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의 고택활용, 최고의 문화예술·관광자원이다
상태바
홍성의 고택활용, 최고의 문화예술·관광자원이다
  • 글=한관우/사진·자료=김경미 기자
  • 승인 2016.12.15 1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택의 재발견-선비정신과 공간의 미학,

문화관광자원화 방안의 지혜를 읽다<15>
▲ 전국의 고택에서는 각종 체험프로그램 등을 통해 관광자원의 활용방안 등을 찾고 있다. 사진은 아산 맹씨 행단.

예(禮)가 바로 서면 국가도 바로 서고, 예(禮)를 잃으면 국가도 혼란
고택이나 한옥, 우리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지식을 채워줄 수 있는 곳
유·무형으로 산재된 유교문화자원을 체계적으로 개발 관광자원화해야
고택, 단순하게 보존하는 차원 넘어 문화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충남 논산에 있는 예학(禮學)의 종장(宗丈)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의 고택을 끝으로 고택에 대한 취재를 마친다.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의 고택을 통해 그가 평소 집안 후손들에게 힘주어 강조한 것도 바로 ‘박문양례(博文約禮)’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다시 말해 학문을 널리 익히고 예를 다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김장생의 사상은 송시열로 이어져 훗날 효종의 상복을 둘러싼 ‘예송논쟁’의 사상적 기반이 됐다. 김장생이 1598년 집대성한 ‘가례집람(家禮輯覽)’은 후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은 김장생이 “고금의 예설(禮)을 취하여 뜻을 찾아내고 참작하여 분명하게 해석했으므로 변례(變禮)를 당한 사람들이 모두 그에게 질문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김장생은 예(禮)가 바로 서면 국가도 바로 서고, 예(禮)를 잃으면 국가도 혼란해진다고 여겼다. 예(禮)를 국가 치란(治亂)의 핵심으로, 예교(禮敎)를 치국(治國)의 핵심으로 본 것이다.

최근 대통령에 대한 탄핵열풍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가의 혼란을 보면서 ‘예(禮)가 바로 서면 국가도 바로 서고, 예(禮)를 잃으면 국가도 혼란해진다고 여기면서 예(禮)를 국가 치란(治亂)의 핵심으로, 예교(禮敎)를 치국(治國)의 핵심으로 본 사계 김장생의 정신과 철학’을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 마련된 ‘가정의례준칙’이 널리 퍼지기 전까지 400년이 넘게 통과의례에 관한 대표적인 경전으로 인식됐던 것이 새삼 떠오르는 것은 웬일일까. 일찍이 김장생은 “예의 진정한 가치는 허위적인 예의(禮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善)을 행하는 데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인간의 우열을 가리기에 앞서 개개인이 자기 역할에 충실해 조화롭고 열린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가 아니겠는가. 김장생이 정비한 예학(禮學)은 여전히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침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오늘이다.

■고택, 조상들의 지혜 배울 수 있는 기회
이렇듯 고택에 얽힌 정신과 사상, 고택의 멋은 보고, 만지고, 즐기며 경험하라.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무는 잘린 후 대청, 대들보가 되어 수십 년이 지나도 숨을 쉰다. 자꾸 문질러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마련인데, 촉감이 주는 경험은 시각적 경험보다 오래도록 기억된다. 아이가 맨발로 대청마루를 걷게 하고, 밖으로 난 창호 문고리도 직접 밀어 열어보게 한다. 싸리비로 마당도 쓸면서 온몸으로 한옥과, 자연과 친구가 된다. 집터의 기본 배산임수, 풍수지리를 공부한 선조들은 예부터 산을 등지고 앞쪽에 물이 흐르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을 가장 이상적인 터전으로 여겼다. 산을 뒤로해야 추운 겨울에 병풍을 친 것처럼 아늑하고 땔감 구하기가 쉬운 데다, 앞쪽에 물이 흘러야 식수와 농업용수를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산과 땅의 기운이 그 집에 사는 식구들에게 건강과 안녕을 가져온다고 믿은 우리네 풍습을 아이와 머리를 맞대고 미리 공부해 가면 어떨까. 그저 하룻밤 묵는 고택이나 한옥이 아니라 우리네 전통문화가 살아 있는 지식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전통 가옥의 용어를 배워야 알 수 있는 한옥을 접하기 어려워진 요즘, 안채·사랑채·대청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안채는 아녀자가 거처하는 방이고, 사랑채는 종손이 어릴 때부터 묵으며 가업을 계승하기 위해 학문을 정진하는 곳이다. 고택을 방문하기에 앞서 전통 가옥 용어 해설집이나 한옥 관련 책을 미리 훑어보고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리라. 또한 계절의 변화, 자연을 담고 있는 한옥을 이해하는 일, 온돌과 마루라는 상반된 주거 형태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 유일할 것이다. 이는 여름에는 무덥고 겨울에는 추위가 심하므로 두 자연환경을 아울러 다스리기 위한 옛 선조들의 지혜다. 남쪽 지방은 상대적으로 바람이 잘 통하고 마루가 발달한 홑집이고, 추위가 심한 북쪽 지방은 방한을 위해 방이 두 줄로 배열되는 겹집 구조가 발달했다. 방문할 지역의 지형적 지리를 미리 익히고 집의 구조를 배우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옥을 깊게 이해하고 집 한 채에 담긴 조상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고택과 민속문화의 보고 외암리 민속마을 전경.

