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명인을 꿈꾸며 정직하고 부지런히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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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명인을 꿈꾸며 정직하고 부지런히 일합니다”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10.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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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잇는 청년, 청년CEO, ‘농촌에서 삶의 가치를 찾다’ <11>

크로바양계·식품 이민엽, 이찬엽 형제
납품하기 전 참숯구운계란을 포장하고 있는 이찬엽 씨.

살충제 계란의 파문이 쉬이 가시지 않고 있다. 거기에 시시때때로 불거지는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계란 농가들은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계란 농가의 6차 산업 활성화까지 꿈꾸고 있는 젊은 청년 이민엽(26), 이찬엽(24) 형제는 조부모 때부터 운영해 온 계란 농가 후계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중학생 때부터 아버지 일을 도와온 찬엽 씨는 연기자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대학을 다니면서 그건 그저 꿈일 뿐,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군 전역 후 본격적으로 아버지 이환진 대표를 도와 농장 일에 나섰다. 후계자를 자청하고 나선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어느 날 저녁 밥상 앞에 앉은 아버지는 초췌하고 피곤해보였고, 아버지가 점점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혼자 영업과 납품, 관리까지 모두 도맡아하고 있는 아버지를 보며 찬엽씨는 아버지의 등에 있는 무거운 짐을 보았다. 일찌감치 철이 들어버린 찬엽 씨다.

“그러고 나서 제가 형한테 같이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어요. 서울에 있던 형이 작년에 오면서 같이 하게 되었죠.”

민엽 씨는 서울에서 패션디자이너를 꿈꾸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의 찬엽 씨와 달리 상대적으로 내성적 성격의 민엽 씨는 동생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짐을 쌌다.

크로바양계·식품은 청정란, 위생란, 구운 계란을 주력상품으로 하고 있다. 특히 유정란을 황토와 숯을 이용해 코팅 한 후 구워내 맛이 담백한 참숯 구운 계란은 검은색 빛깔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는다. 참숯 구운 계란, 구운 오리알, 맥반석 구운 계란 등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주로 직거래를 하거나 대형마트 등에 납품한다. 최근에는 클로렐라를 배양해 닭이 먹는 사료에 첨가해서 클로렐라 계란도 생산할 예정이다.

찬엽 씨는 조부모인 이기순 씨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크로바양계를 처음 만들었던 조부모는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 한 명 한 명을 내 가족처럼 대하며, 방금 나온 생계란을 터트려 참기름 한 방울을 떨어뜨려 먹이고는 했다. 손자들에 대한 사랑도 남달라 일이 끝난 후 밤길도 마다 않고 나가 손자들 간식을 챙겼다. 조부모의 따뜻한 성품은 아버지를 이어 민엽, 찬엽 씨 형제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직거래를 가다 보면 아르바이트 하는 줄 알아요. 그럴 때면 아버지를 도와 일을 배우는 중이라 하면 기특하다고 많이들 격려해 주세요.”    

크로바양계·식품 이환진 대표는 “1대에 이어 3대까지 전통을 잇는 것 뿐 아니라 청년 명장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아버지로서만이 아니라 우리 지역에 청년들이 자리를 잡고 꾸준히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죠. 명인제도가 있다면 청년들이 더 부지런하고 정직하게 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자체가 나서 가업을 이어가는 청년들을 재정적, 환경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제4, 제5의 청년명인이 나올 수 있으며 지역에 청년들이 정착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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