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避暑), 어디로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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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避暑), 어디로 가세요?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1.07.28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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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숨은 비경] 장곡면 광재계곡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다. 대서와 중복을 넘어섰다. 지난 주말 해운대에는 20만에 달하는 인파가 몰리며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돌아왔음을 실감케했다. 이와 함께 서해안의 해변에서는 각종 축제가 시작돼 서해를 찾는 관광객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홍성군도 바닷가 못지않은 시원함과 청량감을 자랑하는 계곡이 있어 소개한다.

장곡면 광재계곡. 비가 왔지만 콸콸 쏟아지는 물이 수정처럼 맑다. 계절을 잊은 시원한 산그늘 속에 서 보니 계곡물이 거꾸로 오르는 듯하다. 용처럼 똬리를 틀며 구불구불 산정으로 오르고 있다. 깊은 계곡을 거스를수록 더욱 세찬 물의 향연이 펼쳐진다.

좁은 계곡이 200m 이상 이어진 광재계곡은 오를수록 멋지다. 곳곳에 너른 바위가 있어 쉬어가기도 좋다. 보통 관광객들은 광재계곡까지만 왔다가지만. 계곡을 거슬러 한 시간여를 올라가면 한 여름에도 추운바람이 나온다는 얼음골이 있다. 피서를 즐기기에 계곡만큼이나 안성맞춤인 곳이다.

광성리 광재마을의 서철원 이장의 광재계곡 사랑은 남다르다. 서 이장은 “외지인들이 광재계곡의 매력을 먼저 알고 6~7년전 전부터 여름만 되면 홍성사람들 보다 많이 찾아왔다”며, “입소문이 나서 인지 멀리서 찾아오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광재계곡은 여느 계곡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상류로 오를수록 아름다운 곡선미를 자랑한다. 잘 뚫린 길에선 나무에 가려 계곡을 느낄 수 없지만. 정작 내려서보면 깊은 골을 따라 흐르는 물이 맑고 차갑다. 백미는 계곡의 정상부근. 우거진 숲에 가리워졌던 워터파크가 나타난다. 계곡물을 막아 나지막한 풀장을 만들어 놓았다. 차가운 계곡물이라 10분만 들어가 있어도 이가 딱딱 마주칠 정도라고 한다.
 


울창한 수목과 널찍한 바위들로 유명한 광재계곡은 중간 중간 쉼터가 있어 느긋하고 소란스럽지 않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마침 여름방학을 맞아 인솔교사, 친구들과 함께 계곡으로 피서를 왔다는 홍성여중 박혜진(16)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혜진양은 “가족끼리 바다로 피서를 가는게 다였는데, 이번 여름에는 친구들과 계곡으로 놀러오게 됐다”며, “광재계곡은 처음인데, 계곡물이 깨끗하고 맑아 너무 시원하다. 오래오래 놀다 가고 싶다”고 말했다.
계곡놀음에 수박을 빠뜨릴 수는 없다. 광재계곡을 찾은 이들의 손에 너도나도 수박이 들려있었다. 얼음같이 시원한 계곡물에 수박을 담가놓고 탁족(濯足)을 하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광재계곡은 계곡뿐만 아니라 널찍한 원두막, 마을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펜션, 주차장, 공용화장실 등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당일로 왔다면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고, 원두막에서 준비해온 도시락과 음식을 즐기면 좋겠다. 1박2일이나 2박3일의 여행에도 저렴한 가격의 펜션이 있어 부담스럽지 않다. 계곡 주변으로는 송어회로 유명한 음식점이 있다고 하니 피서지에서 별미로 민물생선회를 즐겨도 좋겠다.

광재계곡에서 느끼는 여름은 퍽 시원했다. 높은 습기와 열기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는 더운 여름날, 푸른 바다와 눈부신 해변보다 광재 계곡의 울창한 나무그늘아래에서 피서를 즐겨보면 어떨까. 무릉도원의 도인이 지녔을 법한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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