 이미 수년전부터 독일 등 선진국들이 앞서 고민해 왔으며 현재 정부 정책으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환경부는 ‘물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공포했으며, 본격적인 실행을 위한 방안들이 속속 실천되고 있다. 우리나라 연 평균 강수량은 약 1300㎜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빗물활용도는 10%대로 매우 낮다. 제주의 경우 생명수인 지하수 보전 관리를 위해 대체 수자원인 빗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빗물이용시설 설치비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하우스, 창고, 주택 등의 지붕에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서 각종 용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빗물이용시설 설치사업의 60%를 보조해주는 사업이다. 제주도수자원본부는 올해 사업비 25억 원을 투자해 130개소에 빗물이용시설 설치비를 지원하고 있다. 물 부족시대 빗물만 잘 관리해도 수자원을 확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강수량이 높지만 그 편차가 심하며 산악지형으로 인해 지표면이 고르지 못하여 빗물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편에 속한다. 따라서 빗물을 대체수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빗물의 이용은 평상시에 지표수·지하수에 대한 의존을 경감해 수원의 보존이나 수리 안전도의 향상과 함께 절수의식의 향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한정된 수자원을 유효하게 활용함으로써 가뭄에 강한 사회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도시지역의 경우 홍수 시에 내수배제와 도시하천의 건천화 문제 등을 완화시킬 수 있다. 기존의 도시관리 방법은 홍수예방을 위한 제방축조, 배수펌프장 설치 등 내수배제 위주의 치수정책과 댐 및 하천위주의 이수정책으로 다양한 수원의 분산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빗물 관리는 이수목적의 빗물 이용뿐만 아니라 치수목적의 저류용량 확보, 빗물의 지하침투, 옥상녹화, 생태정원 등의 조성으로 도시 내 물과 에너지 순환을 회복하는 일련의 관리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제주도는 지난 2000년 1월 개정된 제주도개발특별법(현행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지하수 인공함양정 설치’를 국내에서는 최초로 제도화했다. 빗물은 잘 이용하면 경제적 이익은 물론 지하수 함양량을 증가시키고 수해를 방지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수의 의존한계를 벗어나 빗물을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제주도의 빗물활용 방안과 주요 시설들이 중요한 이유다.

▲ 하우스의 빗물을 받아 저장하는 모습.

■제주도 지하수 제주도민들의 생명수
제주도의 지하수는 제주도민들의 생명수이다. 제주에는 연평균 2061mm에 달하는 많은 비가 내린다. 1년 동안 내리는 빗물을 양으로 환산하면 37억 6900만㎥에 달한다. 이 중에 55%의 빗물은 증발산작용과 직접유출 과정을 통해 대기와 바다로 손실되고, 나머지 45%(16억 7600만㎥)는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로 만들어지고 있다. 제주도의 지하수 함양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투수성이 좋은 다공질 화산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나라 내륙지역 평균 지하수 함양률(14.4%)보다 3배나 높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도가 인구유입 및 각종 개발사업의 증가로 수돗물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한계수위에 육박, 종합적인 물 수요 관리 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수자원본부에 따르면 평균 수돗물 공급량은 2014년 42만7500㎥, 2015년 43만3500㎥였지만, 올해 들어 43만8000㎥로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2025년에는 공급능력보다 하루 18만㎥의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경우 상수도 누수량이 많아 상수도 유수율 제고가 제주지역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물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제주도수자원본부는 2020년 완성을 목표로 ‘제주도 물 수요관리 종합계획’ 수립 용역에 들어갔다. 제주도는 수도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1인당 적정 물 사용량 등을 고려해 제주도내 읍‧면‧동별로 물 수요관리 목표 설정 및 종합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종합계획은 물 수요관리 목표 설정과 함께 수돗물 용도별 사용량 조사, 물 수요관리 대책 단계별 추진전략 및 사업 추진체계, 종합계획 추진을 위한 투자 및 재원조달 계획, 종합계획 점검·평가를 위한 성과관리체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누수량 저감, 유수수량 증대, 물 절약 시설 등 보급 확대, 용수 사용 효율성 증대, 빗물이용시설, 중수도, 수도요금체계개선, 수도사업 광역화 등의 물 수요관리 정책수단 도출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 제주도 인공함양시설.

