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이주노동자 정책·행정적 지원정책 추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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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이주노동자 정책·행정적 지원정책 추진 필요
  • 취재·자료=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19.09.2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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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그들이 아닌 우리다 〈1〉
홍성군은 다문화 가정 친정보내주기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홍성군에 머무는 외국인 3600여 명 이르는 것으로 파악
홍성군은 다문화가족을 위해 8억여 원의 예산을 지원해
케어프로그램 운영,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식 개선 기대
홍성이주민센터, 이주노동자를 위한 노동자상담소 운영


고용허가제를 통해 홍성에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는 1500여 명, 국제결혼 이주여성과 유학생 등 다양한 이유로 홍성군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은 36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이주여성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그러나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나 지원 등은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해 5월 홍성군의 한 양돈농장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 2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정작 경찰에서는 자살로 규정, 시신을 그들의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홍성군은 축산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대규모 축산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실태파악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홍성군에서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책과 예산 편성 등은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다만 다문화가족지원사업에 홍성이주민센터 지원과 이주민도서관지원 항목 등이 포함돼 있을 뿐이다. 이에 타 시군의 이주노동자 지원정책 등을 살펴보고 분석해 홍성군에 필요한 정책적 제안 등을 하고자 한다.

■ 홍성이주민센터 ‘케어프로그램’ 운영
홍성군이 외국인들의 홍성군에 체류 또는 거주 시 편의를 위해 약 1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는 등 군정 전반에 외국인 배려 시책을 도입하고 있다. 현재 홍성군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은 약 3600여 명으로 군 전체 인구 10만여 명 대비 약 3.6%에 이른다. 이에 홍성군은 민원 배려 창구를 통해 외국인이 각종 민원 등으로 방문 시 순번에 관계없이 전용 창구를 통해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우선 안내하는 계획 등을 실시하고 있다. 창구 즉결민원, 무인민원발급, 정부 24 등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한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문화 및 외국인 언어통역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빈도가 높은 타 외국어까지도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새롭게 도입한 언어통역 서비스는 외국어 능력이 있는 군 직원들의 재능 기부로 이루어져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민원인들의 만족도도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그밖에 홍성군은 다문화가족을 위해 8억여 원의 예산을 지원해 홍성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결혼이주여성의 빠른 정착을 위한 글로벌 어학교육, 다문화 가정 공감프로젝트 운영, 다문화 청소년성장 프로그램 과정 등 외국인과 이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폭넓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울러 군은 다문화축제, 친정 보내주기, 가족사진촬영 등 다문화가족의 인식개선과 지역사회통합을 위한 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홍성군은 지난 5월 ‘홍성군 외국인근로자 케어프로그램’ 수행기관 선정심사위원회를 개최해 홍성이주민센터(대표 유요열)를 수행기관으로 선정했다. 올해 사업비는 3400만 원이다. 주요 사업은 노동 상담, 케어프로그램, 한국어 교육, 인식개선 문화행사 등인데, 이주노동자만을 위한 정책으로는 홍성군에서 처음이다.

홍성이주민센터 유요열 대표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홍성 경제를 위해 곳곳에서 헌신하고 있지만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차별 아닌 차별을 받아 왔다”며 “이주노동자들도 홍성 군민이고 우리의 이웃인 만큼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은 반드시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주노동자들이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된 현황 파악이 없는 실정”이라며 “케어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의 현황에 대해서도 파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이주민센터에서는 십여 년 전부터 매주 일요일 이주노동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이주민은 크게 이주노동자, 국제결혼 이주여성, 유학생 등으로 구분된다. 그동안 이주민에 대한 지원이나 정책이 국제결혼 이주여성에 집중되고 있다.

홍성군 관계자는 “케어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홍성을 만들고,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성군은 다문화 가정 친정보내주기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 이주여성·노동자들 아시아 뮤직페스티벌
홍성을 찾아온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8월 31일 오후 홍성에 거주하는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만든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이 열렸기 때문이다. 8월의 마지막 날, 홍성 하상주차장에 모인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 등 500여 명은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축제에는 베트남을 비롯해 태국, 우즈베키스탄, 중국, 필리핀 등 모두 10여 개 나라에서 참가했다. 이들은 축제가 열리기 전부터 자신들 나라의 특별한 음식을 준비했다. 중국, 베트남 이주여성들은 전통의상을 입고 등장해 이곳을 찾은 지역주민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기도 했다. 또한, 이날 행사에는 홍성문화예술인들의 축하공연이 있었으며, 이어진 순서에서는 나라별 노래자랑으로 이곳을 찾은 많은 지역주민은 물론 이주여성과 노동자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이날 필리핀 이주여성들이 입은 옷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들은 다름 아닌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운 공동체가 되고자, 소망을 담은 단체티셔츠를 입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이 입은 옷 앞면에는 우리나라와 필리핀 국기를 상징하는 문양과 함께, ‘HONGSEONG Han-Fil 한국·필리핀 가족’이라는 글을 새겼다. 뿐만 아니라 뒷면에는 ‘A community where diversity signifies oneness(다양성이란 일체성을 의미하는 공동체)’라고 적혀 있었다. 이주여성들도 가족이나 친구 같은 공동체임을 강조했던 것이다. 이날 열린 ‘페스티벌’은 ‘홍성이주민센터’가 마련한 행사로 지난 2013년 시작돼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홍성이주민센터’는 이주여성들의 안정적인 정착 생활과 모든 차별을 없애고, 국경을 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평등·평화를 위해 지난 2003년 설립됐다.

홍성이주민센터 유요열 목사는 “매번 만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주민에 대한 이중잣대가 없이 차이를 넘어 더 가까이 생각했으면 좋겠다”면서, 이와 더불어 “무엇보다 우리 모두 이들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을 없애고 국경을 넘어, 우리와 한 공동체로 똑같이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홍성의 모든 이주여성과 이주 노동자가 모일 수 있는 페스티벌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성이주민센터는 이주여성들 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홍성이주노동자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어학당과 노동상담과 인권보호 활동 등을 하고 있으며, 미등록 이주민을 위한 의료지원과 한국생활에 필요한 상담 등 행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2017년 12월 통계 자료에 따르면 홍성군에는 1292명의 이주노동자가 고용허가제를 통해 홍성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은 실제로 하지도 않고 있으며, 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주노동자들이 누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홍성군청에 담당 부서도 없는 것이 현실의 상황이다. 홍성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파악은 필요하다. 이들도 세금을 내면서 군민의 일환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맞는 행정과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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