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농공업용수도 사고판다… 빗물저장탱크에 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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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농공업용수도 사고판다… 빗물저장탱크에 보조금
  • 글=한관우/사진·자료=김경미 기자
  • 승인 2016.10.0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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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부족 가뭄극복, 빗물활용 물관리가 경쟁력이다<7>
▲ 호주의 대표적 친환경 주거시설인 센트럴파크. 에너지절약과 재활용수 활용 등 물 절약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호주, 빗물저장탱크 확산된 이유는 정부의 인센티브 정책 덕분
장기간 심각한 가뭄을 겪으면서 사람들 물의 소중함 깨닫게 돼
빗물저장탱크, 물 효율성 제품 구매 시 예외 없이 보조금 지급
호주 시드니 센트럴 파크,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주거시설 대변



호주의 농가들과 공원, 동물원, 골프장 등에서는 대부분 빗물을 저장한 뒤에 이를 사용하고 있다. 농장과 공원, 동물원과 골프장 등 곳곳에는 대형 빗물 탱크가 자리하고 있다. 비가 올 때 물을 저장한 뒤 농사를 비롯해 정원수, 화장실·세탁 등 생활용수로 주로 사용한다. 호주는 2000년대 들어 심각한 가뭄을 겪으면서 도시 외곽의 가정과 농장에서 빗물저장탱크를 설치하는 게 보편화됐다. 호주에서 빗물 저장탱크가 확산된 이유는 정부의 인센티브 정책 덕분이다. 가정에서 물탱크를 설치해 화장실 등 생활용수로 사용할 경우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500호주 달러(42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호주 정부는 빗물저장탱크뿐 아니라 물 효율성을 높인 제품을 구매하면 예외 없이 보조금을 지급했다. 절수용 샤워기가 호주에서 각 가정에 널리 보급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소변용과 대변용 물 내림을 분리한 ‘듀얼 플러시’ 변기도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따라 숙박업소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호주는 빗물저장탱크·지하수이용시설 등 물 효율성을 높이는 업체와 가정에는 어김없이 비용 보존 등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또한 수자원 효율화를 위해서는 수도요금 현실화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호주는 가뭄으로 주요 댐 저수량이 40%까지 감소한 2004년부터 강제 절수를 위해 수도요금을 수차례 인상했기 때문이다. 호주의 대다수 도시들이 2010년까지 수돗물 가격을 2배가량 인상했고, 그 결과 가정의 수돗물 소비량은 25% 정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호주에서는 수돗물 가격을 인상하자 농장에서 물을 많이 소비하고 가치가 낮은 작물 대신 물 소비가 적은 고소득 작물 위주로 재배계획을 변경하는 등 물 소비를 효율화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특히 호주는 엄청난 규모의 댐이 있지만 지난 1990년대에 심각한 가뭄이 발생하면서 물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도시가 완전히 말라버리기 전에 담수화 설비, 지하수 댐 등 대체수자원을 개발하고 수자원 공급체계를 다양화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호주는 장기간 심각한 가뭄을 겪으면서 사람들이 물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으며, 기후환경 변화에 대비해 사람들의 물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려는 노력과 수자원 정책 등을 펴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호주 시드니의 센트럴 파크를 꼽는다.

 

▲ 호주의 물절약 마크.

■호주의 재활용수 네트워크와 센트럴파크
호주 시드니의 센트럴 파크는 친환경 디자인을 위해 유례없는 투자로 건설된 곳이다. 이곳은 시드니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친환경 주거 생활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센트럴파크는 건물 내 3중 발전공장을 설립함으로써 호주의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 주거시설을 대변하고 있다. 천연 가스로 가동되는 독창적인 ‘친환경 변압기’를 이용하여 전기 및 냉난방을 위한 에너지원을 제공한다. 센트럴 파크에서는 ‘친환경’이라는 말은 단순히 흔한 유행어가 아니다. 이것은 미래의 더 나은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직하고 진지한 분석을 요구한다.

건물 내 중앙 열 3중 발전소 및 물 재활용 공장을 설립하는 등 ‘녹색 기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와 함께 센트럴파크는 각 빌딩 및 인근 지역의 예외적인 환경적 기준의 역할을 하며 최소 5개의 그린 스타를 평가받게 될 것이다. 물론 친환경성이란 단지 현대의 녹색 기술만으로 논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시간이라는 테스트를 견뎌낼 수 있는 환경뿐만 아니라 우리가 자동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도시 주변에서 일하고 살고 쉴 수 있도록 이웃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친환경이란 그밖에도 우아한 건축적 형태와 공원 및 공공의 공간도 함께 요구한다. 이는 고품격의 도시 환경이 사람들의 정신을 드높이고 또한 사람의 행복과 안녕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철학에 근거하고 있다.

