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지명역사 1100년 역사의 울림, 새천년 희망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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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지명역사 1100년 역사의 울림, 새천년 희망을 열다
  • 취재=한관우/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10.1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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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역사 1000년 자치단체, 무엇을 기념할 것인가?<2>
예산군은 지명역사 1100년을 맞아 옛 산업대 부지에 신청사를 건립하고 있다.

고려 태조 2년(919), 예산현(禮山縣) 개칭 이후 고유지명 이어져
예산지명 1100년의 역사적 상징성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
태조 왕건 934년 예산방문 ‘통일교서’ 선언, 919년 예산 지명 탄생
예산지명 1100년, 각종 기념사업, 2019년 새로운 100년 비전 수립


 

지명의 역사가 1000년이 되는 자치단체를 취재하면서 올곧게 변함없는 이름으로 1000년의 세월이라는 정통성과 연속성을 이어온 자치단체 중에서 1100년 동안 고유지명을 지켜온 곳으로는 충남 예산이 유일한 듯싶다. 예산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의해 예산, 대흥, 덕산을 통합해 예산군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예산은 삼국시대 백제 때는 ‘오산현(烏山縣)’, 통일신라 경덕왕 때는 ‘고산현(孤山縣)’으로 불리다가 고려 태조(왕건) 2년인 919년에 ‘예산현(禮山縣)’으로 개칭된 이후 현재까지 고유지명이 이어져 내려오며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오는 2019년이면 ‘예산(禮山)’이란 지명이 사용돼 온 역사가 무려 1100년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2018년 말이면 1100년을 꽉 채우고 2019년에는 1101년의 또 다른 100년의 새로운 시작점이 되며 새로운 희망을 열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한 지역의 고유지명이 1100년 동안 변함없이 지속되어 왔다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그리 흔치않은 일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된다.

더불어 ‘예산(禮山)’의 경우 지난 2014년은 1914년 일제에 의한 행정구역 개편에서도 예산, 대흥, 덕산이 지금의 예산군이라는 행정구역으로 통합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였기 때문에 고유지명을 연속성 있게 지켜온 ‘예산지명 1100년의 역사적 상징성’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조 왕건 934년 예산방문 ‘통일교서’선언
918년 궁예를 축출하고 왕위에 오른 고려 태조 왕건은 다음해인 919년 예산의 지명을 개명했다. 왕건의 예산에 대한 관심은 삼한통일 직전인 934년 왕이 신하와 군사를 이끌고 직접 예산에 내려왔다. 각료들을 대동하고 예산에 내려온 왕건은 예산에 직접 행차해 내포지역민들을 겨냥한 교서를 발표했다. 이 교서에서 왕건은 궁예로부터 왕권을 탈취한 자신의 정치적 행위를 다음과 같이 정당화 했다. “앞의 임금(궁예)이 분쟁하는 무리를 다스려 나라의 터전을 열더니, 말년에 이르러 백성들에게 해독을 끼치고 사직을 뒤엎기에 이르렀으므로 내가 그 위태로운 뒤를 이어 이 새 나라를 이룩하였다”는 것이다. 이처럼 예산에서 발표한 교서의 핵심은 자신이 ‘아들같이 사랑하는’ 백성들로부터 관리들이 과중한 세금을 함부로 걷지 말라는 것이었다.

“내가 백성을 사랑하기를 아들같이 여기고 있음을 잘 알아서 공경장상의 그대들은 자기 백성들을 불쌍히 여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명령을 지키지 않는 자는 따로 조사하여 치죄할 것”임을 왕건은 공식적으로 천명했던 것이다. 이듬해 신라가 왕건에게 자진 복속하고 다시 936년 왕건은 견훤을 앞세워 신검군을 공격함으로써 후삼국 통일의 대장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러한 점에서 예산은 후삼국통일을 눈앞에 둔 왕건이 통일전쟁의 마지막에서 국면을 확정하려 했던 거점공간의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렇듯 예산은 고려 태조 왕건이 왕위에 오른 다음해인 919년에 예산이란 지명이 처음으로 탄생했던 것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0 ‘예산현(禮山縣)’ 연혁조에 ‘예산현(禮山縣)은 본래 백제의 ‘오산현(烏山縣)’이었는데, 신라에서 ‘고산(孤山)’으로 고쳐 임성군(任城郡)의 속현으로 하였고, 고려 태조 2년에 지금의 이름으로 고쳤으며, 현종 9년에 천안부(天安府)로 붙였다가 뒤에 감무(監務)를 두었던 것을 조선 태종 13년에 다른 예에 따라 현감(縣監)으로 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고려 태조 2년(919)에 현재와 같은 ‘예산(禮山)’이라는 이름을 얻었음을 알 수 있다.

현 예산군 청사 전경.

