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신뢰받는 미디어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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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신뢰받는 미디어가 필요해
  • 한관우 발행인
  • 승인 2018.09.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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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뉴스 활용을 통한 독자마케팅 활성화
공동취재단이 캐나다 밴쿠버의 창간 50주년을 맞은 주간신문 스트라이트사를 방문, 편집국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 청소년·젊은이 무방비 노출, 리터러시 교육 필요
캐나다 밴쿠버 지역신문 종이신문과 온라인 뉴스 병행 전략 펴
광역 밴쿠버지역 지역신문은 여전히 종이신문이 주 수입원이다
종이신문 기획기사 위주 심층기사, 디지털은 속보 위주 빠르게


최근 미디어의 경향이 페이스 북, 유투브,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가 가짜뉴스 확산의 진원지로 비난 받으면서 공신력 있는 기존 뉴스들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평가다. 언제부터인가 과도하고 무분별한 이용으로 소셜 미디어의 폐해도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따라서 무조건적 수용보다는 차근차근 부작용을 살피고 전략적인 대처법을 함께 모색할 시점이다.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파괴적일 수도, 건설적일 수도 있는 소셜 미디어의 안전한 활용법을 찾는 것은 결국 이 시대 우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특히 SNS에 몰두하기 쉬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수립하는 방안도 제시돼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은 여가를 누릴 시간이 없고 가정에서도 정서적 유대감이 부족해 SNS에서 자신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짙다. 이는 청소년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SNS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검열이 가능한 ‘디지털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등을 제공해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셜 미디어의 또 다른 병폐는 괴담처럼 떠도는 가짜뉴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저기서 팩트 체크가 필요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듯 가짜뉴스와의 전쟁시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가운데 무엇이 진실인지를 가려내는 지혜는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기 때문이라도 이에 대한 대처방안이 더욱 필요해 지는 것이다. 오늘날 스마트폰 등의 대중화로 인해 각종 인터넷 뉴스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TV, 종이신문 등과 같은 전통적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문의 존립과 생존을 위해서도 그렇고 기존 미디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소셜 미디어의 가짜뉴스 등 부작용과 폐해의 확산에 따라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지는 이유다.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다시 말해 미디어리터러시 에듀케이션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상 게이트 키핑 기능을 갖추지 못한 소셜 미디어에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으며, 그들에게는 파급효과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공동취재단이 방문한 캐나다 밴쿠버의 지역신문들도 신문의 난립과 소셜 미디어의 확산은 크나큰 위협이자 도전이 현실화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이 의무화돼야 할 것이다. 이유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과 같은 미디어 이용과정에서도 스스로 통제할 줄 아는 교육이 학습과정에서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 저널리즘의 핵심 관심 있는 팩트 기사
이번 캐나다 공동취재를 통해 이러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신뢰받는 미디어의 필요성이 교집합 하는 관계라는 사실의 발견이다. 캐나다 밴쿠버의 지역언론사와 미디어교육 현장에서 얻은 결론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주로 미디어에 대한 중독 예방과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취재단이 방문한 브리티시콜롬비아 기술대학 (BCIT)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소출력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었다. CRTC(방송위원회)의 정부 규제에 따라 공중파 방송 제작을 직접 체험하며 저널리스트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기르고 있다. 이 대학은 2년제 대학으로, 4년제 대학에서는 이론만 가르치지만 이 대학에서는 1학년은 교수와 전문가의 강의를 주로 듣고,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론은 거의 배우지 않으며 프로그램 제작 등 실습위주의 현장학습에 치중 하고 있다. 총 80명 정원으로 학년 당 40명씩 2개 반으로 나눠 주로 방학기간에 4주 동안 실습을 하고 있다. 40명의 수료생들은 96%의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며 캐나다 공영방송국 CBC등에 진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에게 “왜 라디오를 하는가?”를 물으니 “커뮤니티에서 알아주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라디오프로그램 중에서 음악이 좋아서라든가, 지역의 활동이 전국적 활동보다 더 의미가 있다”며 로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생들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팀으로 운영되는 공동운명체라는 것이 특징적이었다. 8~35세의 연령층을 주 청취층으로 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으며, 음악방송 위주로 광고도 하는데 주로 공익성의 캠페인과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홍보, 팟캐스트, 뉴스와 광고도 제작하고 있었다. 광고를 제작해 업체에 제공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캐나다 밴쿠버지역의 주간신문으로는 미국 국경부근에 있는 1983년에 창간한 써리(Surrey)지역의 피스아치뉴스(Peace Arch Newspaper, PAN)가 있다. 이 신문은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170개 신문을 소유하고 있는 블랙 프레스(Black Press)라는 미디어그룹에 속하는 개인 기업이다. 블랙 프레스그룹은 75개사 180명의 기자가 활동하고 있다. 주요기사는 스포츠를 중요시 하면서 로컬뉴스, 병원소식, 학생교육, 날씨 등 커뮤니티의 베이스화를 추진하고 있다. 커뮤니티 발전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등 퀄리티에서 앞서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운영체계는 종이, 온라인, 모바일 신문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인구 10만 명에 3만 7500부 발행하는 종이신문은 전통적인 기사를 제공하고, 온라인 모바일은 주로 긴급 상황 발생 시 등 속보성 기사를 싣고 있다. 부음, 결혼기사는 유료인데, 매출의 92~95%가 종이신문에서 창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익구조는 지역 업체의 광고 60~70%, 전단지 등 삽지 20~30%, 쪽광고 5%다. 기사와 광고는 30~35%대 65~70%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주독자의 연령층은 35세 이상, 가장 많은 독자는 은퇴한 중산층이다. 독자성향은 파악하고 있으나 전략적으로 활용하지는 않고 독자페이지를 활용한다. 배달비용이 많이 들지만 해마다 25%의 수익이 증가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써리라는 지역신문에는 6명의 기자가 있으며, 전체기자는 17명이다. 기자들의 급여는 6만~6만5000불로 정부공무원이나 은행원 초봉의 3배 정도로 높다.

