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년의 날 2018년 10월 18일, 새로운 천년 비전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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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천년의 날 2018년 10월 18일, 새로운 천년 비전 선포
  • 취재=한관우/사진·자료=김경미 기자
  • 승인 2017.10.2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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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역사 1000년 자치단체, 무엇을 기념할 것인가?<3>
경기도는 2018년 경기 1000년을 맞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독립서체인 경기천년체를 개발해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000년간 여러 차례 지형적인 변화를 겪어와
1895년 갑오경장, 경기도 없어지고 한성·인천부 등 체제개편
1914년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 조선인 공동체 의식 약화
경기1000년, 독립서체 ‘경기천년체’ 개발·다양한 정체성 찾기


우리나라에서 ‘경기(京畿)’라고 하는 명칭이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 현종 9년(1018년)이다. 따라서 2018년은 ‘경기정명 1000년’이 되는 해이다. 고려 현종 때인 1018년, 당시 수도였던 개성과 그 주변을 한데 묶어 ‘경기(京畿)’라 부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원래 ‘경기’란 말은 당나라 시대에 왕도의 주변지역을 경현(京縣)과 기현(機縣)으로 나누어 통치했던 데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본래 경(京)은 천자가 도읍한 경사(京師)를, 기(機)는 천자가 살고 있는 왕성을 중심으로 사방 500리 이내의 땅을 의미한다. 고려 태조 왕건이 즉위 2년(919년)에 도읍을 철원에서 송악으로 옮기고 송악군(松嶽郡)을 개주(開州)로 고쳤다.

성종은 즉위 14년(995년)에 관제를 크게 정비하고 지방제도로서 10도제(道制)를 시행, 개주(開州)를 개성부(開城府)로 승격시키는 동시에 6개의 적현(赤懸)과 7개의 기현(畿懸)을 관할하도록 함으로써 처음으로 적현·기현체제가 성립됐다.

이후 현종은 성종 때부터 시행해 오던 지방제도를 개혁해 10도제(道制)를 폐지하고 전국에 4대 도호부(都護府)·8목(牧)·56지사군(知事郡)·20현령관(縣令官)을 설치하고 그 밑에 군현(郡縣)을 속군(屬郡) 또는 속현(屬縣)으로 분할, 종래 개성부(開城府)에서 관할하던 적현(赤懸)과 기현(畿懸) 및 개성부를 폐지하고 정주(貞州), 덕수(德水), 강음(江蔭) 등 3개 현(懸)을 속현(屬縣)으로 관할하는 개성현령관(開城懸令官)과 송림(松林), 임진(臨津), 토산(兎山), 임강(臨江), 적성(積城), 파평(坡平), 마전(麻田)등 7개 현(懸)을 속현(屬縣)으로 관할하는 장단현령관 (長湍懸令官)을 신설해 중앙의 최고 행정기관인 상서도성(尙書都省)에 속하게 했다. 이때 개성현령관과 장단현령관이 관할하는 12현(懸)을 특별한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획정해 ‘경기(京畿)’라 부르게 됐다.

경기도 옛지도.

■경기도, 대한민국 중심지 인구 1300만명
경기도는 지난 1000년간 여러 차례 지형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1069년(고려 문종 23) 경기도는 인근지역을 합쳐 크게 확대된다. 개성부는 지금의 서울특별시처럼 별도의 행정구역이었으며, 경기도는 왕경을 둘러싼 지방행정구역이었다. 고려 말인 1390년(공민왕 2) 경기도는 종전처럼 축소되고 좌도와 우도로 나뉜다.

당시 수도인 개성이 중심이었기에 지금의 경기도 내륙 지역으로 한양을 비롯해 철원, 이천, 양천, 안산, 교하 등이 해당됐다. 우도는 주로 해안가로 부평, 강화, 교통, 김포, 통진 등 이었다. 하지만 조선이 개국하면서 행정구역도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우선 수도가 개성에서 한양으로 바뀐다. 태종 때 행정구역이 달라지고 지역의 명칭도 크게 변한다. 이는 고려의 흔적을 없애기 위함이다. 좌도와 우도가 합쳐져 다시 경기도가 된다. 북부지역은 황해도로 넘겨지고 수원, 여주, 광주, 안성 등 남부지역이 경기도에 포함된다.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경기도가 된 것은 조선 세
종 때의 일이다.

조선 후기에는 수원과 광주, 개성, 강화가 중요하게 취급돼 경기도에서 분리돼 유수부(留守府) 체제를 갖춘다. 군사 교통의 요충지였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갑오경장으로 1895년 지방 행정구역이 크게 바뀐다. 경기도가 없어지고 한성부와 인천부 등 부 체제로 개편된다. 그러나 불편과 혼란 때문에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도(道) 체제가 살아난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 일본은 대대적으로 조선의 행정구역을 개편해 조선인의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키려 한다. 수도를 인정하지 않으려 서울은 경성부(京城府)가 돼 경기도에 소속됐다. 경성부는 도성과 남대문, 용산 일부였으며, 인천은 개항장 일대로 크게 줄어들었다. 부천이 인천의 대부분 땅과 부평을 흡수해 태어났다.