■빗물 저류(저장)시설의 설치 제도화
한편 제주도는 2022년까지 현행 96%인 지하수 이용률을 89%까지 낮추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현재 지하수 개발·이용 위주의 수자원관리를 빗물, 용천수, 하수처리장 방류수 등 대체수자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제주도의 수자원관리종합계획은 앞으로 10년간 지하수 외에 용천수, 지표수, 빗물 등 대체수자원까지 포함해 통합수자원관리 체계로 전환하려는 정책 목표와 투자계획을 구체화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먹는 물을 포함한 생활용수는 지하수를 이용하고 고수질을 요하지 않는 농업용수, 기타 용수 등은 빗물, 용천수, 하수 방류수 등 대체수자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된다. 지금까지 지하수 위주의 관리 정책에서 전 수자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통합수자원관리체계로 정책을 바꾸는 것이다. 통합수자원관리체계로 전환하는 데는 2022년까지 4개 과제에 약 4177억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제주도는 모든 용수를 지하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지하수가 단순한 물이 아닌 생명수로 인식되고 있는 이유이다.

제주도는 대륙과 격리돼 있어 이용 가능한 지하수의 수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지하수의 체계적 관리는 물론 지하수를 대체할 수 있는 수자원 이용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빗물 이용 활성화를 위해 빗물의 직접적 이용(빗물저류 및 저장시설)을 위한 정책과 빗물의 간접적 이용(빗물의 인공함양)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 내리는 빗물은 연간 1276억 톤이며, 이중 731억 톤이 땅으로 흘러간다. 그중 400억 톤은 바다로 흘러가고 4분의 1인 331억 톤만 댐과 하천, 지하수 등을 통해 공업 및 생활용수로 활용되고 있다. 빗물을 저류 또는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빗물이나 지표수를 용수로 직접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제주의 빗물 이용시설은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 500㎥ 규모와 한국항공(주) 유리온실에 4500㎥가 시설되어 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의 빗물 이용 시설은 지붕면적이 1만9770㎡이기 때문에 2001년 9월 28일 개정된 수도법의 규정을 적용, 설치한 시설이며 화장실용수와 조경용수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소재 제동목장 내에 있는 한국공항(주) 유리온실(2만160㎡)에서는 빗물을 이용해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있다. 당초 지하수 관정을 개발해 파프리카 재배에 필요한 용수를 해결하려 했으나 이 지역이 연간 2500mm 이상 비가 내리는 다우지역이어서 유리온실에 내리는 빗물로도 필요한 용수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돼 1500㎥ 규모의 빗물저류시설 3기와 집수시설 등을 설치했다.

현재 이곳에서는 연간 약 2만2000㎥의 빗물을 파프리카 재배에 직접 이용하고 있으며 약 2만8000㎥은 배수하고 있다. 특히 고수질을 필요로 하지 않는 농업용수, 조경용수, 청소 및 살수 등의 잡용수를 빗물 및 지표수를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지하수에 편중된 물이용 집중도를 다원화시켜 지하수의 수량적 보전을 도모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공공용 저수지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함과 아울러 빗물 저류시설(저장시설)의 설치를 제도화하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 고기원 팀장은 제주도 지하수의 보전과 전략적 활용에 대해 “가뭄 때마다 되풀이되는 생활·농업공급난의 근본원인인 부실한 공급체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지하수 이용량의 일정범위에서 수익사업을 통해 재원을 확보해 ‘스마트워터그리드’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며 “연 지하수 지속이용 가능량 6억4500만 톤의 10%를 활용할 경우 경제적 파급효과는 먹는 샘물이 16조125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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