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축협자연순환농업센터, 가축분뇨 활용하면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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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축협자연순환농업센터, 가축분뇨 활용하면 ‘효자’
  • 취재=한관우/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9.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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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분뇨, 축산악취, 해결방법은 없을까?<9>

홍성·내포신도시·예산, 가축분뇨로 인한 악취문제 해결방안
경북 군위축협자연순환농업센터가 한적한 산 속에 자리하고 있다.

가축분뇨를 제대로 처리해 친환경 농산물 생산의 밑거름 활용
농가들 액비 사용할 경우 화학비료 줄일 수 있어 경영비 절감
군위자연순환농업센터 가축분뇨자원화시설 중 가장 오래된 곳
무상액비 밑거름으로 넣은 뒤 땅심 좋아져 쌀 품질·수량 향상



농촌지역에서는 축산과 관련된 환경문제가 매우 민감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들어 축산과 관련된 수질오염, 악취 등 환경관리를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가축분뇨와 축산냄새’가 지속가능한 축산의 저해요소로 지목되는 이유다.

특히 가축분뇨 처리와 축산냄새 악취 처리에 대한 해결 없이는 축산업을 계속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민원과 규제로 사육 농가 수의 감소와 환경문제에 따른 축산인들의 투자의욕 저하 등의 영향으로 국내 축산업의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축산농장을 운영하는 농가의 가장 큰 애로점을 꼽으라면 단연 가축분뇨 처리와 악취문제다.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생산되는 가축분뇨량은 약 5000여만t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축산업 발전을 더 이상 논하기 힘든 것이 현실적인 문제다. 가축분뇨를 제대로 처리해 친환경 농산물 생산의 밑거름으로 활용하는 ‘자연순환농업’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축산분뇨가 더 이상 지역사회에 민원만 일으키는 천덕꾸러기가 아니라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원이라는 인식 전환이 시급한 실정이라는 의미다. ‘가축분뇨를 잘 활용하면 효자’라는 축산농가는 물론 상당수 경종농가들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도록 인식전환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에 설득력이 더하는 이유다.

특히 자원화시설에서 생산된 고품질 액비를 사용하는 경종농가들의 목소리가 한결같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액비를 사용할 경우 관행 농법보다 화학비료 생산량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경영비를 절감할 수 있고, 농산물 품질도 뛰어나 소득을 높이는데 효과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순환농업센터의 숙성된 퇴비창고.

■가축분뇨자원화시설 중 가장 오래된 곳
경북 군위축협자연순환농업센터는 가축분뇨자원화에 성공한 모범사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곳은 축산농가의 축분처리 문제를 해소하고, 경종농가의 농업경쟁력을 높이고자 지난 2012년 1월 종전에 있던 비료공장을 확장해 가축분뇨자원화 기지로 거듭났다. 비료공장인 퇴비공장은 지난 1993년에 설립됐다.

군위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는 2012년 해양투기 금지조치로 인한 축산농가의 축분처리 문제 해소와 경종농가의 농업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지난 2012년 1월 대구경북 1호 공동자원화센터로 준공됐다. 국비 14억8500만원, 지방비 8억9100만원, 자부담 6억5400만 원 등 30억3000만원이 투입됐다. 하루 처리물량은 99t이며 액비가 70%, 퇴비가 30%를 차지하고 있다. 자연순환농업센터는 1만t 규모의 액비 발효와 저장조를 비롯해 교반기 3대, 퇴비사 2동 등을 갖췄으며, 하루 100여t의 축산분뇨를 처리할 수 있다. 매일 140t의 가축분뇨를 수거해 퇴·액비로 만든다. 돼지 분뇨가 100t, 소·닭 분뇨가 40t이다.

군위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는 현존하는 농협 가축분뇨자원화시설 중 가장 오래된 곳이다. 이곳의 넓은 가축분퇴비 후숙 창고엔 숙성 중인 퇴비가 쌓여 있다. 가축분뇨가 유기농비료로 인정받으려면 5개월 남짓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중 상당시일이 후숙과정에 소요된다. 이곳에서 겨울을 나고 봄부터 농가에 공급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넓은 창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가축분뇨의 해양투기가 금지되면서 지역 내 가축분뇨 처리가 현안으로 떠오르자 센터는 액비처리 시설을 들였다. 후숙 창고를 지나자 액비저장조 등 액비처리시설이 나온다.