센트럴 파크는 옥상정원, 그린 월(수직정원) 그리고 스마트 미터링 시스템 등으로 특징짓는다. 건물 내 재활용수 시설 및 중앙 열 3중 발전 공장은 탄소 배출을 감소하고 수도 소비를 최소화하며 여분의 물과 전기를 주변 지역에 나눠주기도 하는 등 자급자족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총 하수의 93%가 현장에서 재활용되는데, 이를 통해 5.8 헥타르 크기의 센트럴 파크가 호주 최대 물재활용 사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센트럴 파크는 호주의 가장 친환경적이면서 또한 가장 자급자족적 다용도 도시 시설물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센트럴 파크의 친환경 전략은 친환경 주거 부문에 있어 세계 최고의 전문기관중 하나인 UTS (시드니 공과 기술대학)산하 친환경 미래 연구소(Institute for Sustainable Futures at the 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와의 공동 협력을 통해 구상되었다.

센트럴 파크는 저탄소 천연가스전력소를 설치하여 주민들과 직원들을 위해 필요한 열에너지를 생산해 내고 있다. 개발 첫 단계에서는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작동되는 2메가와트 3중발전 에너지공장이 저탄소 열에너지를 생산하여 건물 내 3000여명의 거주민들과 6만5000평방미터에 이르는 상점 및 상업 공간에 냉난방을 제공했다. 스테이지 원 3중 발전 에너지센터는 또한 저탄소 전기를 문화유산 건축물인 County Clare 호텔 및 복합 건물인 Brewery Yard 빌딩에 공급하고 있다. 3중발전은 석탄을 기반으로 하는 전력발전소보다 2배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갖는다.
 

▲ 호주의 빗물저장탱크.


환경 전문가이자 디자인 엔지니어인 WSP는 “센트럴 파크의 2메가와트 공장이 향후 25년간 19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킬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25년간 매년 2500대의 차량을 도로에서 없애는 것과 같은 양의 온실 가스 감소량이라는 것이다. 센트럴 파크의 친환경 구조의 키포인트는 무엇보다도 재활용수 네트워크이다. 센트럴 파크 워터는 주거 건물의 지하에 세계 최대의 분리막 생물반응조(Membrane Bioreactor, MBR) 물재활용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센트럴 파크 워터(Central Park Water)사는 전적으로 플로우 시스템스(Flow systems, 시드니 지역의 친환경 수도사업 기업)사가 소유하고 있으며 매일 약 4000명의 주거민들과 1만5000여명의 직원 및 방문객에게 물을 공급하고 있다. 센트럴파크워터사는 센트럴 파크 내의 모든 물 관련 인프라를 소유하고 운영하며 보수 유지함으로써 지역 내 물 공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센트럴파크워터사 덕분에 주민들은 식수의 40~50%를 절감했고, 물을 절약하는 계기가 되었다. 건물 내 다중의 친환경 수도관 설치를 통해 다양한 수질의 물을 각각 따로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가구당 냉방과 식수로는 10~20%의 물을, 청소 및 세정을 위해서는 20~30%를 사용한다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센트럴파크워터사는 각 가구들과 기업들에게 나머지 총 50~70%에 이르는 화장실, 세탁기, 관개, 수직정원 용수 및 냉방과 같은 다른 용도의 물에 대해서는 재활용수를 쓰도록 했다. 지하 4개 층에 걸쳐 건설된 재활용수센터는 분리막 생물반응조와 운영관리를 단순화하고 유지보수과정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고안된 역삼투압 기술(Reverse Osmosis)을 이용한다. 해당 기술은 완전히 원격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최소한의 공간만을 필요로 하며 악취나 소음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센트럴파크워터사는 사용자들에게 직접 금액을 청구하며 광역 시드니 전체에 물을 공급하는 시드니워터사와 동일한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다. NSW독립가격규제위원회(Independent Pricing and Regulatory Tribunal NSW)와 천연자원, 토지 및 물 부처는 민간 수도기업의 행정 및 운영을 감찰한다.

호주의 재활용수 네트워크는 다양한 수질의 다중의 수원을 이용하고 있으며, 다수의 물 공급을 창출하여 지역사회의 모든 수도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 센트럴 파크의 7종류의 수원으로는 △지붕에서 모은 빗물을 비롯해 △침습되지 않는 표면 및 화단 배수로로부터의 우수 △지하 배수 시스템으로 흘러들어간 지상수 △근처 공공 하수도로부터의 하수 △센트럴 파크 단지 내 모든 빌딩의 하수 △수직정원에서 흘러내린 관개용수 △공공 수도로부터의 식수 등이다. 이렇듯 호주는 지속가능한 상·하수도 발전과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국내외 조직과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체계적인 수자원 관리를 하고 있다.

<이 취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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