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는 서점을 운영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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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는 서점을 운영하고 싶어요”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8.1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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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잇는 청년, 청년CEO, ‘농촌에서 삶의 가치를 찾다’ <2>

중앙서점 장유혁 대표
서점을 찾아온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장유혁 대표.

새벽부터 내린 비로 폭염이 주춤한 가운데 서점에 들어서니 아직 채 마르지 않은 잉크 냄새가 배어 있는 책들과 새로 지어진 콘크리트 냄새가 섞여있다. 홍북면 신경리에 위치한 중앙서점 내포점은 신축건물 2층에 위치해 있다. 엘리베이터 2층에서 내리니 정면에서 동그란 얼굴에 웃음 가득한 장유혁 대표(34)가 반갑게 맞아준다.

장 대표가 서점을 시작한 것은 2012년, 홍성에서 중앙서점을 35년 동안 이끌어온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다. 5평 가게에서 시작한 서점을 지금까지 이어온 아버지는 자수성가의 표본이라 불릴 만큼 엄격하고 자기관리가 확실한 분이셨다. 장남이며 종손인 장 대표는 아프신 아버지를 외면할 수 없었고, 서울에서 하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홍성으로 내려왔다.

아버지는 장 대표가 12살 때 생일선물로 짐자전거를 사주며 책을 배달하라고 했다. 발을 페달에 닿기 위해 거의 일어서서 자전거를 타야 했지만 그렇게 조금씩 아버지를 도와 서점 일을 했었기에 큰 어려움 없이 서점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없고 고민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혼자 그만큼 이루어 오신 분이기에 아무래도 젊은 저와 갈등이 있지요. 저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전산화 작업을 도입하려 했고 아버지는 천천히 하라고 하시고, 어떨 때는 제가 먼저 추진을 하고 나중에 말씀드린 적도 있어요. 요즈음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잖아요? 더구나 거기에 맞추어 가면서도 앞을 바라보며 서점 일을 할 수 있어야 해요.”

처음에는 창고와 읍내에 있는 서점을 오가며 운영을 하다가 업무적 편리함과 비용의 문제로 올해 1월 지금 이곳에 서점을 새로 열었다.

“앞으로의 변화되는 상황을 예측하고 어떻게 대응해나갈지가 지금으로서는 가장 큰 고민입니다. 요즈음 대형서점들이 카페나 문구 등과 함께 콜라보 형식으로 서점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그런 방식이 아닌 조금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홍성에서 나고 자란 장 대표가 또 하나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서점의 사회공헌이다. 참고서 한 권 가격이 만 원이 넘다보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참고서를 사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저도 개인적으로 시도를 해봤는데 그게 아이들 개인 신상이 공개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아무래도 혼자 하기에는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얼마 전 성공적 사례가 있었어요. 충남 서산에서 예산을 마련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100명에게 십만 원씩을 전달했어요. 단 반드시 서점에 가서 책을 사야만 한다는 조건이었지요.”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드는 시골에서 가난한 학생들은 도시보다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기가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 현실에 지역과 서점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실천하려는 장 대표의 어깨가 듬직해 보인다.

“저는 이 서점이 모든 사람들에게 공간과 자료를 오픈하는 곳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젊은 엄마와 아이가 서점에 가기 위해 들어선다. 오늘 방학을 맞은 아이와 서점 나들이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중앙서점 내포점 운영시간
평일
 오전 8:30~오후 9:10
토요일, 공휴일 오전 9:30~오후 9:00
홀수 일요일 오전 11:00~오후 8:00
짝수 일요일 2, 4, 5주 일요일 휴무

※문의 : 중앙서점 내포점 634-6900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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