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관 관광상품화로 농가소득 증대…고창 청보리밭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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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관 관광상품화로 농가소득 증대…고창 청보리밭 축제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1.11.1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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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농업, 홍성군의 새로운 농촌 소득창출 대안이다 〈2〉

 


연재순서 -------------------------------------------------

1. 이제는 경관농업시대…농촌자원을 관광콘텐츠로
2. 농업경관 관광상품화로 농가소득 증대…고창 청보리밭 
3. 관 주도의 농촌테마파크와 연계한 체험마을…용인시 내동마을
4. 문화 경관가꾸기로 지역 활성화…일본 나가노현 오부세정
5. 경관농업의 활성화 방안…서부면 일대· 홍동면 문당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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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농업은 지역별 특색 있는 경관작물 재배를 유도해 농촌경관을 아름답게 가꾸어 도농교류와 농가소득 창출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다. 최근 웰빙관광수요의 증대에 따라 녹색농촌체험관광이 활성화되면서 각 지방의 농촌경관을 대표하는 경관농업지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홍성군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지역특산물· 볼거리· 먹을거리 등 특화된 것이 없으며 지역 브랜드 이미지가 약해 경관농업과 마을가꾸기 등을 연계한 관광개발 사업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활로를 찾고자 한다. 이에 따라 본지는 5회에 걸쳐 경관농업의 필요성과 과제, 선진지의 성공 사례 분석을 통한 홍성군의 접목 방안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해마다 4월이면 열리는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 일대 ‘청보리밭 축제’, 광대한 구릉지대에 펼쳐지는 끝없는 보리밭엔 봄바람에 일렁이는 싱그러운 보리물결을 즐기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4~5월 중 약 20일간 진행되는 축제는 보리밭 사이길 걷기, 보리피리 만들어 불기, 보리밭 속 음악 감상 등 체험과 잔디광장에서 펼쳐지는 민속공연과 놀이 등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들어 맨다.

200억 짜리 보리밭, 경관농업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 고창 청보리밭이 축제기간 거두는 지역경제 유발효과다. 고창군은 올해 청보리밭 축제에 56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 농·특산물 판매와 음식 판매 수익금,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 등을 종합해 2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학원농장에서 직영하는 식당과 매점

 

 

 

 

 

 

 

△자체 생산해 가공한 각종 생산품(보리쌀, 메밀차 등) △‘108억 공무원’ 저자 김가성

 

 


이미 고창을 넘어 국민축제로 자리매림하고 있는 ‘청보리밭 축제’, 이젠 굳이 관광객을 유치하려 힘을 쓰지 않아도 전국에서 스스로 찾아올 정도로 지명도가 높아 다른 축제와는 차별화 돼 가고 있다. 고창 ‘청보리밭 축제’의 성공은 무엇보다 청보리밭이라는 농업경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100만여㎡의 대지에 펼쳐진 초록물결의 장관은 도시민의 답답한 가슴을 뚫어주고 지친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축제기간이 길어 찾아올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대부분의 농·특산물 축제가 며칠 만에 끝나 체험자들이 입소문을 들었을 때쯤이면 황금빛으로 변하여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축제기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비용과 저렴한 참가비용, 적절한 계절적 소재 선택으로 여기저기서 펼쳐지는 봄꽃 중심의 축제와 차별화한 것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봄엔 청보리, 여름엔 해바라기, 가을엔 메밀 
보리 군락지인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은 청보리축제를 마치고 가을이 되면 새하얀 메밀꽃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보리를 이용한 경관농업이 가을엔 메밀꽃을 이용한 경관농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전라북도는 지난 2003년 청보리밭 일대를 청정농산물 테마파크로 지정해 사업비 10억원으로 주변을 정리하고 아름답게 가꿨으며 2004년에는 전국 최초로 농촌마을 종합개발지구로 선정돼 70여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꾸준히 친환경 경관농업지구로 변모해 왔다. 또한 2004년 말 전국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되어 명실 공히 우리나라 경관농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고창군은 특구 지정이후 학원농장을 둘러싸고 있는 8개 마을을 대상으로 선동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총 50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문화복지센터를 비롯해 마을사랑방, 마을회관 리모델링, 장자목쉼터, 불량경관개선, 마을안길 정비 등을 갖췄다. 청보리밭과 어우러진 농촌관광을 위한 탐방객들의 쉼터와 도농교류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게 된 것이다.

