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땅에서 맛 좋은 복숭아 생산한다
상태바
건강한 땅에서 맛 좋은 복숭아 생산한다
  • 글=장윤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6.09.22 1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사람들의 아름다운 도전 홍성의 농부로 희망을 일구다 ⑨
홍동면 지장골 복숭아농원 강태환 대표
▲ 지장골복숭아농원 강태환 대표가 복숭아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1997년도에 10여 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귀농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귀농을 하고 얼마 뒤에 IMF가 바로 터지더라고요. 그러나 그것과는 상관없이 가업이었던 과수원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장골 복숭아농원 강태환 대표의 말이다. 강 대표의 집안은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 숙부 등 일가 대부분이 과수업에 종사했다. 사촌들은 가업을 이어 대부분 과수원을 운영했으나, 강 대표는 대학을 나왔다는 이유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추석이나 설 명절이 되면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게 됐고, 우연찮게 배 과수원을 운영하는 사촌형이 1년에 5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1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해도 퇴직금이 몇 천 만원에 불과한데, 과수원을 통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죠. 사실 과수원은 나이가 들면 할 수 없기 때문에 한 해라도 빨리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과수원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과수원 부지를 찾기 위한 노력이 그날부터 시작됐다. 1987년, 평생 과수원을 해 오신 강 대표의 아버지와 어머니, 강 대표와 아내 이매숙 씨는 강원도 춘천, 경북 봉화까지 오가며 과수원 부지를 찾아보다가 결국 홍동면 금평리 지장골 터를 찾아내게 됐다. 밤나무 밭이 자리를 잡고 있던 지장골 전야는 허가절차 없이 과수원으로 개간하기가 용이했다.

경기도 안성에서 45년간 과수원을 운영하며 배와 사과, 자두, 복숭아 등을 길러 온 강 대표의 아버지는 그간의 노하우를 가지고 강 대표의 과수원 부지에 손수 접붙인 묘목을 식재했다. 첫 해 복숭아 1000주와 배 1000주를 식재했고, 4년 뒤부터 수확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배 가격이 더 높았으나 식재한 곳이 너무 많아 강 대표는 점차 복숭아나무에 주력하게 됐다.

“초창기에는 판로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검은 봉지에 직접 수확한 복숭아를 넣어 들고 곳곳을 찾아가 맛을 보시고 맘에 들면 전화를 달라고 권하기도 했지만 잡상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때부터 어떻게든 과수원으로 고객을 끌어들이자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고, 주변인들에게 선물하며 점차 고객을 늘려나가기 시작했죠.”

지금은 소문이 곳곳에 퍼지면서 명절이면 100여 박스를 찾는 거래처도 수 곳에 이를 만큼 판로가 넓어졌다. 직접 맛을 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고객이 점차 늘어 강 대표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고객만 2000여 명에 달할 정도다.

강 대표가 말하는 지장골 복숭아 맛의 노하우는 나무의 줄기를 고르게 잡아 펴주는 ‘평덕’과 ‘우산지주’,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흙에 있다. 특히 평덕은 배 과수원에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복숭아 과수원에는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데 골고루 햇빛을 받게 해 주는데 도움을 줘 복숭아 맛에 영향을 주고 있다. 또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우산지주를 설치해 열매 때문에 땅에 가라앉는 줄기를 지탱하고 있다. 특히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강 대표와 아내가 손수 풀을 깎는 등 건강한 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복숭아 맛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화학비료는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집 맞은편에 축사가 있는데, 우분을 직접 받아다가 사용하고 있죠. 지렁이와 두더지가 항상 돌아다닐 만큼 건강한 흙에서 자라다보니 복숭아 맛도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강 대표는 크기별 분류 작업은 작업자들에게 맡기기도 하지만, 품질 검사만큼은 단 한 번도 다른 이에게 맡긴 적이 없다. 농사를 잘 못 지었다고 품질이 좋지 못한 복숭아를 좋은 것과 섞어 팔거나 A급 가격으로 팔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15년 전부터 책정한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명절 때가 되면 복숭아 가격이 오르기 마련이지만, 강 대표는 항상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잘 운영이 된 만큼, 앞으로도 같은 가격을 유지할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을 위해 지금까지 항상 같은 품질로 같은 가격을 유지한 만큼, 건강하고 맛 좋은 복숭아를 선사해드리고 싶습니다.

글=장윤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