캐나다 밴쿠버의 신문박스대.

주간신문 스트라이트(Straight)는 1967년 창간해 지난해 창간 50주년을 맞았다. 지금도 창업자가 소유하고 있는 개인 기업이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 전쟁의 진실이 은폐되는 현실 속에서 진실보도의 사명감으로 창간됐다. 이후 환경문제와 평화운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그린피스운동이나 핵 발전문제, 전쟁과 평화 등을 많이 보도했다. 지금은 그 연장선에서 예술과 게이·레스비언 등 성소수자의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가지며 평등사회를 지향하는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 1980년 대 석유파동 이후 경기침체기에 유가지에서 무가지로 전환하면서 오락성을 강화했다. 1990년대 이후 다시 전통적 커뮤니티 신문으로 전환했다. 뉴미디어시대를 맞아 매일매일 온라인 버전을 업데이트하고, 종이신문은 주1회 발행한다. 2년 전까지는 신문이 엄청 두꺼웠으나 지금은 종이신문은 얇게, 디지털판에 심층기사를 길게 싣는다. 특징적인 것은 박스(Box)라고 일종의 가판대 같은 곳에 신문을 비치해 사람들이 가져가게 하면서 지면신문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독자를 견인하고 있다. 상근기자 14명과 프리랜서 기자로 운영되고 있다. 밴쿠버의 40%정도인 아시아계를 커버하기 위해 한국인 1명을 포함해 5명의 아시아인이 있다. 발행부수는 10만부 정도다. 광고와 온라인 구독자가 주 수입원인데, 인터넷 기사 페이지뷰 당 수익이 나오는 구조다.

주간신문 밴쿠버 쿠리어(Vancouver courier)는 스트라이트와는 달리 미디어그룹 소속 주간신문사다. 그레이시아 미디어그룹 소속 신문사로 12만부를 발행하고 있다. 주 1회 발행하며 하루 3회 디지털뉴스를 업데이트하며 온라인상에서는 일간체제를 갖추고 있다. 밴쿠버 지역신문 시장이 일간지 4개와 주간지 2개 등으로 포화상태이고 일간지 등과도 경쟁하다보니, 온라인과 인쇄신문은 다르게 운영한다. 밴쿠버 쿠리어는 스트라이트와는 달리 종이신문에는 기획기사 위주의 심층기사를 중심으로 보도하고, 디지털은 속보 위주로 빠르게 내보내는 방식이다. 그레이시아그룹은 인근 지역 7개 신문사를 소유하고 있는데 해당지역의 판은 해당지역의 기사만 싣는다. 온라인 판으로 지역소식 기사를 상호 공유한다. 사람이 움직인다는 것을 전제로 디지털상에서는 기사공유를 통해 신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신문은 법적소송 등을 피해갈 수 있도록 제3자적 소스를 써야한다고 강조한다. 기사는 소스에 기초해 신문사의 입장에서 방어적 자세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있어 미국은 주장자 책임지지만 캐나다는 주장자가 있어도 신문사가 책임져야 한다. 물론 기자의 트레이닝이 중요하다. 결국 저널리즘의 핵심은 관심 있는 팩트의 기사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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