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다양한 생각, 미디어로 표현하며 이웃과 소통
상태바
자신의 다양한 생각, 미디어로 표현하며 이웃과 소통
  • 최선경 논설위원/한기원 기자
  • 승인 2019.10.04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디어를 통한 마을 공동체 회복을 꿈꾸다 〈3〉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는 다양한 기본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누구나 편하게 참여 가능하다.

“공적 사안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 증진
공동체 전체를 사회적 망으로 연결하는 역할”


“형님, 농업기술센터에서 스마트폰 교육한대요. 같이 들으러 가유.”
“응, 스마트폰 교육? 그거 들으면 스마트폰 주남?”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웃긴 상황이지만 2013년 지역의 농업인 교육에서 실제로 오가던 어르신들의 대화이다. 그 당시 주민들은 스마트폰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관심조차 없었으며, 그저 전화란 걸고 받기만 하면 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여기던 시절이었다. ‘다 늙어서 무슨 핸드폰 교육을 받느냐’고 했던 시절이었는데, 6년이 지난 지금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높아졌다. 게다가 농어촌지역에서는 꼭 필요한 필수농기계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엔 단순하게 온라인을 통해 농산물을 판매한다면 매출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에서 시작한 스마트 농업교육은 이제 농업의 패러다임을 통째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각 지자체마다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본인이 소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페이스북, 트위터 활용방법을 교육한다. 아울러 기본적인 사진 촬영 방법 등 이론교육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생산한 농산물을 촬영하고 편집해 블로그에 올려 홍보하는 실습 교육도 병행하는 추세다. 정말 대단한 변화이고 발전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스마트폰을 통해 소리와 동영상으로 만들어진 갖가지 정보를 보고 듣는다. 그것도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말이다. 몇 년 전 UCC 이야기를 하며 주변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남기는 개인 영상 정도로 여겼지만 지금은 1인미디어 시대가 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영상을 만들어 방송국 버금가는 구독자를 거느리며 그것을 통해 상상을 초월하는 수익을 남기는 시대가 된 것이다. 초중고생들의 장래희망 1순위가 ‘유튜버’라고 하니 대충 보아 넘길 것이 아니다.

■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 놀이터
마을미디어란 한 마디로 ‘생활공동체의 소통과 참여’라고 정의할 수 있다. 마을미디어는 거창하고 어렵게 존재하여 다가가기 어려운 매체가 아니다. 지역 주민들 누구나 쉽게 다가가서 이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는 매체이며,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미디어로 만들어 낸다는 것, 바로 이것이 ‘마을미디어’이다. 따라서 마을미디어는 주류방송의 한계를 벗어나 마을 주민들 간의 유대를 쌓고 서로 간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장소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마을미디어에 대해서 생소하게 느끼고 받아들일 것이다. 아직까지 마을미디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대중화되어 있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걸음마를 떼고 있는 과정에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마을미디어’라는 것은 왜 필요할까?

우리 지역에서는 드물게 촌’s RUN 미디어제작소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미디어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 이근배 예산지부장은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해 지금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영상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주민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3년이 넘게 교육하면서 아쉬운 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일단 집합 교육 위주의 사업으로 운영하다 보니 교육이 진행될수록 교육생들끼리 수준 격차가 발생한다. 이를 위해 수준별 운영을 하고 싶은데 운영비는 그렇게 녹록지 못하다. 다음으로는 인구가 적은 농촌의 특성상 연령별로 교육생들 간 인식격차가 발생한다. 실버세대와 청년세대, 아동세대 정도는 구분해서 운영하고 싶은데 순수 지원사업에 의지하는 단체의 특성상 현재의 경제성으로는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정부에서 운영하는 사회적 서비스 영역의 미디어센터에 관심을 갖게 됐다. 향후 마을미디어사업에 꾸준히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을미디어는 지역공동체의 소통을 활성화 시켜주고 주민이 지역에 관심을 갖게 만들어 지역의 문화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매체이다. 또한 주류미디어가 놓치고 있는 역할을 함으로써 사회적인 면으로도 중요한 열쇠를 지니고 있는 매체이다. 그러나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마을미디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마을미디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직 한걸음을 내딛고 있는 상태이다. 마을미디어가 발달할 수 있는 원동력인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실천, 그리고 지역사회에서의 마을미디어 사업에 대한 추진력이 더욱 활발해진다면 마을미디어는 앞으로 큰 발걸음을 내딛으며 더욱 크게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마을미디어 활동을 통해 사람·지역·관계가 변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정은경 센터장 인터뷰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정은경 센터장.