시흥은 안산과 과천, 수원은 남양, 용인은 양지, 김포는 양천과 통진, 강화는 교동을 흡수했다. 일제는 행정구역을 뒤섞으면서 마을 이름이나 고유 명칭을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광복 후인 1946년 경성부는 서울시가 되면서 경기도에서 제외됐다. 서울이 팽창되면서 1949년에는 서울 인근인 고양의 은평과 시흥군 일부가 서울로 편입됐다. 이후 6·25한국전쟁은 경기도 북부지역의 지형을 바꿔놓았다. 연천군과 포천군 등 북부지역은 수복했으나 개성, 개풍, 옹진 등은 북에 넘어가게 됐다.

지난 1967년 서울에 있던 경기도청이 수원으로 이사와 본격적인 경기도 시대가 열렸다. 1973년 수도권 위성도시였던 부천과 성남, 안양이 시로 승격했다. 1981년에는 인천이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경기도에서 떨어져 나갔다. 이후 구리, 평택, 과천, 안산, 군포, 시흥, 오산, 의왕, 하남 등이 줄줄이 시로 승격했다. 수원과 고양, 용인은 100만 인구가 넘어섰으며 오랜 도시인 성남과 부천 등은 100만에 육박하는 대도시가 됐다.

오늘날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중심지로 인구 1300만 명의 우리나라 최고의 광역자치단체가 됐다.

■경기 1000년, 독립서체 ‘경기천년체’ 개발
경기도는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 ‘경기(京畿)’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래로 2018년 정명(定名) 1000년을 맞아 경기도민과 함께 기념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경기 1000년’을 앞두고 경기도는 2018년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미 올해 경기도의 독립서체인 ‘경기천년체’를 개발해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1억5000여만 원을 들여 외부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전용 서체를 개발했다. 개발된 독자 글씨체는 호환성 문제 등을 고려해 도청 내부 문서나 각종 홍보자료 등에 먼저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도민에게 관련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해 점차 활용도를 넓힐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경기도는 전국 처음으로 ‘블록체인 거버넌스’를 도정에 도입해 도내 31개 시·군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첫 사례로 올해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 심사’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참여자 간 정보를 암호화해 공개·공유하는 분산장부 시스템이다. 높은 보안성과 거래의 투명성으로 온라인 금융거래 시 해킹을 막는 기술로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류인권 따복공동체지원단장은 “경기도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주민제안 사업의 경우 공모에 탈락하면 왜 탈락했는지, 어느 부분이 부족했는지, 다른 제안서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모르다 보니 불만이 쌓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블록체인 도입은 심사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담보해 이런 문제점을 모두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용서체와 블록체인 정책이 경기도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담보하는 것이라면, 후대 경기도민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정책도 마련됐다. 경기도는 노후경유차(2005년 12월말 이전 등록)를 폐차하고 전기차를 구매하면 2100만원의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해당 시·군은 23곳으로 모두 664대를 모집해 2100만원씩을 지원한다. 이는 환경부 등에서 지원하는 1900만원에 경기도에서 지원하는 200만원으로 마련된다는 설명이다.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경기도 명칭 사용 1000년을 맞아 정체성·역사성·환경성을 담보로 하는 더 많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경기 천년체 개발과 관련해서도 “역사·정신·문화·전통·자연·기술·사람 등 경기도의 특성을 비롯해 현재 도와 시·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서체들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고문서 속 경기도 실학자, 문화재 등 전통 속의 한글체 등을 참고해 경기천년체를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도는 경기문화재단과 함께 ‘경기 천년 사업계획’을 확정, 지난 5월부터 본격 추진에 들어갔다. 경기도와 문화재단은 핵심 사업으로 △경기 천년 플랫폼 구축·운영 △경기 천년 슬로건&엠블럼 제작 △(가칭)경기 천년 소풍 등 ‘경기 정명(定名) 천년 기념사업’ 붐 조성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경기천년플랫폼은 경기 천년을 맞는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창구다. 핵심은 도민으로부터 직접 의견을 듣는데 있다. 온라인의 경우 최근 경기 천년을 주제로 개설한 인스타그램(gyeonggi1018_2018)과 페이스북으로 의견수렴을 한다. 오프라인 의견수렴은 지난 5월 27일부터 내년 2월까지 도내 마을회관, 축제현장, 학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100여회 찾아가서 주민을 만나 토론회 형식으로 이뤄진다. 경기도는 또 경기천년을 주제로 한 인스타그램을 개설했다.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에는 경기천년 카테고리를 별도로 준비해 의견수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도내 마을회관, 축제현장, 학교 등을 100여 차례에 걸쳐 찾아 미래, 통일, 사람, 공간, 문화, 유산 등 6가지 주제로 타운홀 미팅을 연 뒤 도민들의 아이디어를 경기천년사업에 반영할 방침이다. 또한 지역의 문화기획자와 경기천년에 대해 토론하는 소셜픽션 콘퍼런스도 100차례 개최한다. 경기천년 사업에 사용할 슬로건과 엠블럼 개발을 위해 기획사 공모에도 들어갔으며, 2018년 7∼10월 100일간 경기천년기념축제인 ‘경기도큐멘타 2018’을 개최하고 2018년 10월 18일을 경기천년의 날로 지정해 새로운 천년의 비전을 선포한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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