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상가를 꼭 '있어야 할 것'으로 채우자
상태바
명동상가를 꼭 '있어야 할 것'으로 채우자
  • 전상진
  • 승인 2010.02.01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동 상가 골목 4


명동상가 골목에 '있어야 할 것'과 '없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우선 '없어야 할 것'은 상가 상인들의 이기심이다. 자신들의 장사만을 위해 명동상가의 발전과는 무관하게 이해(利害)를 따진다면 명동상가 골목의 앞날은 어둡다. 360여 점포 명동상가 상인 전부다 협동심으로 어우러져 명동상가 현대화사업에 동참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사실상 힘든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인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동참한다면 명동상가 골목은 지금의 모습에서 벗어나 앞서가는 쇼핑타운, 손꼽히는 쇼핑타운으로 거듭날 수 있다.




또 하나는 명동상가 상인들의 소극적인 자세이다. 상가골목이 거듭나기 위해 현대화사업이 꼭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도 여러 가지 이유 등으로 자신들이 직접 나서서 적극 참여하기에는 어렵다고 한다. 대부분 상가 상인들은 마음으로는 동조하고 협조할 뜻을 가지고 있지만 적극적인 자세로 명동상가를 새롭게 변모시키는 일에는 사실상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다. 상인들이 이와 같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하루하루 장사하기에도 힘든 경기불황의 현실 속에서 적극 참여하기에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이 또한 명동상가 번영을 위해서는 없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무관심마저 보인다면 명동상가 골목 발전에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

명동상가 상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주변의 여러 어려운 상황들은 현재 한창 속도를 내며 진행되고 있다. 홍성군의 인구감소, 도청신도시 건설과 홍주성 복원계획, 주요 관공서나 기관단체의 월산지구 이전, 대형마트 진출 등이 명동상가를 비롯해 홍성의 중소마트, 상설시장, 전통재래시장 등 기존의 상권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 아무런 대책도 없다면 구도심․원도심공동화 현상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 자명하다. 이런 까닭에 홍성군에서는 현재 시장, 상가 현대화사업 추진을 서둘러 진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군의 현대화사업 방향은 전통시장, 상설시장, 명동상가 등 대체적으로 "일률적이다"라는 지적이다. 군이 시장․상가 상인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현대화사업 방향을 모험적으로 특성화할 필요가 제기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공청회, 토론회 등을 개최해 군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추진한다면 성공적인 현대화사업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여겨진다.

명동상가 골목에 '있어야 할 것'은 홍성의 명동다움을 제대로 살려낼 수 있는 특화상권이다. 전국 어느 쇼핑타운을 가 봐도 없는 것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홍성의 명동상가를 가 봐야 느낄 수 있고 볼 수 있고 맛볼 수 있는 홍성만의 특색을 살린 명동상가 골목 특화상권이 형성된다면 상가 상인들의 우려와 걱정은 기우에 그칠 수 있다. 이제 '홍성의 명동다움'을 만들기 위해 '있어야 할 것'을 반드시 있게 만드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홍성군과 명동상가 상인, 홍성군민들의 지혜가 꼭 필요한 시점이다.


명동골목 사람들


최광춘 씨 (돈(豚) 데이)
4년 전 '돈 데이' 음식점을 시작해 장사가 조금 나아졌다고 말하는 최광춘(55) 씨는 명동상가에서 20여 년간 장사를 한 명동토박이이다. 최 씨는 "이랜드와 이불가게를 할 때는 굉장히 어려웠는데 4년 전부터 음식범 '돈 데이'를 시작해 손님들에게 삼겹살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제공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됐다"며 "명동상가가 어려워진 것은 군민들이 주말쇼핑을 하기 위해 서울이나 대전 등지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또 홈쇼핑, 인터넷쇼핑 등도 상가를 어렵게 한 이유일 것이다"고 말한다. 상가 번영을 위해서 최 씨는 "명동상가를 찾아오고 싶은 거리로 만드는 것이 꼭 필요하다"며 "쉼터공간이나 문화공간 등이 많이 생겨나 사람들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병호 씨 (홍진문화사)
명동에는 오랜 역사를 지닌 상가가 최근에 형성된 상가들 사이에 건재하며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홍진문화사는 그렇게 오랜 역사를 간직한 상가이다. 1951년에 문을 열었으니 벌써 60여년의 세월을 명동과 함께 한 상가이다. 아니 명동상가가 형성되기 전부터 터를 잡았으니 홍진문화사는 사실 오관리 관공서와 함께 한 내력을 지니고 발전해왔다. 홍진문화사 전병호(57) 씨는 아버지 전종수(84) 씨가 물려준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 씨는 "대부분의 인쇄소는 군청 주변에 형성돼 있는데 거의 유일하게 명동골목에 남아있다"며 "건물에 낡고 오래돼 주변에서 눈총을 준다"고 웃음을 지며 말한다. 전 씨는 "다른 인쇄소처럼 컴퓨터나 최신인쇄기기 등을 들여놓고 일을 해야 수지가 맞는데 우리 가게는 아직도 도장이나 복사를 수작업으로 한다. 수입은 적지만 정직하게 일하다 보니 다른 지역에서도 우리 가게에 일을 맡긴다"며 "노동집약적인 일이다보니 비록 하향세로 접어들어 발전은 없지만 평생 여기서 살았고 이 일을 천직으로 알며 열심히 살고 있다"고 일에 대한 자부심을 말한다. 전 씨는 명동상가 발전에 대해서는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해 여러 방안들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홍범 상인회장 혼자 명동상가 발전을 위해 애쓰는 걸 보면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순길 씨 (모모이용원)
모모이용원 이순길(73) 씨는 요즘 근심이 많다. 사실 이발소가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군내 120여개 이발소가 70여개로 줄고 손님들은 대부분 미용실로 향한다. 요즘은 󰡐헤어숍󰡑이란 이름으로 젊은 사람들은 거의 이 헤어숍을 찾는 실정이다. 이 씨는 "이발소가 사양길에 접어든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집세도 못내는 실정이다. 그만둘까 걱정도 많다. 거기에다 이발업소들이 예전에 퇴폐영업을 하면서 인식도 좋지 않은 것이 큰 문제"라고 한숨을 쉰다. 이 씨는 한때 이․미용협회통합회장직을 맡으면서 모범이발관을 만드는데 노력했지만 역부족였다고 전한다. 이 씨는 "단지 바라는 것은 이발업소에 대한 인식이 바른 방향으로 바뀌는 것"이라며 "손님들이 미용실로만 향하지 말고 이발소도 많이 찾아주기를 바란다"고 간곡한 당부를 전했다.


전증수․이성옥 씨 (형제곱창)
전증수(64)․이성옥(56) 씨 부부는 광천읍 홍주미트에서 직접 고기를 사와 손님들에게 양질의 고기와 곱창을 대접한다. 한 번 찾아 온 손님들은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온다고 한다. 이성옥 씨는 "손님들이 한결같이 불편해 하는 것이 주차공간의 확보이다. 명동의 가장 큰 문제라고 여겨진다. 주차공간이 확보돼야 명동이 살아날 수 있다고 본다"며 "현대화사업 안에 먹을거리골목을 만든다고 하는데 홍주성 복원과 연계해 먹을거리 특성화 골목거리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소망을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