“신규 단체에 대한 교육과 제작 지원 지원조례 제정으로 법적 근거 마련”

■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는 어떤 곳인가
서울의 마을미디어 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올해엔 주민모임 및 단체 78곳이 선정되어 지원을 받고 있다. 센터는 공모에 선정된 단체들에 대한 컨설팅 및 모니터링 등의 활동을 하는 한편, 교육이나 네트워크, 홍보, 아카이브 등 다양한 직접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다.

■ 실질적으로 교육을 통해 일반인들의 현장 투입이 가능한가
마을미디어 활동을 처음 시작하는 신규 단체의 경우 교육과 제작 활동이 결합된 ‘복합형’ 유형을 선택하게 되는데, 8차시~10차시로 구성된 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제작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개인차는 있을 수 있지만 대략 이 정도의 과정을 거친 후에는 제작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 마을미디어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마을미디어 활동 단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점은 ‘공간’과 ‘인건비’다. 먼저 ‘공간’ 문제의 경우, 안정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그 모임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모임에서 자체적으로 공간을 마련하는 경우, 동주민센터나 도서관 등 지역의 공유공간을 활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을미디어 모임을 운영하는 실무책임자에 대한 ‘인건비’ 문제도 해결돼야 할 주요 사안이다. 서울의 경우, ‘뉴딜일자리 지원사업’을 활용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지원이 부족하고, 최장 23개월까지밖에 지원이 되지 않는 한계가 있어 아쉽다.

■ 사업을 진행하면서 보람된 일을 꼽으라면
마을미디어 활동을 통해 사람과 지역, 그리고 관계가 변화하는 것을 확인하곤 한다. 주류 매체에서는 시청자, 청취자, 수용자로 분류되는 일반 주민들이 마을미디어에서는 콘텐츠 생산의 주체가 된다. 특히 이주민, 장애인, 성적소수자 등 사회적 소외 계층에게는 마을미디어를 통해 미디어 역량을 갖게 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마을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 홍보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이웃을 만나고 그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한 예로, 금천구의 마을미디어 ‘라디오금천’은 도시재생을 주제로 한 ‘독산아모르파티’라는 방송에서 도시재생 관련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방송으로 불러내 그들 간의 소통을 격려했다.

■ 지방에서 활약하고 있는 활동가들에게 조언 한 마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는 다양한 사례집, 매체별 교재, 가이드북 등을 발간하고 있다. 센터 홈페이지(www.maeulmedia.org)에서 필요한 발간물을 신청하면 착불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 최근 서울 외에도 수원, 부산, 전주, 제주 등에서도 마을미디어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다양한 토론회나 축제 등의 행사가 열리기도 하니 참여해보면 알찬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마을미디어지원센터의 설립 필요성과 향후 발전 방안은
소외와 고립, 혐오 등의 문제가 점점 심각한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1인 가구의 증대, 급속한 고령화 등의 문제로 이웃 간의 관계도 점점 단절되고 있는 실정이다. 마을미디어는 미디어를 핑계로 사람들을 모아내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점점 더 그 필요성이 커질 거라고 확신한다.

서울의 경우 최근 마을미디어 활성화 지원 조례가 제정되어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향후 더 많은 시민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예산이 확보되길 바란다. 그래서 센터에서는 마을미디어만의 전용 플랫폼 마련, 구별 및 동별 마을미디어 인프라 조성 등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마을미디어 활동가들도 더 많은 참여자를 끌어들이고 지역에 홍보, 스스로 역량 강화 등의 노력을 해나갈 것으로 본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