2004년 4월 민간주도(학원농장)로 제1회 청보리밭 축제가 시작돼 빼어난 농업경관을 관광상품화함으로써 농업소득을 올리고 있는 고창 청보리밭 축제, 메밀꽃 잔치, 1차 산업인 농업을 3차 관광산업으로 연계해 농가소득 향상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경관농업의 우수 사례다.


‘180억 공무원’ 저자 김가성…자부심과 기쁨은 돈으로 따질 수 없어 

 

 

 

 

 


고창의 마케팅 담당 공무원 김가성 씨는 9급 출신의 말단 공무원이다. 배운 것도 없고 전문지식도 없지만, 그는 ‘고창 청보리밭 축제’를 기획하고 추진해서 2004년 첫 해에만 180억원이라는 놀라운 수익을 거둬들였다. 그 사업을 계기로 숱한 지역특산물의 판로를 개척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 판매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그는 ‘지역 전문가’, ‘농산품 마케팅 전문가’로 거듭났다. 그런 그가 자신의 경험과 실패담, 단상 등을 모아 감동적으로 엮은 것이 바로 ‘180억 공무원’이다.

김가성 씨는 “청보리밭 축제를 기획하고서 얼마를 벌었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자부심과 기쁨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고창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고창 주민들의 정신문화를 높인 셈이다. 개인적으로 봉이 김선달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대동강물이 아무 것도 아니었지만 그는 상품화했고 그것을 이용해 돈을 벌었다. 결국 보리밭을 소문내서 관광 수익을 올린 것일 뿐”이라며 이제는 브랜드 시대임을 강조했다.

한편 청보리밭 축제의 성공은 학원농장의 진용호 대표와 같은 뛰어난 지도자도 한몫 거들었다. 무엇이 돈이 되는 줄을 일찍 깨닫고 재빠르게 앞장 서 나간 덕택에 주변의 농가도 하나 둘 경관농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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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only), 가장 최고(best), 세계적인 곳 … 감동을 팔아라

[인터뷰] 고창 청보리밭 축제 학원농장 대표 진영호(고창 공음면. 63) 

 

 

 

 

 

 


진의종 전 국무총리의 장남. 경복고와 서울대를 나와 대기업 임원을 지낸 서울 토박이. 이처럼 농촌과는 거리가 먼 이력을 가진 그가 귀농해 우리 농촌에 ‘경관농업’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청보리밭 축제로 유명한 전북 고창의 ‘학원농장’ 대표 진영호(63)씨가 그 주인공이다.

진 대표는 고향 땅에 내려와 멋진 농장을 만들어보자는 어머니의 권유로 서울대 농대에 진학했다.
“당시 고창군의 인구가 20만명이 넘었는데 다들 논농사에만 매달려 있고 땅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시작했지만 생활비도 못 벌고 경영 정상화가 안 돼서 대기업에 입사했고 20년을 다니는 동안 제법 성공도 했다. ‘이제는 내 인생을 살아야지’라고 해서 43살이던 1992년도 5월에 내려왔고 이제 20년이 된다”

진 대표가 주장하는 경관농원은 농업이 기반이 되는 관광이다. 아름다운 경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가 함께 조성된 상태에서 관광이 되는 것이란 설명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마을을 위해 희생하라고 하면 안 따라온다. 봄에는 보리를 같이 심지만 일부 주민들은 가을엔 무나 배추 등 직접 팔아서 소득이 될 수 있는 것을 심고 있다. 따라서 30만평 중 20만평에만 메밀을 심는다. 주민들에게 억지로 같이 가자고 하지 않는다. 경관직불금은 평당 566원이고 메밀 소득이 5~600원이라면 무나 배추는 3000원 정도 된다. 당장 소득이 적으니까 참여를 하지 않는다”

체류 시간 늘려 실질적 소비로 이어져야 
초반엔 훌륭한 경관이 만들어졌어도 홍보가 안 돼서 실패했다. 식당이나 민가도 없어 아무 것도 제공할 수 없었다. 그래서 군과 함께 축제와 연계했다.