■고택, 문화관광자원 활용방안 찾아야
이처럼 고택이나 한옥은 그 자체가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이다. 그러나 세월이 갈수록 그것을 보존하는 데는 적잖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그래서 그들을 단순히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이다. 나아가 ‘선비의 하루’ 등 고택을 활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예절이나 인간의 기본 등을 배우고 체험함으로써 점차 삭막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성 회복’이라는 의미를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고택실태를 조사해 외형을 보전할 것과 수리해서 재활용할 것을 분류해야 한다. 한옥을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 주막, 음식점, 카페, 병원 등 일상 속 공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활용방안은 찾으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이 엄청난 자원을 주민들의 소득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해마다 늘어나는 고택체험 내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을 붙들기 위해 ‘고택관광 명품화 사업’을 해오고 있다. 고택에 깃든 우리 고유의 전통과 역사문화, 한국적 정취 등 소중한 가치를 발굴하는 동시에 이를 관광자원화하겠다는 것이다. 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브랜드화하고 이를 위한 전문 인력과 관리시스템 구축에도 노력하고 있다.

충청지역 곳곳에는 유·무형으로 산재된 유교문화 자원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관광자원화 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충청유교문화권 종합개발사업’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해내는 것도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기존의 문화자원과 결합시켜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에 의미를 둔다. 그래서 이미 각 지역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문화자원과 충청유교문화자원을 결합시켜 양자의 가치를 고양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충남의 각 시군에서도 지역의  특색에 맞는 유교문화 관련 사업 방향을 설정해 추진할 것을 구상하고 있다. 충남지역 문화자원의 양대 축인 백제문화와 유교문화를 결합시키면 타 지자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성군은 향교를 비롯한 많은 고택들이 잔존해있으며 결성동헌, 읍성, 농요, 향교, 인물 등의 풍부한 유교자원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관광수요를 끌어올리는 관광자원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고택을 비롯한 한옥 등을 중심으로 주변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체험형·체류형의 관광상품 개발을 통해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 관광객들도 유치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관광 활성화에 동참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택, 종택 등 한옥마을 등을 전통문화 체험장으로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산발적으로 고택(古宅)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고택 및 한옥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역에 산재한 고택을 단순하게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이것을 문화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고택 활용에 대한 방안도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다. 자치단체에서도 고택을 주민 소득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차원에서 향토문화와 인재배출의 중심이었던 고택이나 서원, 한옥 등에서 선비정신을 되새기는 고택 체험 등을 마련한 지역도 여러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고택(한옥 등)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한국문화의 진수를 외국인에게 알리고,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고택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이 제시되는 것이다. 또한 고택이나 한옥에서 숙박체험과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함으로써 고택과 연계한 지역주민과의 화합을 도모하고 충남과 홍성지역의 전통문화를 이해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품격 있는 옛집에서 손님 맞는다고 생각해 보자. 옛 선인들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터전인 ‘고택’을 되살리고, 함께 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전통문화를 활용한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전통가옥을 관광자원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