자연순환농업센터 이재석 과장은 “냄새가 나느냐?”고 물으며 “일부에서 액비 냄새가 독하다고 하는데 만든 사람이 잘못해서 전파된 얘기다. 잘 관리하면 액비냄새도 크게 저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또 “가축분뇨를 뒤집으며 공기를 넣어줘 호기성 미생물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으로 퇴·액비를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호기성 미생물은 공기나 산소가 있는 조건 아래 자라는 미생물로, 유기물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대다수 가축분뇨 자원화 시설은 지역 민원에 부지확보부터 애를 먹는 실정이다. 어렵사리 시설을 지어도 난립한 처리업체와 경쟁에 경영난에 허덕이기 마련이다. 조합원의 요구로 시설을 지어도 적자경영을 하거나 가동률이 낮게 나오는 등 문제가 나기 십상이다. 전국 가축분뇨 처리시설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처리시설을 제외하면 700여 곳에 달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자원화시설에서 처리되는 가축분뇨는 연간 760만 톤 정도로 전국 자원화량(4147만톤)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상당수의 가축분뇨가 농가 자체적으로 퇴비화 처리를 거치고 있는 셈이다.

 

자연순환농법으로 재배한 현토미.


■가축분뇨의 자원화·자연순환농업 실천
군의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는 가축분뇨의 자원화에만 그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자연순환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액비를 공급받는 경종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된 친환경쌀을 ‘현토미’ 브랜드로 판매한다. 이처럼 군위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는 벼 재배농가와 액비를 활용한 친환경 벼 재배계약을 맺어 수매는 물론 ‘현토미’ 브랜드까지 만들어 판매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군위축협과 계약을 맺은 벼 재배농가는 ‘축산농가를 위해 반드시 동계 조사료 작물을 생산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경종과 축산 자연순환농업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할 일이다.

자연순환농업센터에서 생산되는 퇴비는 ‘마이티소일’과 ‘마이티그린’ 2종류인데, 지난 2013년에 이어 2016년 ‘농협중앙회 가축분뇨 퇴·액비 품평회에서 전국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이티그린’은 과수에, ‘마이티소일’은 논·밭작물에 주로 쓰이는데, 이들 퇴비는 돼지·소·닭의 분뇨를 고루 섞어 만들어 다양한 작물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연간 판매량은 20㎏들이 62만 포대 내외로 ‘마이티소일’은 한포대당 운송비를 포함해 3900원, ‘마이티 그린’은 4400원에 판매된다. 액비는 지역 내 1200여 농가의 논밭 600㏊에 무상으로 살포된다. 자연순환농업센터 측은 “농가가 신청하면 군위농업기술센터의 시비처방서에 따라 액비를 뿌려준다”고 설명했다.

 

액비살포차량.


또 벼 수확이 끝난 논엔 사료작물을 다시 재배한다. 올해 ‘현토미’ 계약면적은 100㏊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자연순환농업센터 측은 “군위에는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없어 100㏊ 가운데 우선 20㏊를 수매하고, 나머지는 가을께 RPC와 건조저장시설(DSC) 건립 상황에 따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농가의 반응도 좋다고 전한다. 친환경쌀 농가들은 “무상인 액비를 밑거름으로 넣은 뒤 땅심이 좋아져 쌀 품질과 수량이 향상됐다”며 “무엇보다 자연순환농업센터가 지난해 경북지역 RPC의 평균 수매단가(조곡 40㎏당 3만4000원)에 최고 7000원의 장려금을 더 줘 소득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반기고 있다.

축산농가의 입장에서는 가축분뇨 처리문제에서 해방되고 경종농가에게는 경영비 절감 등의 효과가 돌아가 지역 곳곳에서 자연순환농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가축분뇨 수거와 액비살포에 드는 물류비 부담이 커 어려움을 겪는 자원화센터가 많은 만큼 해당 장비에 대한 면세유와 살포비 인상 등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아직도 지역 거점 공동자원화시설이 부족하고, 일부지역에서는 축산분뇨처리시설을 설치할 때 지역주민들이 무조건 반대하고 나서 애로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교육·홍보와 함께 지자체 조례제정 등을 통한 행정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현안과제 기획기사는 2017년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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