■1100년 예산역사 새로운 100년 비전 수립
특히 예산군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군정 7대 발전전략 중 최우선순위를 ‘1100년 예산 역사 재조명과 새로운 100년을 위한 비전과 마스터플랜 수립’ 에 포커스를 맞춰 왔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해 10월에는 ‘예산지명 1100주년 기념사업 구상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1100년 역사인식과 미래가치 공유, 군민공감을 통한 미래천년 새도약을 목표로 삼아 배우며(Study), 다함께(Together), 맛있게(Appetizing), 회복으로(Restoration)를 합성한 ‘신나는 STAR 예산’을 ‘예산지명 1100년 사업비전’으로 제시했다. 테마별 4가지 세부사업 제시에서 ‘배우며 신나는 예산’은 예산학연구과정 개설 등 예산학연구센터 기반구축, 예산읍내 일본식사찰과 김두환가옥 등 누락유산을 조사하는 예산 미래유산 조사, 예산유물전시관(군립박물관) 등을 주요사업으로 제시했다.

‘다함께 신나는 예산’으로는 기념사업 슬로건 공모, 출향인사와 지역주민이 만나는 예산만남의날, 예산역사인물 거리이름만들기 등 다함께미래로천백년과 마을이야기 1100선 발굴, 마을여행 사회적기업 설립 등 마을여행 활성화 등도 제시됐다.

‘맛있게 신나는 예산’은 기존에는 상품가치가 떨어져 버리거나 판매하지 않던 못생긴 농산물을 활용하는 어그스타 경연대회와 재배명인 지정, 예산향토음식 레시피북 제작·배포와 예산천백년식당 지정·지원, 토종종자 보전 등이 핵심사업으로 제시됐으며, ‘회복으로 신나는 예산’으로는 2018년 군청 신청사 개청에 맞춰 미래세대에게 남기는 1100점 타임캡슐 제작·수장과 예산산성·백제산성 발굴·국가사적 지정, 예산사면석불 복원·재조명과 대흥 상중리 느티나무 천백년나무 지정(안) 등이 있다. 기념축제 밑그림도 그려졌는데, 옹방강 등 추사선생과 인연이 깊은 작품전과 국제교류 등을 하는 추사김정희 서예대전과 백제부흥, 윤봉길 의사, 3·1운동, 4·3만세운동 등 충절을 주제로 해 시나리오를 공모하는 예당저수지 실경공연이 그것이다.

예산군에 따르면 ‘예산지명1100년 기념사업’은 ‘1100년을 이어 군민과 함께 새롭게 거듭나는 예산’을 주제로 추진되며, 조례재정과 함께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다큐멘터리 제작 △4·3만세운동 100주년과 연계한 사업 등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방침이다. 아울러 예산산성과 백제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가사적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2019년까지 연구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예산군청기획실 김문식 예산1100년 미래팀장은 “지난해 8월에 열린 예산지명 1100년 기념사업 학술세미나에서 ‘지명탄생 1100년과 예산의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돼 각종 구상사업과 기념사업, 미래발전 전략 등의 제시가 있었다”고 말하고 “이러한 사업제안을 통해 제시됐던 기념사업의 추진방향과 추진의 필요성,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모아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1월경 용역이 완료되면 거기에서 다시 논의하고 필요한 사업들을 모아 내년에 실시할 예정인 1100년 기념사업으로 효율성 있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충남연구원으로부터 연구 용역이 진행 중인 1100주년 종합실행계획 수립과 관련해 추가 발굴사업과 보완사항 등을 통해 향후 실질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방향을 설정해 추진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예산군은 ‘예산지명역사 1100년 기념사업’을 위해 ‘예산1100년 미래팀’을 신설해 사업을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실효성 있는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특히 눈에 띤다.

대동여지도의 예산.

■예산지명 1100년 기념사업 슬로건 최종 선정
예산지명 1100년 사업은 오는 2019년 예산지명 1100주년을 맞이해 찬란한 천백년 예산의 역사와 뿌리를 되찾고 살기 좋은 예산만들기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군민과 함께 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를 위해 예산군은 기념 슬로건 선정을 위해 지난 4월 7일부터 5월 1일까지 누구나 1100주년 이라는 것을 알기 쉽고 공감하는 슬로건으로 선정하고자 전국 공모를 실시 223건의 문구를 접수했으며, 예비심사와 추진위원들의 심사를 통해 6점의 슬로건을 최종 선정했다.

선정된 슬로건으로는 ‘1100년 역사의 울림, 새천년 희망의 열림’ 슬로건이 최우수작으로 최종 선정됐고 ‘천백년 예산의 숨결, 새로운 천년의 도약’과 ‘빛내자! 예산 1100년, 펼치자! 희망 새천년’ 슬로건이 우수작으로 ‘1100년 빛난 예산, 새천년 밝은 예산’과 ‘천백년의 뿌리로 새천년의 꽃을 피우는 예산’, ‘빛나는 1100년! 희망찬 미래 예산!’ 슬로건이 장려로 선정됐다. 최종 선정된 슬로건은 1100주년 기념 디자인 로고로 개발돼 엠블럼으로 제작하고 차량 부착용 스티커 등으로 활용하는 등 예산지명 1100주년의 붐을 조성할 계획이다.

추진위원인 홍석모 기획실장은 “예산지명 1100주년 사업은 우리 군민을 하나로 뭉치는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것으로 과거의 역사 천백년을 새롭게 조명하고 현재의 정신을 계승시켜 살기 좋은 예산, 새로운 미래 천년을 만들어가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그 첫 단추로 기념슬로건을 최종 선정하게 됐고, 디자인 개발을 통한 엠블럼 제작 등 앞으로 1100주년 관련 사업들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발전신문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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