축제 기간이 3주 정도인데 한 시즌에 50만 명이 모여들고 축제 기간에만 35만명이 다녀가며 8억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매출이 많아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50만명으로 나누면 일인당 1600원 정도의 소비를 하고 갔다는 계산이다. 결국 관광객들의 소비 행태를 파악해 보니 50만명 중 40만명은 잠깐 들러서 사진이나 대충 찍고 그냥 가버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10만명 정도가 8000원 정도로 보리밥 한 그릇씩 먹은 셈이다.

“왜 관광객들은 소비를 하지 않고 그냥 갈까? 체류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적어도 2시간 정도는 체류해야 간식도 사 먹고, 기념품도 산다. 체류 시간을 늘리려면 결국 즐길거리가 있어야 한다. 즐길거리를 보완해 나가는 게 앞으로의 과제이다”

관광 매출이 8억에서 16억으로 늘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이지만 농민들이 30만평 농사 지어 3억 소득에서 6억이 되긴 어렵다. 30명 정도의 농업인들이 달라붙어 가구당 기껏 1000만원의 소득을 얻는다면 가난을 벗어날 길이 없다. 열심히 농사짓는다면 20%정도 수확을 늘리는 것이 고작이다. 관광 수익은 어쨌든 볼거리만 제공해 두 배, 세 배 수익 창출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 진 대표의 논리로 농촌 관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학원농장 내 황토 민박집

 


경관농업의 한계는 계절성…바닷가 끼고 있는 홍성 유리 
“1년에 석 달만 관광객들이 온다. 그 기간을 늘리기 위해 여름엔 해바라기를 심었다. 농촌경관농업의 한계는 계절성이다. 홍성처럼 바닷가를 끼고 있으면 그 기간이 훨씬 늘어날 것이다. 경관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폭발력이다. ‘only, best 세계적인 곳이다’라는 규모가 돼야 하며 ‘대한민국 최고다’를 넘어서야 한다. 기가 막히게 예쁘면 물건이 된다. 그런데 기가 막히게 예쁘게 어떻게 가꾸느냐가 바로 관건이다. 감동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야 한다.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농민들이 기초 실력이 있어야 한다. 청보리 같은 경우는 면적에 포인트를 뒀지만 정말 예뻐야 한다. 그러면 홍보도 필요 없다. 요즘엔 트위터나 인증샷 등 저절로 전국적인 홍보가 된다”

관 주도는 실패 많아,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농민 스스로 참여해야 성공 
진 대표는 끊임 없이 아름다운 경관, 감동을 줄 수 있는 경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면서 경관농업에 대한 새로운 조언을 한다.

“경관농업은 결국 관광 수입이다. 관광업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 농업 경관은 농민 몫이고 농민이 관광업까지 할 수는 없다. 또한 관광업자가 농업 경관은 못 만든다. 두 가지가 합쳐져야 상생 발전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경관직불금제가 실시되고 있으나 여러 가지 제도상 보완점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농민들의 의식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관 주도로 하게 될 경우 땅부터 마련해야 하는데 땅 값이 문제다. 또한 농민들이 스스로 파종과 경관조성에 개입하지 않는다. 그저 시늉만 할 뿐이다. 경관이 살아야 내가 사는데 무슨 수를 쓰더라도 살리겠다는 절박함이 없다. 작업자들이 몸을 던지지 않으면 멋진 경관을 만들지 못하고 2~3억원의 투자만 하고 지쳐버리고 또한 군수가 바뀌어 정책이 바뀌면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청보리밭을 중심으로 한 경관농업을 시작하여 전국적으로 명성을 알린 학원농장 진 대표는 앞으로도 농촌의 신기함과 그리움, 소박함과 푸근한 농심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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